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정보회사 (주)선우 부설 한국결혼문화연구소가 선우 재혼팀에 가입한 이혼자들이 보고한 이혼사유를 분석해 발표했다. 1981년부터 2004년 사이에 이혼한 재혼팀 회원 3,128명 중 이혼사유를 응답한 3,128명을 대상으로 연령별(20대, 30대 초/중/후반, 40대 이상), 성별, 이혼년도별(95년 이전, 96-2000년 사이, 2001년 이후), 결혼기간별(2년 미만, 2-5년 미만, 5-10년 미만, 10년 이상)로 각각 이혼사유의 특성을 집계(복수응답), 분석한 이번 조사를 통해 최근 25년 동안 나타나고 있는 우리 사회 이혼의 원인을 파악할 수 있다. 그 중 몇 가지 두드러진 현상을 알아본다.

“ 이혼자 100명 중 16명은 배우자 부정으로 이혼한다.”
- 배우자 부정-결혼기간 길수록, 학력 낮을수록 높아

무엇보다 가장 특징적인 현상은 이혼 사유 중 배우자 부정의 비율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조사에서 배우자 부정은 성격차이(62.1%)에 이어 2위(16.0%)를 차지했다. 우리나라 이혼자 100명 중 16명은 배우자 부정으로 이혼하는 셈이다.
특히 결혼기간이 10년 이상(25.2%), 40대 이상의 연령(20.3%), 최종학력이 고졸(24.1%)에서의 비율이 높아 결혼기간이 길고, 학력이 낮을수록 배우자 부정으로 인한 이혼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시대별로 보면 95년 이전 이혼은 13.5%, 96년-2000년 사이가 15.5%, 2001년 이후가 18.5%로 최근으로 올수록 배우자 부정으로 인한 이혼이 늘고 있다. 이는 성가치관의 변화를 어느 정도 반영하는 것으로 짐작된다.
 
최근 10년 사이 경제문제로 인한 이혼 늘어
 
경제문제로 인한 이혼도 96년-2000년 사이가 7.8%, 2001년 이후 12.1%(95년 이전의 경제이혼은 4.1%)로 최근 10년 동안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97년의 외환위기 이후 계속되고 있는 장기불황이 가정파탄으로 연결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고학력자는 성격차이로 인한 이혼 두드러져

이혼의 가장 빈번한 사유는 성격차이로 이는 성별, 연령별, 시대별, 결혼기간별, 학력별로도 공통된 현상이다. 그 중 학력별 비율의 차이가 특징적인데, 고졸(47.3%)이 가장 낮고, 대졸(66.2%), 석사 이상(66.1%) 등 학력이 높을수록 높게 나타났다. 이는 학력이 낮을수록 배우자 부정이 높게 나타난 것과 비교될 수 있는 현상이다.
 
결혼 초에는 가족갈등, 10년 이상은 경제갈등 많아
 
성격차이, 배우자 부정을 제외한 결혼기간별로 두드러진 이혼사유를 분석한 결과 결혼 2년 미만에서는 가족갈등(8.9%)의 비율이, 결혼 10년 이상은 경제갈등(10.5%)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20대는 무책임한 배우자, 40대는 외도한 배우자 용납 안 해

20대와 40대의 이혼사유를 보면 연령별 특징을 알 수 있다. 20대의 경우 무책임으로 인한 이혼이 10.7%(40대는 6.7%로 가장 낮음), 40대는 부정행위가 20.3%(20대는 14.3%로 가장 낮음)가 높게 나타났다.
20대는 결혼생활을 함께 영위해가는 동반자로서의 능력과 책임감, 그리고 40대는 성적인 일치감을 상대적으로 중요하게 여기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성격차이-배우자 부정-무책임 순으로 이혼 많아
 
이혼사유를 응답한 3128명 중 62.1%인 1,942명은 성격차이로 이혼하였고, 배우자 부정이 16%(501명), 무책임 8.8%(275명), 경제갈등 8.4%(263명)이 그 뒤를 잇고 있다.
17가지 이혼사유를 순위별로 보면 성격차이-배우자 부정-무능력?무책임-경제갈등-육체정신질병-가족갈등-육체정신학대-사기결혼-음주약물도박-종교갈등-애정결핍-기타-성적갈등-가출행불-부적응-학력차이-범죄수감이다.
 
 

“ 3000명 이혼자들이 입을 열었다. ”

이번 조사는 유효표본이 3,000명이 넘는 대규모이고, 이혼자들이 직접 응답한 이혼사유라는 점에서 이혼율 급증의 현 상황을 가장 가까이서 집계, 분석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우리 사회의 높은 이혼율이 문제가 되고 있음에도 이혼자에 대한 접근의 어려움으로 인해 연구자료가 부족하여 체계적인 연구가 미비한 현실에서 이번 조사는 이혼의 원인을 분석하고 이혼율 감소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