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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심각해지는 결혼정보회사의 모럴헤저드, 왜 이렇게 되었나?
Date: 2011-03-28 14:31:26 / Hits:3038

결혼정보회사의 영업행태와 서비스에서 모럴헤저드가 날로 심각져 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이런 상황을 발생시킨 회사들은 책임을 회피하며 과거세탁을 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상황이 호도될 수도 있기에 오랫동안 이 일에 종사했던 사람으로서 이 문제를 정리하고자 합니다.

지금과 같은 상황을 초래한 몇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1. 고객의 이상형에 대한 잘못된 기대와 그것을 악용한 영업방식
결혼정보회사를 통해서든, 주변을 통해서든 사람들은 자기 그릇만큼의 상대를 만나게 되어 있습니다. 그렇지만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보다 더 높은 이상형을 원합니다. 그래서 결혼정보회사를 찾게 됩니다. 문제는 결혼정보회사가 고객의 이런 기대를 바로 잡아주는 것이 아니라 악용한다는 것입니다. 상담시 소개가 될지 안될지를 정확하게 얘기해줘야 하는데, 고객이 원하는 것을 들어준다고 해서 가입을 받고 가입 후에는 소개가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결국 전문직은 공짜로 가입받고, 조건좋은 남성은 무료로 소개해주고, 반대로 골드미스에게는 회비를 많이 받고는 자기만족만 시켜주고, 소개는 제대로 안해주는 등 상황이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2. 과금체계와 연회원제의 잘못된 정착
결혼정보회사의 과금체계는 저가로 책정되어 있고, 연회원제입니다. 고객은 1년 회비를 한꺼번에 내기 때문에 부담이 크게 느껴지지만, 회사로서는 실제 서비스 비용보다 회비가 저가이기 때문에 손해를 보게 됩니다. 일단 신규가입자의 회비를 받아 운영비용으로 사용하는 돌려막기 상황이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새로운 회원이 가입되지 않으면 기존 회원 서비스에 공백이 생기게 되고, 결국 연예인 대표를 내세운 모회사처럼 부도가 나서 회원들에게 피해가 고스란히 전가되는 상황이 벌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 현재의 저가 연회비제도의 문제점입니다.

3. 가짜 커플매니저들이 많이 판치는 상황

남녀에게 결혼상대를 소개하는 커플매니저 업무는 고도로 훈련된 전문직입니다. 그런데도 현실은 커플매니저들이 소개의 역량을 키우는 것이 아니라 회원가입을 많이 받으면 인센티브가 적용되는 영업직을 강요하고 있습니다. 커플매니저로서의 자질은 없고, 영업만 잘하는 가짜 커플매니저들이 판치는 현실인 것입니다.
대부분의 결혼정보회사는 상담파트와 접수파트가 구분되어 있습니다. 상담파트는 가입받은 만큼 인센티브를 받으면 그만이고, 소개파트는 자신이 상담받은 것이 아니므로 업무가 기계화됩니다. 전문성을 기대하기 힘든 구조인 것입니다.
게다가 회사가 오픈되지 않은 상황에서 회원들은 서비스가 불만족스러워도 자신의 운으로 돌릴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가짜 커플매니저들은 자신이 가입받은 회원에 대한 책임감이 있을 리 없고, 인센티브만 챙긴 채 다른 회사로 옮겨다닙니다. 이 과정에서 회원 D/B를 갖고 가는 등 비도덕적인 행동도 서슴치 않습니다.
지금 업계에서 매니저다운 매니저는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인데, 여기에는 저임금 구조도 한몫을 했습니다. 실제 소개파트의 급여는 업무의 난이도에 비해 적은 편입니다. 커플매니저가 전문직으로 제대로 인정받고, 급여 수준이 높아진다면 자질을 갖춘 인재들이 양성될 수 있습니다.

4. 서비스에 투자 안하고 광고에 투자하는 구조
결혼정보회사에서 소개가 원활하게 이뤄지려면 계속 새로운 회원이 가입되어야 합니다. 서비스가 좋으면 자연히 회원가입이 늘게 되는데, 일부 회사들은 수익을 빨리 내기 위해 서비스보다는 마케팅에 집중해서 일단 회원가입부터 받고 있습니다. 회원들로부터 받은 회비는 서비스에 투자되어야 하는데, 실제로는 투자되는 게 거의 없습니다.
고객은 광고를 보고 가입을 합니다. 광고에 돈을 쏟아부으니 근사한 회사로 보이는 건 당연하고, 고객은 믿을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서비스에 투자 안하고 광고에만 투자하는 회사는 고객 관리를 잘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결혼정보회사의 이런 심각한 모럴헤저드에 대한 해법은 무엇일까요?

1. 거품 빼고 광고비 빼고, 내부 구조조정으로 업무 개선
매니저 중심으로 업무 개편과 구조조정이 절실합니다. 이미 알려진 회사들부터 솔선수범해서 이런 자정 분위기를 만들어야 합니다. 광고 비중을 줄이고, 서비스에 투자해야 합니다. 그렇게 되면 일정 기간은 회원가입이 줄고, 매출이 줄어들 수도 있습니다. 이런 투자기간을 거쳐야만 서비스 개선이 이뤄질 수 있습니다.

2. 연회원제가 아닌 회당 과금제와 후불제 정착
결혼정보회사의 구조적인 악순환은 1년치 회비를 한꺼번에 받는 연회원제에서 비롯됩니다. 만날 때마다 비용을 내는 회당과금제가 정착되어야만 회원은 회비부담이 줄고, 회사는 회비를 서비스가 아닌 다른 곳에 사용하는 상황을 막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서비스 잘하는 회사만 살아남고, 비용 부담이 없어지므로 결혼정보회사의 대중화 기반이 만들어집니다. 그 과정에서 많은 회사들이 도태될 수도 있지만, 업계 발전을 위해서는 이런 뼈아픈 노력이 필요합니다.

3. 환상을 갖고 사업을 시작하지 않아야 한다.
1000개 회사가 생기면 98%는 없어지는 것이 업계 실정입니다. 그런데도 많은 회사들이 떼돈을 벌 수 있다는 환상을 갖고 사업을 시작합니다. 결혼정보회사의 서비스는 부단한 기술개발과 업무 개선이 없이는 단 한사람의 고객도 만족시킬 수 없습니다. 고객이 찾지 않는 회사의 운명은? 결국 망하는 것입니다.

4. 그래도 사회가 따뜻한 시선으로 봐주고 양성화 시켜야 한다.
결혼정보회사는 사회의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업종입니다. 지금과 같은 저출산 시대에는 그 어느 때보다 결혼정보회사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결혼정보회사가 순기능을 할 수 있으려면 사회의 관심과 이해도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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