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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같이 생각해 보아요~~^^*
by psyche1  2004-12-13 23:45 공감(0) 반대(0)

‘김공주’의 혼전계약서

출처 : 미디어다음

혼전계약서라면 ‘이혼을 대비한 재산분배 각서’ 쯤으로 인식하는 사람들이 많다. 올해 떠들썩하게 결혼에 골인한 팝 가수 브리트니 스피어스 부부 등 해외연예인들이 ‘위자료 한도를 명시한 혼전계약서’를 작성한다는 뉴스가 전해지면서 이런 인식은 더욱 널리 퍼져있다.

이 같은 일반의 편견을 깨기 위해 최근 이색적인 체험 행사가 열려 눈길을 모았다. 이 행사는 혼전계약서가 단순히 재산의 소유권을 명시하는 문서가 아니라 다른 환경에서 살아온 두 사람이 결혼 후 문제들을 미리 조율할 수 있는 유용한 의식의 하나임을 표현했다.

지난 12월 2일부터 6일까지 서울 동부여성발전센터에서 열린 ‘김공주, 궁전예식장 점거하다’ (이하 ‘김공주’) 프로젝트. 이 행사에서 ‘김공주’란 신부를 대변하는 이름이면서, 그 부조리에서 스스로 해방되려는 주인공을 상징한다. 다양한 방식의 대안적 결혼문화를 모색하고자 한 이번 행사에서는 한 쌍의 부부가 실제로 결혼식을 올리고 혼전계약서를 낭독해 눈길을 끌었다.

웨딩드레스를 패러디해 새햐얀 생리대로 만든 옷을 걸친 ‘김공주’ 이재희(26) 씨와, 예복 대신 히피 풍의 스웨터를 입은 신랑 유동호(28) 씨. 결혼식 복장부터 심상치 않은 이들은 ‘검은머리 파뿌리 되도록…’ 운운하는 주례사 대신 준비해온 혼전계약서를 소리 높여 읽었다.


‘김공주’ 프로젝트의 대미를 장식한 결혼식에서 사랑을 다짐하는 부부. 신부의 손에 혼전계약서가 들려 있다.
1. 서로의 집안에 대해 험담하지 않는다.
2. 시댁과 친정을 똑같이 대우한다.
3. 말다툼이 있더라도 24시간 안으로 화해하고, 절대 각방을 쓰지 않는다.
4. 하루 한 끼 정도는 꼭 같이 먹는다.
5. 서로 폭력을 쓰지 않는다.(물론 언어 폭력도)

통념적으로 떠올리는 혼전계약서보다 간소화된 양식이다. 혼전계약서라면 마치 이혼을 염두에 두고 쓰는 것처럼 보이는 까닭에, 계약서를 쓰면서 혹 마음에 상처를 입지 않을까 염려했기 때문. 다만 계약서에 명시되지 않은 “원하지 않는 어떤 문제”가 닥친다면, “합리적이고 평등한 방식”으로 재산 문제를 처리하기로 합의했다고 한다.

신부 이재희 씨는 “평소 이런 문제로 진지하게 대화할 시간이 별로 없었다. 하지만 혼전계약서를 쓰면서 장단점을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서로의 차이가 조금씩 줄어드는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남편 유동호 씨 역시 “쓰기 전에는 덤덤했고 그런 것을 쓴다는 것 자체가 좀 꺼려졌는데, 함께 이런 문제들을 생각해보고 결혼한다는 일이 의미 있어서 좋다”고 전했다.

하지만 위의 혼전계약서는 상당히 감성적인 축에 속한다. 대개의 혼전계약서에는 이들 부부가 작성한 것보다 세세한 부분까지, 포괄적이면서 구체적으로 명시한다. 재산 개념에 대한 정의, 이혼 시 재산의 소유권 문제뿐 아니라 가사와 육아 분담, 친가/외가에 대한 태도 등 결혼생활을 하면서 부딪칠 수 있는 여러 문제들을 다루는 것.

본 행사를 관람한 이현민(30·여) 씨는 “색다른 시도 같기는 하지만 막상 사람들이 결혼할 때 저렇게 할까 의문이긴 하다”며, “하지만 결혼계약서라는 것이 돈 문제에만 국한된 게 아니라 살아가면서 있을 수 있는 일을 얘기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시도는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흔히 첫날밤 한 이부자리에 누워 미래를 설계할 때 나올 수 있는 이야기들을 결혼식 자리에서 공식적으로 끌어낸 것에 의미를 둔 것이다. 또 다른 관람자 김경민(25·남) 씨는 “어른들이 보기엔 ‘저 정도는 너무 과장된 것 아니냐’고 생각하시겠지만 파격이란 코드가 유행인 요즘에는 충분히 가능한 것 같다”며 이번 행사를 계기로 여성주의적 이슈에 대해 다른 시각을 갖게 됐다고 토로했다.


‘김공주’ 프로젝트에 전시된 혼전계약서 사본들이 빼곡이 붙어 있다.

다음은 이재희·유동호 부부의 혼전계약서 외에 ‘김공주 프로젝트’에 전시된 혼전계약서의 여러 사례들이다. 처음에는 호기심에 혼전계약서를 써보던 커플들도 막상 서로의 의견을 명시된 글로 비교하게 되면서 진지해진다.

재산 분배
1. 주택-공동 명의
2. 부동산-공동 명의

금융 재산
1. 주식, 펀드 등 금융 상품 및 재테크 사항, 투자-남편 명의
2. 자동차- 부인 명의

금전 사항
1. 통장- 각자 예금통장 1개, 적금 통장 1개.
남편 예금통장(월급)에서 모든 지출비용 사용.
모자라면 부인의 통장(월급)에서 지출비 함께 사용하고, 남으면 잔액으로 남겨둔다.
부인 통장에서 월급의 60%는 적금, 40%는 금융상품이나 그 이외의 투자에 사용한다.

지출 사항
1. 부모님 용돈-시댁과 친정에 같은 액수의 용돈을 드린다(상황에 따라 유동적이 될 수 있음)
2. 친인척 경조사비-남편의 예금통장에서 사용.
3. 세금 및 각종 생활비-남편의 예금통장에서 사용.

*공동 명의 가능한 재산은 모두 공동 명의로 한다.


부부 재산 계약서

1. 가장 기본적인 가정의 수입과 지출은 공동관리 하는 것으로 했다.
2. 부부재산을 공유제로 하되, 명실공히 부부 각자의 소유로 되는 제1종 재산들은 당연히 특유재산으로 인정한다. (남자친구의 악기, 나의 가구 등등...)
3. 집과 땅, 건물 같은 부동산은 모두 부부 공동의 명의로 하는 것에 합의한다.
4. 자동차의 경우, 실 사용자의 명의로 하기로 했다. 가족이 함께 사용하지만 가장 이용 빈도가 높은 사람을 실 사용자로 간주하기로 한다.
5. 애완동물의 경우, 제1종 재산(특유재산)으로 보지 않고, 무조건 개는 아내 소유, 고양이는 남편 소유로 한다.(남자친구는 고양이를, 나는 개를 너무 편애하는 관계로...ㅋ ㅋ)
6. 직업상의 재산(인적 재산)을 공유재산에 꼭 포함시켜 부부간 재산에 대한 형평을 유지한다.

위와 같이 자유롭게 대화체로 풀어 쓴 글도 있는가 하면, 계약서 형식에 충실한 다소 딱딱한 어투로 부부의 책임 범위를 정리해 놓은 글도 있어 참여자들의 개성을 짐작케 한다. 아래 두 사진은 전시된 결혼계약서 견본 중 한 사례다. 사진을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다.


혼전계약서(사진을 클릭하시면 계약서 전체를 볼 수 있습니다)
‘김공주 프로젝트’의 기획을 맡은 문성희(41) 씨는 “혼전계약서 작성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계약서 항목으로 나타나는 결과물이 아니라, 그것을 적기 위해 두 사람이 얼마나 상호소통을 했는가에 있다”고 설명했다.

여성문화예술기획 공동대표 박영숙(64) 씨는 “결혼계약서는 ‘계약’이라기보다 ‘약속’이라는 말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라고 설명한다. 맺고 끊는 것을 잘 못하는 한국 사람들은 생활 속 갈등도 두루뭉실 넘어가는 경우가 많지만, 혼전계약서를 쓰면서 서로 실수할 수 있는 부분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이럴 때 어떻게 하자’고 약속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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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문화가 형식보다는 점점 그 의미를 중시하는 쪽으로 가고 있는 것 같아 흐뭇합니다.
다른 님들 생각은 어떠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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