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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과연 좋은 남자일까?
by 강희훈 (대한민국/남)  2003-02-28 09:33 공감(0) 반대(0)
그는 과연 좋은 남자일까?
나쁜 남자’가 매력있다는 것은 진리다. 그러나 나쁜 남자 곁에서 그의 ‘여자’로 지내는 게 만만치 않다는 것 또한 진리. 힘들어도 처음엔 마냥 행복하지만, 그것도 하루 이틀이라는 생각이 들 때가 반드시 온다. 결국 유통기한이 긴 사랑은 역시 좋은 남자와의 사랑이다. 에디터 | 김수현



늘 그랬다. 마음을 끄는 것은 착하고 좋은 남자이기보다는 못되고 나쁜 남자들이었다.
‘캔디’의 테리우스가 그랬고 ‘아르미안의 네 딸들’의 에일레스, ‘가을동화’의 태석에 이르기까지 언제나 여자의 마음을 흔들어놓는 것은 나쁜 남자들의 몫이었다.
현실에서도 별반 다르지 않다.
왠지 마음을 끄는 남자는 말도 잘 걸지 않고 그다지 친절하지도 않으며 심지어 건방진 남자다. 사실 이들이 멋지긴 멋지다. 그러나 이런 남자를 사랑하면 감내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아진다. 끊임없이 걱정하고 조심하고 조바심 쳐야 하고… 더욱 슬픈 것은 이렇게 힘든 쪽은 여자인데도 관계의 중심은 여전히 남자에게 있다는 사실이다.
한마디로 에너지 소모가 많은 사랑. 못된 남자에게 한번 데고 나면 다음엔 좋은 남자를 만나고 싶어하는데도 대다수는 또다시 다른 나쁜 남자에게 빠지고 만다. 왜일까?
다른 사랑을 시작하고픈 마음부터 앞서거나 말은 그렇게 해도 정작 마음으로부터는 좋은 남자를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하지만 이제부터 실속있는 연애를 할 생각이라면 나쁜 남자를 고치기보다는 처음부터 좋은 남자를 만날 것을 권한다. 그러나 좋은 남자를 찾는 것이 그다지 수월하지만은 않다.
좋은 남자를 알아보려면 우선 나쁜 남자의 특성을 이해해둘 필요가 있다.
그들에겐 몇 가지 특징이 있다.
보통 삐딱한 시선과 웃을 때 한쪽 입끝으로만 씨익 웃는다.
반골 기질이 있어 조직생활을 싫어하고 여러 사람들이 함께 있을 때는 대화에 잘 끼지도 않다가 절묘한 타이밍에 한마디 툭 던지고 멋지게 자리를 뜨는 게 주특기다.
한마디로 폼생폼사. 남자들끼리는 대개 이런 스타일을 욕하는데 바로 그 때문에 여자는 한 번 더 그를 돌아보게 돼 관심을 끈다.
확 ‘깨는 짓’ 저질러놓고 인상 한 번 쓰고 폼 두 번 잡으면 여자들은 바로 ‘간다’.
이런 남자를 나쁜 남자라고 할 수는 없지만 이 개인기는 효과가 우수해 은근히 사모하는 여자들이 많이 꼬여서, 연인이 되어도 훗날 맘고생시키는 경우가 많다.
두 번째는 전형적인 나쁜 남자다.
폭력적인 남자, 권위적인 남자. 연애할 때부터 사소한 일에 언성을 높이는 남자가 있다. 여자에게 직접 손을 대지 않는다고 해서 안심할 것이 아니다.
아무래도 연애할 때는 폭력적인 성향이 눈에 잘 띄지 않기 때문.
연애할 때 알 수 있는 폭력의 사인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지나치게 소유욕이 강하다’ ‘아무 이유 없이 질투를 한다’ ‘적당한 시간이 지나기도 전에 확실한 관계가 되기를 요구한다’ ‘친구와 가족으로부터 여자를 떼어놓으려 한다’. ‘남자는 어떻고 여자는 어떻고’ 하는 식으로 말하기 좋아하는 남자와도 바로 헤어져야 한다. ‘이걸 입어라, 화장은 이렇게 하라’는 식의 주문이 많은 남자도 재고의 대상이다. 이 두 가지는 가부장적인 성격과 직결된다.
자기중심적인 남자도 나쁜 남자의 대표적인 케이스.
보고 싶은 영화가 엇갈릴 때 좋은 남자는 다른 취향을 인정하고 한 번은 여자의 취향으로 한 번은 남자 취향으로 보든가, 영화는 각자 따로 보든가 어쨌든 두 사람 모두 행복하게 영화를 볼 타협점을 찾는다. 그런데 비해 나쁜 남자는 뭐든 같이 하는 게 좋은 거라며 자기 취향에 여자를 맞추거나 십분 양보한답시고 여자가 보고 싶어한 영화를 보러 가서도 불평을 늘어놓고 심지어 ‘뭐 이런 영화를 보냐?’며 취향을 무시하기도 한다.
또한, 드러나지 않게 자기중심적인 남자도 많다. 갑자기 자아를 찾겠다며 인도나 네팔로 떠나는가 하면 가끔씩 말도 없이 연락이 끊기거나 사라지는 남자.
물론 자아를 찾고 싶고, 현실에서 벗어나고픈 마음이야 이해하지만 남아 있는 여자의 걱정은 안중에도 없다. 이런 행동을 할 정도의 남자라면 이유야 어떻든 자기중심적이라는 증거다. 이런 남자는 남은 인생 내내 자아를 찾으러 다닌다.
여자의 자아는 팽개친 채.
네 번째가 가장 안타까운 경우인데 엄밀히 말하면 ‘나쁜’이 아니라 ‘안된’ 남자다.
여자로 하여금 연민을 갖게 하는 남자, 왠지 보호해줘야 할 것 같고 상처 입은 동물 같은 느낌을 주는 남자. 주로 이런 남자들은 현실에서 한발 벗어나 있고 동성 친구들이 별로 없다.
그 때문에 여자들은 더욱 그의 곁을 떠나지 못한다. ‘요즘 세상에 그런 여자가 어딨어?’ 할 테지만, 요즘 세상에도 그런 여자는 많다. 이런 남자와는 용케 연인관계를 유지했다 하더라도 결혼을 앞두고 어른들의 반대에 부딪힌다.
컨트롤할 용기가 없으면 안 그래도 상처 많은 남자에게 더 큰 상처를 입힐 수도 있다. 때로는 내가 못된 여자가 되어, 아프기 전에 그만두는 게 나은 사랑도 있다.
좋은 남자는 공통적으로 눈에 바로 띄지 않는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그래서 나쁜 남자보다 오래 관찰해야 한다.
첫 번째, 좋은 남자는 적당히 여성스러운 남자다. 얼핏 듣기엔 거부감이 들 수도 있지만 사실이다. 남자와 여자는 내면적으로 여성성과 남성성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다. 칼 융은 ‘아니마’와 ‘아니무스’라는 용어로 설명하기도 했는데 한참 연애할 때 여성이 주기적으로 남성적인 모습을 보여주면 남성이 매력을 느끼고, 남성이 주기적으로 여성적인 면을 보이면 매력적으로 보인다. 이것은 각자의 부족한 점을 메우는 효과로, 남성은 외모는 남성이지만 내면적으로 부족한 여성성인 아니마를 추구하고,
여성은 외모는 여성이나 내면적으로 부족한 남성성인 아니무스를 추구하게 되기 때문. 따라서 균형감 있게 연애를 잘하는 남자는 지극히 남성적이지는 않은 남자인 경우가 많다. 전화도 자주 하고 항상 여자의 얘기를 잘 들어주는 남자, 자상하게 잘 챙겨주는 남자는 가장 일찍 발견할 수 있는 좋은 남자다.
두 번째는 모든 것의 적정선을 아는 남자다.
한마디로 눈치코치 있는 남자. 나설 때 안 나설 때를 가릴 줄 알고 적당히 때와 장소를 가릴 줄 아는 사교성을 갖고 있는 남자로서 머리만 굴리는 여우 같은 타입과는 조금 다르다. 지킬 자신이 없는 약속을 함부로 하지 않으며 술 마실 때도 마시기 전과 별로 달라지는 것이 없다.
기분이 좋아져 자꾸 웃거나 자기 주량을 알고 적당한 시점에 일어선다.
자신의 친구들과 만났을 때에도 여자가 소외되지 않도록 배려할 줄 안다. 무엇을 먹고 싶은지, 어디를 가고 싶은지 계속 물어본다. 이런 타입은 매혹당할 만큼 근사하지도, 여자를 기분 좋게 만들 만큼 교묘하지도, 당황할 만큼 잘생기지도 않았지만 일단 사랑에 빠지면 180도 로맨틱하게 바뀐다.
여자를 사랑에 빠뜨리려고 할 때가 아니라 사랑에 빠진 후에 장미 꽃다발을 선사하는 사랑의 발전 공식을 제대로 구사할 줄 안다. 여자가 변화시킬 수 있는 영역과 속도가 가장 이상적인 ‘좋은 남자’ 타입.

처음에는 거의 매력이 없는, 순진하거나 둔해 보이는 남자도 좋은 남자의 범주에 속한다. 이 남자들은 사랑에 빠지면 주로 일편단심 순정파에 소속되는데 그들만의 특별한 자격요건을 갖고 있다.
우선 여자의 외모에 심각하리만치 둔하다. 화장을 하고 나오든 자고 일어나 팅팅 부어 부스스한 모습으로 대문 앞에서 만나든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
오히려 자기만이 볼 수 있는 그녀의 모습이라며 행복해 하기도 한다. 스킨십에도 별 반응이 없다. 하지만 그것은 겉으로 보이는 것일 뿐이고 내면에서는 자신과 싸우며 아끼고 아껴두는 것이다. 나중을 위해 소중히 해야 한다며. 어쩌다 상황이 허락해도 스스로 자제하려 애쓴다. 혹시 한방에서 자도 다음날 여자는 푹 자고 산뜻한 아침을 맞는 반면, 그는 밤잠을 설쳐 시뻘겋게 충혈된 눈으로 배시시 웃을 것이다. 여자가 적극적으로 원하면 그때는 멈칫하며 약간의 반항을 하기도 한다.
네 번째로 좋은 남자는 지극히 평범한 남자다. 평범한 겉모습 때문에 그의 진가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고도의 심미안이 필요하지만 일단 사랑을 시작하면 가장 견고하게 사랑을 완성시키는 남자다. 고쳐야 할 치명적인 단점도 없고 야망에 목말라 하거나 성공에 그다지 목매지도 않는다. 대신 공상이 아닌 현실에 발 붙이고 있으며 둘 사이의 관계를 사랑의 편지나 하루 세 번 이상의 전화, 뜬금없는 선물 공세에 의지하지 않고도 서서히 발전시킬 줄 안다. 좋은 남자임을 발견하기까지 가장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돌아오는 피드백도 가장 큰 남자. 할 말이 없어도 신경 쓰지 않으며, 다소 지루할 수는 있어도 끊임없이 자신의 이야기만 늘어놓지 않는다. 사소한 일로 말다툼하고 헤어진 뒤 여자가 먼저 전화했을 때는 그녀가 무안하지 않도록 평소처럼 대하며 “난 그런 면에서 널 오해했던 것 같아”라고 자신의 생각과 사과를 적절히 섞어 이야기할 줄 아는 남자, 혼란을 겪을 때 여자에게 조언을 구하는 남자가 모두 여기에 해당한다.
명심해야 할 것은 좋은 남자를 만나기 위해서는 기다려야 한다는 점이다. 그래도 계속해서 못된 남자들만 접근해온다면 그것은 내가 잘못된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정신없이 구애하는 남자는 그런 경험을 많이 했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의심해봐야 하고, 사랑한다는 말을 아무 거리낌 없이 하는 남자는 그 말을 많은 여자에게 해봤다는 증거다. 또한 남자의 치명적인 결함에 호기심을 가져서는 안 된다. 물에 빠진 남자를 구하려 든다면 그와 함께 빠질 위험도 있다. 좋은 남자를 만나기 위해 기다리고 기억해야 할 것이 많은 이유는 버지니아 울프의 말처럼 “연애는 힘든 예술”이기 때문이다


주석: 웬지 저에게는 한번에 참 마음에 와 닿는 글이었습니다. 남자가 보는 남자와 여자가 보는 남자가 다른 이유이기도 하겠죠..!!

그리고,,좋은 여자..도 이와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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