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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해외거주 싱글을 위한 - 이웅진의 결혼네트워크

커플닷넷 매칭네트워크를 이용하여 최적의 결혼상대를 만나게 하는 글로벌 결혼정보회사

문화일보 기고 // 중매장이 팔자
Date: 2006-09-21 13:50:36 / Hits:2790

※ 다음은 2006년 9월 16일자, 문화일보에 게재된 이웅진 대표의 기고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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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생각하며>중매장이 팔자


며칠 전, 사무실로 꿀 한 병이 배달되었다. 보낸 사람을 확인하고는 반가움이 앞선다.
내 첫 번째 회원은 남자였고, 두 번째 회 원은 여자였는데, 그 두 사람을 소개했더니 이듬해
결혼해서 내 첫 번째 결혼커플이 되었다. 그렇게 맺은 인연이 벌써 15년째다.
잘 살아주니 고맙고, 가끔 보내주는 정성스러운 선물도 고맙다.


이렇게 하나 둘 늘기 시작한 결혼 회원이 어느덧 1만명을 넘었다 . 스물다섯 젊던 나도 40대에
들어섰다. 그동안 정신없이 달려왔다. 돌이켜보면 새로운 분야를 시작하는 좌절과 고민이 많았고,
제도와 관습·인식에 맞서고, 나 자신과 싸우면서 그 세월을 고스란히 감싸안아야만 했다.


학원 은사님의 강의실 하나를 빌려 일을 시작했는데, 이상한 사업을 한다는 주변의 눈총에
은사님 입장이 난처해지실까봐 서둘러 짐을 챙겨야만 했다. 직원을 뽑는데, 면접 보던 여성이
자꾸 창문 쪽을 바라보기에 이유를 물었더니 부모님이 걱정되셔서 따라오셨다고 했다.


인구밀집을 조장하는 업종이라는 이유로 4대문 안에서는 허가가 나지 않았다. 무허가이기 때문에
결혼정보라는 용어도 못쓰고, 이벤트 회사로 영업을 하다 보니 윤락 알선 같은 느낌도 들고,
우리가 무슨 일을 하는지 제대로 알릴 만한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그런 어려운 세월을 보내고 나니, 이번에는 업계 규모가 커졌다며 공정위 표준약관이 만들어졌다.
약관 환불 규정대로 하면 회사가 영업하기가 힘들었지만, 실제로 5년간 100% 약관을 지키면서
회사 순익이 제로인 상황까지 가게 되었다.


경영자 입장에서는 직원들 제때 월급 주는 게 더 급한 일이고, 더구나 약관 준수는 법적 강제력이 없어
눈 딱 감고 요령껏 넘어 갈 수도 있는 일이었다. 하지만 법과 원칙을 지키며 제대로 사업하고 싶었다.
그래서 결코 후회도 없다.


‘할 일이 그렇게 없어 이런 일 하느냐’며 조소를 받던 것이 이 제는 시대를 앞서간다, 좋은 일 한다는
말도 듣고, 직원 하나 뽑는 데도 수백 명이 지원하는 인기 업종이 되었다. 고생한 보람이라는
생각도 들지만, 아직 고생은 끝나지 않았다.


현실의 장벽은 여전히 높다. 사회가 출산을 장려하는 분위기이고 , 세계 각국에서는 결혼 사업은 출산과
직결된다고 해서 적극적으로 지원하는데, 우리나라는 이거 하라, 저러 하지 말라는 규제도 많고,
국세청 과세대상에 포함되는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게다가 내게는 결혼에 성공한 1만여 회원과 함께 그보다 몇 배 더 많은 회원을 소개해야 할 임무가 있다.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가장 어려운 점은 이상형의 틀을 넘는 일이다.


그럴 때마다 떠오르는 얼굴이 있다. 며느리 감을 구하러 아들을 회원으로 가입시킨 한 어머니다. 아들에게
맞는 여성은 어머니가 바라는 여성과 큰 차이가 있는데, 설득이 쉽지 않다. 그러다 보니 아직 그분의
아들은 결혼을 못하고 있다.


이상형 문제는 인식이 바뀌어야 해결된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는 그 과정에 있고, 결혼정보회사를
찾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상형을 갖고 있기 때문에 소개 하나하나가 정말 어렵게 이뤄진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산작업을 시작했다. 그것이 올해로 9 년째 계속되고 있다. 영업을 하면서
연구개발을 하자니 쉽지 않고, 나 부터가 컴퓨터를 모르니 회사 내부에서 전산화 필요성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기까지 시간이 걸렸다. 지옥을 맛봤다고 할 만큼 고통이 따랐다.


회원들은 가입할 때 이미 소개 받을 사람이 정해져 있다. 하지만 회원들은 그것을 인정하지
않으려 하고, 그런 심리를 이용해서 영업하는 회사도 많다. 이런 현실에서 소개 받을 수 있는
상대의 유형 - 성격 - 인원수 등을 조목조목 정리한 결혼컨설팅리포트는 회원들이 가진 이상형에
상반되는 개념이었고, 결국 적지 않은 회원이 등을 돌렸다. 가입 회원수가 30% 이상 줄어들었다.


여기서 다시 프리데이트 개념을 개발해서 회원들이 직접 자신이 원하는 상대를 찾게 했다.
시스템을 통해 어울리는 상대를 추천하기도 하고, 회원이 직접 찾을 수도 있게 하여 선택의 폭을
넓힌 것이다. 이렇게 회원들의 요구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시스템이 돌아가는 것은
기술 개발에 매달린 결과일 것이다.


사람들 눈에 나는 결혼시키려고 안달하는 사람이다. 그런만큼 나는 가정에 충실했는가.
이제 결혼 11년차, 지금까지 살면서 가장 잘한 일 가운데 하나는 아내와 결혼한 것이다.
갓 시작한 결혼사업이 어려울 때 아내를 만났는데, 만일 돈 많은 여자를 만났더라면
오히려 실패했을 것이다. 아내는 내가 아내를 사랑하는 것보다 더 많이 나를 사랑하고,
내 일을 이해해준다. 그저 나를 믿고 기다려주는데도 그런 존재감이 내게 큰 힘이 된다.


불광불급(不狂不及)이란 말이 있다. 미치지 않고는 큰 일을 이룰 수 없다는 뜻이다.
내 사업이 큰 일이라서가 아니라, 무슨 일이든 매진해야 목표를 이룰 수 있다.
이 일 역시 미치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는 사업이다. 그러려면 가정의 이해와 도움이 꼭 필요하다.


기념일을 챙기거나 집안일에 참석하는 건 가뭄에 콩나듯 하는 사람이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지키는 원칙이 있다. 아무리 늦어도 절대 외박은 안 하는 것, 그리고 아이에게 하나 정도는 관심을
갖는 것이다. 그것이 가족에게 ‘딴짓 안 하는 사람’이라는 신뢰를 준 것 같다.


결혼 사업을 하면서 많은 사람의 뒷모습을 보게 된다. 새 가정을 꾸리며 힘들어 하느니
지금 가정을 지키는 게 낫다는 생각, 내가 변하지 않으면 누구를 만나도 크게 달라질 거 없다는
생각, 그러다 보니 가정에 대한 충실함과 책임감이 생긴다.


요즘 생활비를 넉넉하게 갖다 주지 못하는데, 얄팍해진 월급에도 눈 하나 까딱하지 않는
의연한 아내는 일찍 출근하는 나를 위해 오늘도 아침상을 차린다.
그게 고맙고, 그게 내가 사는 이유가 아닐까.


1주일 전인가, 길을 가는데 낯선 여자 하나가 알은체를 했다. “ 이웅진 사장 아니신가요?”
나임을 확인한 그는 사인을 청하면서 여자 후배의 소개를 부탁했다. 이 느닷없는 청을 거절할 수 없어
약속을 정했다. 나는 세상이 다 아는 중매쟁이가 아닌가.
이 중매쟁이 팔자, 누가 말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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