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별 사이트 바로가기

회원로그인

커플닷넷 게시물 내용보기

게시판 운영원칙불량회원 운영정책에 따라 문제 있는 글은 사전경고 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불량회원 신고]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3]
by 미혼녀 (대한민국/여)  2009-07-02 23:07 공감(0) 반대(0)
대학생때 동네병원에 갔다가 젊은 남자의사의 와이셔츠 소매 끝이 아직도 강하게 인상에 남아 있습니다.
필기하고 있던 그 남자는
구김 하나 없이 하얗고 깨끗한 와이셔츠에,
특히나 쉽게 때가 타는 와이셔츠 소매 끝이 눈부실 정도로 하얗고 깔끔해서
그 남자의 아내는 어떤 여자일지 안봐도 눈에 보이더군요.
'저런 서비스를 받는 저 남자는 참 좋겠구나' 부러운 마음에 10년이 지난 지금도 강렬한 인상으로 남아 있습니다.

저는 자취를 하고 있습니다.
어떤 날은 늦게 마치고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집에 들어올땐 나도 누군가가 저녁을 차려놓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침에 먹은 퍼질러진 숟가락, 마시던 물컵 하나 조차도 내가 치우지 않으면 치워 줄 사람이 없습니다.
청소 안된 집안도 어설프기 짝이 없습니다.
그러면 피곤한 몸을 이끌고 청소며 설거지를 시작합니다.
내 한몸 건사하기도 이리 힘든데,
가족이 생기면 4인분, 5인분 일거리를 해치울 생각을 하면 암담한 생각부터 들어
난 아내로서의 자격 미달이 아닌가 싶은 생각에 결혼도 주저하게 됩니다.

그럴땐 잠시 엄마 생각에 애틋한 맘이 듭니다.
스무살에 시집 오셔서 육십 넘어서까지 평생 집안일을 업으로 생각하시는 엄마 말입니다.
'어차피 시집가면 고생할거, 가기 전에 편하게 지내다 가라'며 평생 혼자 다하시며 저한텐 물한방울 안묻히며 키워주셨습니다.

내가 치우지 않아도 깔끔하게 정돈된 집안에 차려진 저녁, 깨끗하게 세탁된 옷,
나는 그저 먹기만 하면 되고, 깨끗한 집에서 잠만 자면 되고, 다려진 옷을 입기만 하면 되는 그런 사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여기까지 말하면 그러시겠죠,
"니가 돈 많이 벌어서 능력 키워서 남자 전업주부 하나 들여라",
하지만 남편들은 돈을 많이 벌든 적게 벌든, 능력남이든 아니든, 남편이기에 당연히 서비스 받을 권리가 있고,
아내들은 당연히 서비스해야 할 의무가 있기에
나도 그런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남편도 돈벌어와서 가족들 먹여 살려야하는 부담이 크다"
하지만 평생 혼자 독신으로 살다 죽는다 해도 돈은 벌어야 하잖아요.
게다가 요즘은 아내들이 보너스로 돈도 벌어다 주잖아요.
애도 낳아주고 키워주고, 귀찮은 부모 봉양까지 도맡아 주니까 말입니다.

이 좋은 결혼을 안하고 있는 남자들, 안타깝습니다.
노총각일수록 무능남이 많고 노처녀일수록 능력녀가 많다는 일간의 얘기가 와닿기도 합니다.

전 다음 세상에 태어난다면 꼭 남자로 태어날 겁니다.


p.s. '동네병원 그 남자의사'근황을 정말 우연히 얼마전에 알게 되었습니다.
페이닥터이고 병원과장인 저희 언니 바로 옆방이 그 의사 방이더군요.
나이도 꽤 되고 병원을 10년 넘게 했는데 왜 페이닥터로 왔는지는 저희언니도 모른다더군요.
(실은 옆방에 누가 있는지조차도 모르더군요, 저희언니 성격이 주변 무관심형이라.)
저도 그 강렬한 기억만 아니었다면 누군지 몰랐을 겁니다.

커플닷넷 게시물 댓글보기

달인.  2009-07-02 23:14:13
공감
(0)
반대
(1)
필명을 안보고 읽었다가..마지막..소름끼치는 반전이...여자분이셨군요? ㅎㅎ
깨끗...  2009-07-03 00:06:32
공감
(0)
반대
(0)
우리 간호사가 자구 1주일이 멀다하고 까운 빨라고 그래서 짜증내고 그랬는데...미안해지는중...
깔끔해야겠다.
나데려  2009-07-03 02:43:10
공감
(0)
반대
(0)
글 참 깔끔하게 쓰셨네요..

저도 필명 안보고 읽었다가 다시 위로 스크롤바 올렸음....

이전다음

커플닷넷 게시물 댓글쓰기

작성자 닉네임 ★ 댓글을 작성하시려면 로그인해 주세요.
▶ 댓글은 500자(1000Byte)이하로 작성가능합니다. 0 Bytes   등록
다음글
다음글[Nex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