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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곡산장"[4]
by 배트맨 (대한민국/남)  2010-08-04 09:25 공감(0) 반대(0)
할줄 아는것 없이 3박4일 잠안자고도 소처럼 일하던 인턴시절...

첫날 오리엔테이션 시간에 터프하기로 유명한 경상도 출신 OS 과장님이 일장 연설을 하셨다.

"나는 성격이 좀 급하다. 맡은일이 지체되면 나한테 정강이 까여도 섭섭해 하지마라! 그대신, 니들이 무슨 고민이 있으면

바로바로 해결해준다!"

그당시 똥밭을 가는 소같은 마음이었기에, 일에 대한 걱정 보다는 새로운 환경에 대한 걱정이 많았던 나는

그분이 얼마나 멋있었는지 모른다.

그분에게 호감을 갖고 있었던 나의 페르몬을 느끼셨는지, 어느날 OS레지던트 몇과 나에게 좋은 식사를 사주시고,

2차는 잠실의 자기 집이라며, 향하는 중 한마디 하신다.

"인턴 선생! 덩치도 좋고, 자네같은 사람은 OS 를 해야해!"

연신 흥분 해하시며, 전화기를 꺼내들더니, 아마도 그런분에게 식모같이 살고 계실 사모님과 대화하는듯...

" 아..난데! 우리 애들 몇명 데려가니까 그렇게 알고 술상 준비해놔! "

다소 가부장적이었던 나조차 속으로 ' 오옷! 저래도 되나? ' 라고 생각할 정도...

엘리베이트를 타고 집앞에 금방 집앞에 도착하자, 방금 보였던 기세는 다소 누그러지며, 상기된 표정으로

벨을 누른다. 2번..3번 눌렀으나 기척이 없자, Key 를 꼿고 문을 살며시 열었으나 텅빈 집마냥, 깜깜하다.

살며시 부엌으로 우리를 안내하고, 냉장고에서 반도 안남은 양주 한병과 김치를 손수 꺼내 술상을 차려 주신다.

꿀먹은 벙어리마냥 양주와 김치를 표정관리하면서 먹고 있지만, OS 과장님의 안절부절 못하는 기세가 역력하다.

뭔가 결심한듯,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안방으로 향하며, 문을 슬며시 열며 하는말,

" 여보....좀..나와 보소....."
"......."
" 우리 애들이...라면좀 먹고 싶어 하는데...."

잠시 후 눈을 비비며 나오시며,

" 쳇 자기가 먹고 싶으니까,.."

그리곤, 부엌에서 아무 말씀 없이 과일을 스걱스걱 깎는 내내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뿐이다.

얼런 과일을 먹고, chief 레지던트가 우리를 대신해 총대를 매신다.

"과장님..저희들은 그만 가 보겠습니다."

마치, 우리가 가고 나면 뭔가 불행한 일이 닥칠것을 예감하는듯한 불안한 표정으로, 제일 만만한 내게

터프하신 과장님의 한마디.

" 인턴 선생은 오늘 우리집에서 자고 가지!"

' 앗.....'

감히, 입이 떨어지지 않았지만, 머리에서 강력하게 요구 하기에,

"과장님....제가 밀린일이 많아서....."

집에서 빠져 나와 엘리베이트를 타고 내려 오는데, 우리는 모두 다리에 힘이 풀리며, 벽에 기대 섰다.

...........................................................................................

그동안 OS 과장님은 집밖에서 Ventilation 을 한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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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언니  2010-08-04 09:4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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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하하~ 간만에 잼있는 글..^^
운동녀  2010-08-04 10:3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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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근히.. 직업이 드러남..ㅋㅋ
ㅋㅋ  2010-08-04 12: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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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트맨 최고~! 아.. 넘 웃겨여.
글쓴이  2010-08-04 12:3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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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게 읽어 주셔서 감사^^;
혼자 오래 살다보니 외로워서 그런지 누군가와 대화하듯이 이곳에 자꾸 글쓰게 되네요.
원래, 다른 의사회게시판에서 놀았는데, 이리로 옮겨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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