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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체온 재기 **
by enjoy2u  2003-11-18 16:35 공감(0) 반대(0)
어느 건물 안에 발을 디밀어도 누구의 방에
들어가도 에어컨이 있다.
추운 거리를 혹은 더운 한 낮을 걷고 싶지 않으면
차를 타면 된다.
도시에 산다는 건 그런 것이다.
계절 같은 걸 잊을 것만 같다.

그래서 우리는 도리어 신경을 쓴다.
겨울이 도래했다고 말하기도 하고,
봄기운이 완연하군, 하는 식의 말을 주고 받기도 한다.
달력도 확인한다.
7월은 여름이어야만 하고,
12월이 한 겨울이라는 것은 의심할 여지도 없다.

예정조화설에 따른 계절의 이미지 속에서 우리는
그에 걸맞게 행동하지만, 체감 온도에 배반을 당하는
경우도 있다.
덥다, 춥다, 그 중간. 뜨겁다, 차갑다, 그 중간.
거기를 체온은 온갖 이유로 오르락 내리락 한다.
예를 들면 사랑이라고 하는 것.
적어도 내 경우, 나의 체온은 체온계를 비웃는다.
눈앞에 있는 남자에 의해 뜨겁게 달궈진다.

그때는 그렇게 느껴진다.
하지만 사실 남자가 내 체온을 지배한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다.
자기 스스로 마음대로 온도를 올리고 있는 것이다.
혹시 방어 본능이라는 걸까? 하지만 무엇에 대한?
추워도 그가 있으면 따뜻해질 수 있다는 것.
그 무슨 엄청난 착각을.

그러나 그때 그렇게 느낀 건 사실이었다.
도대체 사랑은 왜 나를 변온동물로 만드는 걸까?
정답은 나와있지 않다.

좋아해, 좋아해, 좋아해, 좋아해.
만나고 싶어, 만나고 싶어, 만나고 싶어.

정상 체온으로 돌아온 지금은 이해가 안 가지만,
한창 좋아한다고 느낄 때는
다른 생각은 떠오르지 않는 법이지.
억지로 참고 있으면 상처를 입게 된다.
그렇다면 깊은 상처를 남기지 않기 위해
뜨거워지기도 차가워지기도 하는 걸까?

그러고 보니 나에게 깊은 상처를 남긴 것들은
전부 정열적인 사랑과는 무관한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과거의 정열적인 연애 상대였던 사람이
지금 놀라울 정도로 나를 냉담하게 만들고 있다.


- 야마다에이미 "체온 재기" 中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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