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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처녀의 이유있는 반항 1[10]
by 페레스트로이카 (대한민국/여)  2006-07-12 00:05 공감(0) 반대(0)
에피소드1)
퇴근 무렵 핸드폰으로 전화가 옵니다.
개인적인 통화를 사무실에서 버젓이 받고 있는 걸 싫어해서, 회사 로비에 나가서 받습니다.
전화 받고 들어오니 뒷자리의 결혼한 여자 대리 두명의 눈치가 찌릿합니다.
"밖에 나가서 받는 걸 보니 남자인가 보네~"
몇번 그런 소리 들은 다음부터는 사무실에서 핸드폰 받습니다.
그랬더니 제 핸드폰으로 전화가 올 때마다 그녀들은 제 핸드폰 창에 뜨는 발신 번호를 확인하려고 고개를 쭉 내밉니다.

에피소드2)
월요일 주간회의 시작하기 전에 차장님이 각 팀원들이 주말 어찌 보냈나 얘기 좀 해 보라고 하십니다.
"전 일요일에 허브농장 갔다 왔는데, 가 볼만 하더라구요"
오버하기 좋아하는 과장님이 "누구랑? 남자랑?"하고 묻습니다.
"아니오. 친구랑 갔어요."
결혼한 두 여자 대리가 입을 삐죽거리며 '내숭떨고 있네!'하는 표정으로 말합니다.
"허브농장을 친구랑 가는 사람이 어딨어? 남자랑 갔겠지.." (허브농장은 여자친구랑 가면 안되는 곳인가 봅니다)
그 다음 주간회의 시간부터는 -주말에 암것두 안하고 쉬었어요-라고 말합니다.

에피소드3)
우리 팀에 남자 직원 9명 / 여자직원 4명 있습니다.
특히 다른 팀 여직원들한테까지도 인기가 좋은 우리 팀 남자 대리 3명과 저 무지 친합니다.
업무 중에 msn으로 그중 특히 친한 남자 대리에게 업무 문의며 개인적 얘기 종종 합니다.
오지랖 넓은 제 뒷자리 여자 대리가 왔다갔다 하면서 제 노트북을 자꾸만 들여다 봅니다.
조금 후에 그 여자 대리에게 볼일 있어 책상으로 가니, "김00 대리랑 자주 술도 마시는 것 같던데, msn으로도 할 말이 그렇게 많나 봐요?" 하고 궁금한 듯 묻습니다.
그 후로 msn 연결 절대 안합니다.
업무 상 문서 파일 보내야 하니 제발 msn 좀 연결하라고 다른 팀원들에게 구박 들어도, 미련하게 회사 메일로 보내거나 USB에 파일 담아서 넘겨 주고 있습니다.

에피소드4)
여자 직원 4명만 퇴근 후에 영화 보고, 회식 했습니다.
제가 후식 가지러 잠깐 자리 비운 사이에 정말 오지랖 넓은 두 여자 대리가 제 핸드폰 통화 내역을 뒤지기 시작합니다.
"어머! 다 남자들 전화 번호 밖에 없네~ 김00 대리랑 거의 매일 저녁 통화하나봐!
김00 대리! 김00 대리!.. 김00 대리 전화 번호만 찍혀 있어~ 여기 기획실 이00 대리 번호도 찍혀 있어! 어머나~"
엄마 핸드폰 번호와 제 친구 핸드폰 번호가 대부분인 통화 내역중에서 그녀들은 용케도 남자들 전화 번호만 골라 내서는 호들갑을 떱니다.
그날 이후 어떤 상대이건 간에 남자들과 통화한 내역은 바로 삭제하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에피소드5)
작년에 S호텔에서 송년회를 할 때 였습니다.
우리 팀이 송년회 진행을 맡아야 했던 관계로 팀원 모두가 스텝으로써 바쁘게 왔다갔다 정말 정신이 없었습니다.
행사가 자정을 넘긴 시각 진행실에서 스탭진들이 모여 행사 뒷풀이를 했습니다.
행사 관계자 및 S호텔 매니저 분을 모시고 말입니다.
큰 키에 희고 미끈한 얼굴, 잘빠진 몸매, 그러나 약간은 느끼해 보이는 이 호텔 매니저는 행사 진행하는 2박 3일 내내 저에게 신경을 많이 써 주더군요. (제가 어리버리해 보여서 그런지)
뒷풀이 하던 그 밤도 제가 자리에 없으니, 저를 계속 찾더니, 제가 진행실로 들어오는 걸 보고 자기 옆 자리에 의자를 챙겨다 가져다 주며 자기 옆에 앉으라는 겁니다.
한겨울에 반팔 면티만 입고 있는 저에게(행사 진행 땜에 뛰어다니느라 더워서 반팔 면티를 입고 있었거든요) 자기 양복 자켓을 벗어서 덮어 줍니다.
남자 직원들은 "우리 매니저님이 #대리에게 관심 많으신가 보네요. #대리! 잘해봐! 매니저님 진짜 멋지게 생겼잖아~"라고 놀리며 재미있어 합니다.
역시나 그냥 지나칠리 없는 두 여자 대리는 "남자들이 좋아하게 만들려면 한 겨울에도 저렇게 생긴 하얀 면티 입어야 이쁘게 보이나봐! 우리도 하얀 면티 갈아 입으러 가자!" 라고 빈정거리더니 진행실을 횡하니 나가버립니다.
저 그날 이후 회사 행사나 워크숍 할 때 하얀 면티 절대 안입습니다.

에피소드6)
작년에 다른 팀에서 우리 팀으로 옮겨온 유00 대리는 지방 유지의 막내 아들입니다.
뽀얀 얼굴에 귀티나게 생겼고, 학교도 좋은 데 나왔고, 차도 집에서 현금으로 아우디 사 줬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으로 겸손하고 교양있는 착실한 청년입니다.
저보다 한살 어린 이 유00 대리가 남자 직원들과 술 마시는 자리에서 저에게 관심있다고 말하고 다녔답니다. 몇일 사이에 다른 팀까지도 소문이 났습니다.
회식 자리에서 팀원들이 유00 대리와 저를 나란히 앉혀 놓고 짝을 지어 주려고 애씁니다.
"#대리! 유00 대리 어때? 이만하면 정말 훌륭하지 않아? 유00 대리가 자네 좋다고 술 자리에서 여러번 고백했어. 이 기회에 담판 짓자. #대리 생각은 어떤데?"
-저기~ 저도 유00 대리랑 친하고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긴 하지만, 좋아하고 그런 건 아닌데..-
그때 역시나 오지랖 넓은 두 여자 대리가 끼어 듭니다.
"유00 대리 지방 유지 막내 아들이잖아~ 건물이 0채에, 00호텔도 유00 대리 집 거래."
-전.. 돈에는 별 관심 없는데요...!- (돈이 전부가 아니라는 뜻으로 한 말이었습니다)
순간 이 두 결혼한 여자의 얼굴이 심하게 일그러 집니다.
"얼마나 잘난 남자 만나려구 그러나? 굴러들어 온 복을 차네! 애 딸린 내가 유00 대리한테 시집 가면 안될까? 호호호"
그날 이후 유대리랑 저랑 친하게 얘기하고 있으면(원래 친했으니까 괜히 어색해질 필요는 없어서요) 남자직원들은 어떻게든 이 기회에 엮어 주려고 안달입니다. "둘이 잘어울린다~"
그런데, 그 두 여자들 일하다가도 냉큼 뛰어와서는
"아니~ #대리가 유00 대리 싫다잖아요. 돈 많은 것도 싫다잖아요. 우리 유00 대리 제 후배 소개 시켜 줄꺼니까 싫다는 사람하고 자꾸 엮지 마세요. 제 후배 중에 이쁘고 어린 애 있거든요. 나이 많은 여자보다 어린 여자가 훨씬 낫지~ 안그래요, 유대리?" 하면서 유대리 팔짱을 끼고 저랑 떼어 놓습니다.
그후로 저 유00 대리랑 점점 어색해졌습니다. 그리고 몇달 뒤 유00 대리는 부모님의 부름으로 호텔 경영하러 퇴사하고 고향 내려갔습니다.

에피소드7)
과장님이 대학 후배를 소개시켜 주셨습니다.
성격이 너무 좋고, 회사는 잘나가는 H그룹이고, 아버님이 D건설 이사로 퇴직하셨다고 적극 연결해 주셨습니다.
성격 정말 정말 좋은 분이셨습니다. 가식도 없고, 자기 자랑도 절대 안하고, 소탈하고, 따뜻한 사람이었습니다.
근데 마음이 열리진 않았습니다. 사람 마음은 참 모를 일입니다.
그 남자가 계속 만나고 싶다고 하는 걸 과장님 편을 통해 정중히 거절했습니다.
이 두 여자 대리 호들갑 떨며 난리가 났습니다.
"어머, 어머! 들어보니 조건 진짜 좋은 사람이던데... 왜 싫은건데? 00본부에 있는 모00 대리랑도 작년에 과장님이 연결시켜 줬었는데, 그때 모00 대리가 너무 맘에 들어 했는데, 그 남자가 싫다고 했다잖아. 모00 대리는 아직도 그 남자 맘에 두고 있을텐데 그쪽이나 다시 연결시켜 달라고 과장님한테 말해봐야 겠다."
며칠 뒤, 직원 식당에서 우연히 그 두 여자대리와 다른 본부 사람들이 밥을 먹으며 하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우리팀 #대리 있잖아. 아니 그 나이에 얼마나 도도하게 굴려고 그렇게 튕기지? 모00 대리가 소개팅 했었던 H그룹 다니는 과장님 후배 있잖아. 그 사람하고 소개팅 했는데, 싫다고 거절했잖아. 자기 나이 먹은 걸 생각해야지~"
듣는 순간 맘에 상처가 깊었습니다.
그 후로 회사 사람이 소개시켜 준다는 자리는 절대 사양하고 있습니다.


전 특별히 뛰어난 것도, 그렇다고 모자란 것도 아닌 평범한 여자일 뿐인데..
타고난 성품이 그저 좀 얌전한 성격일 뿐 결코 내숭 떠는 건 아닌데..
나이도 있고 남의 말도 잘 들어주는 제 성격때문에 남자들이 누나같다고 편하게 두루두루 잘 지내는 것 뿐인데.. (여자들하고도 잘 지내는데 그건 눈에 안들어오나 봅니다.)
제가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고 싶은 것 뿐인데..
그런데...
애 보랴-집안 일 하랴-회사에서 열심히 일하느라 너무도 바쁠 그녀들은 이 노처녀의 개인사까지 신경 쓰느라 매일 바쁩니다.

그래서 선우에 가입했습니다.
이유가 그다지 설득력 있진 않지만, 다른 사람 만나서 그 두 여자들의 극성을 좀 잠재우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그녀들의 극성은 계속되고 있네요.
오늘도 역시...

** 작성 후기 **
매일 밤 친구랑 통화하면서 전화기 붙들고 울기도 많이 울었습니다.
미친 척 하고 한번 사무실에서 뒤엎어 볼까 하는 생각도 했었습니다.
회사 내 윤리위원회에 고충을 호소하려고도 생각 했었습니다.
스트레스가 너무 심했던 어느 가을엔 정신과 치료를 받으려고도 생각했었습니다.
따로 불러서 도대체 나한테 왜 그리 간섭이 심하냐고 진심으로 물어보고 싶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지낸 지 2년입니다.
야무지게 한번 따지지 못하는 제 자신이 지금도 한심하긴 하지만,
언젠가는 그녀들이 자신들의 오지랖이 한 여자에게 얼마나 스트레스를 주었었는지 미안해 할 날이 있으리라 생각해 봅니다.

그저 써 내려갔던 글이었는데,
댓글 달아주신 분들의 공감 어린 말들 때문에(의외였습니다. 제가 오버하는 거 아니냐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는 걱정했었는데...) 생각지도 않게 후련한 마음이 드는 건 왜 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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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2006-07-12 00: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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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여자 땜시 피곤하겠네요! 걍 무시하세요! 자기 잘난맛에 사는거지요..뭐..
님에게 질투나서 그런거다 하고..즐기십시요..ㅋㅋ
허**  2006-07-12 00:4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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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전염병이죠...병명은...아줌마...^^
그렇지만...우리모두 아줌마가 되기위해..
또는 내 아줌마가 되어줄 여자를 찾으러 여기온거겠죠?
얄밉다는 표현이 딱 들어맞네요..ㅋㅋ...
그...두 아줌마 대리보다 한 발 앞서시길 빕니다...
먼저 뒤통수 치는거야...몰래 칼...사~악 사~악 갈아뒀다가..그쵸?
방**  2006-07-12 01:3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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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존경하는 드라마작가 중에 정성주 선생이 계시는데 시높시스에 어떤분이 노처녀가 이런말을 적었더니 독신녀로 하라고 수정해주시더라구요. 저도 곰곰생각해보니 노처녀란 말이 왠지 어떤 가치평가가 들어간 말 같아 사용하지 않기로 했어요. 가부장적 가치관이 물씬 풍겨지는 말이거든요. 그 후론 제 입에서 노처녀란 말이 독신녀로 자연스레 대체 되더라구요.^^;;
이**  2006-07-12 09:3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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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이거 직접 작성하신거에여?? 퍼오신건줄 알았습니다.ㅈㅅ 저 남자지만 공감100%가는데요..? ㅋㅋ 퍼가도 되나용???
김**  2006-07-12 09:4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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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직원들보다 그 여자분들하고 더 친해지시면 될 것 같은데요. 아님 다른 친한 여직원들하고 더 붙어다니면 그런 오해 없어집니다. 다른 여직원들하고도 msn하시면 되구요.... ^^
이**  2006-07-12 11:2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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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번 에피소드의 경우엔 사생활 침해의 정도가 매우 심합니다. 성격이 좋으셔서 그냥 넘어가셨는지 모르겠지만 한 번쯤 불같이 화를 내주면 다음부터는 그렇게 못합니다.

그런 사람들에겐 원초적인 위협이나 힘으로 다스리는 것이 효과적일 때가 있습니다. 또한 맘이 통하는 여직원들이랑 같이 지내면 그들의 질투를 방어하는데 조금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이**  2006-07-12 11:2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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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여러 사람들이 좋은 분들을 차례로 소개시켜주실 정도고 주관이 뚜렷하신 분이므로 곧 졸업하실 것 같네요. 좋은 인연 만나시길 ^^
허**  2006-07-12 14: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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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남자들은 그래도 눈은 제대로 붙어있나봐... 이쁜 것은 알아서...어찌나 귀찮게 구는지...ㅎㅎㅎ....msn이다... 미팅이다...스케줄 넘 타이트하네...그래도 어쩌겠어...죽은 사람 소원도 들어주는 판국에 산 사람 소원 못들어 주겠어..ㅎㅎㅎ...요렇게 염장 모드로 가세요...^^ 아님...당당모드로 변경하시고 자랑 주저리주저리 하시면서 포커페이스 유지하세요..입이 아마도 석자 나올것입니다..^^
김**  2006-07-13 00:3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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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여자들을 소위 개때들 이라고 하지요..ㅎㅎ 개때들 어디가나 있습니다. 남의 사생활 안주꺼리 삼는거 좋아하는..ㅋㅋ 선우에서 메칭 들어오면 컴터 커놓고.. 화장실 가세요.. ^^ㅋ 어떤분이 괜찮으신지.. 골라달라고 하세요.. 이 사회에선 개때들과 같은 인간들이 간혹은 필요할때도 있습니다. ㅎㅎㅎ
유**  2006-07-13 20:3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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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모든 반항의 이유는 두 여자대리때문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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