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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대로"버리기..[4]
by 지홍규 (대한민국/남)  2005-05-23 11:05 공감(0) 반대(0)
우리 회사 부사장님은 여러모로 입지전적인 인물이십니다. 그분이 제일 싫어하는 말이 있습니다. 바로 "나름대로"란 말이지요.

"준비 잘되었나?"
"예,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서 준비했습니다"
"최선을 다한거면 다한거고, 아니면 아닌거지 나름대로는 뭔가. 최선을 다하기 위해 이럭저럭 애썼고, 그러니 결과가 혹 안좋게 나오더라도 책임은 지지 않겠다는 뜻인가. 정말로, 최선을 다했으면 나름대로란 말은 할 필요가 없다는 거네"

처음에는 괜한 트집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솔직히,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가슴속 깊이 와닿더군요. 지나간 시간들을 반추해보건데, 세상에 익숙해지면서 나이를 먹어가면서, 점점 자기를 방어하게 되고, 안 좋은 결과가 발생할 수 있는 일은 회피하려 노력했던 것이 제 삶의 현주소였고, "나름대로'는 이를 위한 최적의 언어적 선택이였으니까요.


정말로, 내 삶에 중요한 것이라면, 일이던 사랑이던, 결과에 상관없이 최선을 다해야 후회 없는 삶이라는 것을 머리로는 알고 있음에도, 최선을 다했다면 결과가 최악으로 나온다 하더라도 만족의 눈물을 흘릴수 있음을 알고 있음에도, 몸은 마음과 정반대로 움직이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요.

최선을 다했건만, 내 모든 것을 쏟아 부었건만, 결국 내가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거나, 내가 바라는 것을 이루지 못했을 때의 충격을 두려워하는 것은, 어렸을때부터 게임의 과정보다는 게임의 결과에 집착하게 만들었던 비뚤어진 승부욕의 자화상이 아닐까 합니다.

과정을 즐길줄 모르고, 결과의 무게에 짓눌려 사는 제가, "나름대로"란말을 즐겨 사용하게 된 것은 필연적인 인과관계였을 것입니다.

"나름대로는 최선을 다했는데, 뭐 이렇게 되었으니 할 수 없지"
"나름대로 잘 해보려했는데, 잘 안되었네, 어쩔수 없지뭐"
('사실, 내가 할수 있는 전부는 걸지 않았어. 그러니 결과가 안 좋아도, 그럴수도 있는거고. 난 괜찮아 상처도 받지 않고 아프지도 않아. 왜냐하면, 내가 만약 전부를 걸었더라면, 이야기는 달라질수 있었을테니까')

하지만, 솔직히 말해보건데. 과연 내게 최선을 다할 용기가 있었을까? 최선을 다해도, 내가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할 수도 있다라는 것을 배운 내가, 내 삶에 있어 실패거리를 변명해줄 유일한 Argument인 '정말로, 최선을 다하지는 않았다'란 명제를 포기할 수 있었을까?


은희경의 '마지막 춤은 나와함께'란 책에서는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 "나의 전부를 다 걸어서 무엇인가를 했을때, 그 끝에 혹시 기다리고 있을지 모를 파국을 감당할 수가 없기에. 항상, 일부만을 걸어서 무엇인가를 하게되고, 그래야 부정적인 결과를 쉽게 감내할 수 있게 된다"고...

오늘은 월요일, 사람들은 월요일이면 뭐든 한가지씩 계획이나 결심을 하게되지요. 전, 이번 한주라도, '결과'로 부터 자유롭고, '나름대로'란 말에서 벗어나, 정말 중요하다고 믿는 것엔 '전부'를 거는 삶을 살아보고 싶군요. 그것이 일이던, 사랑이던, 그 무엇이던간에...

삶의 열정을 송두리채 연소시켰음에도 불구하고, 결과가 좋지 않아서 절망의 계곡으로 떨어진다 한들 또 어떻겠습니까. 아직도 전부를 걸어 무엇을 향해 뛰어갈수 있다는 그 진솔한 느낌이 모세혈관 깊숙한 곳에서 용솟음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깊이를 알수 없는 계곡으로 떨어지는 것이 우리네 삶의 고통의 종극은 아닐 겁니다. 오히려, 나아가지도 않고, 그 때문에 떨어지지도 못하는 어정쩡함속에 피어나는 노회함과 비겁함이 우리를 정말로 힘들게 하는 것이지 않을런지요...

Che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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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  2005-05-23 11: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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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 님의 글은 언제나 명쾌한 강의를 듣는듯...합니다.

저도 누군가 강하게 질문을 던지면 늘 쭈빗쭈빗 "나름대로 " 라는말을 항상붙이곤 했는데... !

그리고 늘, 적당히~ 를 외치며 살아 왔는데..요즘 들어 적당히와, 나름대로란 말이 앞 길을 막는듯하네요..ㅋㅋ
kr***  2005-05-23 11:3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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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최선을 다하지 않으면..결과 역시 '그럭저럭'인 듯해요...
모든 것에 '최선을' 다하지 않는 것은 저 역시 실패에 대한
제 나름의 변명과 방패막이를 만들기 위한 소심한 겁쟁이이기 때문일까요? ㅎㅎ 더 이상 겁쟁이가 되고 싶지 않은데....
gr***  2005-05-23 12: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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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열정을 송두리채 연소시켰음"이란 부분이 멋있네요~~
ne***  2005-05-23 12:4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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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대로 멋진 말씀입니다 그려....^^;
나름대로 좀 버려야 되는데...에효!!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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