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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고단수 구박[6]
by 여행하는 나무 (대한민국/여)  2010-08-14 14:02 공감(0) 반대(0)
제 친구들 사이에서 저희 어머니 So Cool~ 한 분으로 통합니다.
친구들 앞에서는 제 결혼에 대해 별 걱정 안하다고 하시고
자기 삶 즐기다가 가면 더 좋다고도 하시고.
빨리 가는 것보다 좋은 사람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며
저를 위로까지 하시거든요.
친구들 앞에서만....

그.러.나
가끔~ 아주~ 가끔!

노처녀 딸 둔 어머니로써의 모습은 감출 수가 없나봅니다.
평소에는 괜찮으시다가
주변 친구분들 자녀가 결혼을 하거나
아이를 낳을때
제 친구들의 청접장이 집에 날아올 때면
(이것들이 그렇게 이메일로 보내라고 했건만 ㅡ_ㅡ^)
그 동안 쌓아두셨던 구박을 교묘(?)하게 풀어놓으시죠.

제가 평소 손버릇이 안좋아 등에 뾰루지라도 나면 그걸 가만 못놔둡니다.
자꾸 손으로 만지고 터트려서 흉터가 남죠.
하루는 저도 모르게 티비를 보며 또 손으로 긁고 있는데
어머니가 100톤의 힘으로 제 등을 철썩! 때리시더니
이러십니다.

" 이래가지고 웨딩드레스 입겠니! 파인건 입지도 못하겠네!"

감정이 실린 손바닥 자국이 멍으로 남았습니다.


어머니는 옥상에 조그마한 텃밭을 가꾸고 계십니다.
상추와 깻잎 고추 등을 직접 키우시는데 올해는 고구마를
길러보겠다며 도전하셨지만...ㅎㅎ 시들시들 한 것이 영..
아무튼 어느날 아침.
옥상에 올라가신 어머니가 다급히 제 이름를 부르며
카메라를 가져오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카메라를 들고 옥상에 갔더니
어디선가 채송화 씨앗이 날아와 비어있는 화분 가득히
꽃을 피웠더군요.
매번 저녁무렵에 올라가셔서 꽃이 피어있는걸 볼 기회가
없었는데 그날 처음 아침에 핀 꽃을 보게 된거였죠.
흰색, 노란색, 주황색, 빨간색.
참 예쁘게도 피었습니다.

"어서 사진으로 찍어놔. 너무 예쁘다~ "
소녀처럼 좋아하시는 어머니가 넘 귀여워
최선을 다해 열심히 찍고 있는데
단아한 목소리로 제 등뒤에서 이러십니다.
"아유~ 봐주는 사람도 없는데 얘네들 혼자 참 예쁘게 피었네.
우리 딸 같다. 우리 딸도 누가 찾아와서 좀 봐줘야 할텐데"

으아...


제가 좀 괜찮은 일을 해낸 적이 있습니다.
주변 사람들도 대단하다고 자랑스러워 하고 저희 어머니도
기뻐하셨죠. 어머니가 기뻐하니 저도 기분이 좋아 하늘을
날아갈듯 했습니다.
그리고 며칠 뒤 어머니가 모임에 나가시는데 나가기가 싫다고 하십니다.
다들 사위 자랑, 손주 자랑하는데 할말이 없다고 하시는겁니다.
눈치 없는 저 싱글벙글 웃으며 애교를 부렸습니다.
"엄마~! 아주머니들한테 그 일 이야기하면서 자랑해!
내 자랑도 좀 하고 그래라 응? "
그 말이 화근이었습니다.

새초롬한 표정으로 한숨을 푹~ 내쉬시더니 이러십니다.
" 그일 안해도 좋으니 결혼이나 했으면 좋겠다 "

엄마..그 일 덕분에 돈 생겨서 제가 옷 사드렸잖아요..
옷값 내놓으셔요.


이럴때면 정말 정말 정말 정말
독립하고 싶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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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둥  2010-08-14 14: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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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저두요~독립하고 싶어요!!!
전 결혼문제로 심한 압박을 받는건 아직 아닌데...
왜 밤에 뭘 못먹게 하는건지ㅠㅠ 그저께 밤에 1시에 너무 출출해서 피자를 데워먹다가...오빠가 엄마한테 이르더군요.
'엄마~ 쟤 봐~~~'
오늘은 엄마 몰래 맥주 사다가 먹을꺼예요 ㅋㅋㅋ
여태솔로  2010-08-14 14: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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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
전 집에서 나가라고 난리신데요.
집에서 나가야 사고라도 쳐서 결혼하지 않겠냐고 ㅋ
집안경조사가 정말 싫어요. ㅠㅠ 친척분들 모이시면 진짜 스무명이 절 둘러싸고 얘기 시작하시는데;;;
한 두시간은 꼼짝없이 얘기듣다가 겨우 풀려날라치면 새로오신 다른친척이 또 시작 ㅠㅠ
좀있으면 추석이넹~에혀~
나무같이 사랑하기  2010-08-14 14:2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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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스러운 어머니세요..ㅎㅎ "100톤의 힘"과 " 우리 딸도 누가 찾아와 봐줘야 할 텐데" 어머니의 사랑이 한 것 느껴집니다. 저희 어머니는 요즘 제가 선만 보고 결혼을 안하니 이제는 베트남 여자한테 장가들라고..성화이십니다. 난 한국 여자가 젤 좋은데..말입니다.ㅎㅎ
승냥이  2010-08-14 15: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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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에서 느껴지는 여행하는 나무 님은 착한 성품을 가지고 계시네요. 분명히 성품만큼 좋은 분 만나실 거예요.
전 어머니랑 너무 멀리 독립을 한 관계로 그리움으로 구박을 대신합니다.
힘든 타지생활에 혹시나 딸내미 마음에 부담이 될까봐 항상 기도한다는 말씀만 하시는데 자식 된 도리로 참 죄송스럽거든요.
일단 좋은 분 만나 하루빨리 결혼하시는 게 가장 큰 효도겠지만, 가족과 함께 보낼 수 있는 이 시간 역시 소중하게 보내시길..
제 입장에선 마냥 부럽기만 한 구박입니다 ^^
님 글을 읽고 맘이 짠하여 댓글 남기고 갑니다.
김대리  2010-08-14 15: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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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읽으니..나무님께 플포 드려보고 싶어지네요..^^
좋은 사람 만나실 수 있습니다..화이팅^^
여행하는 나무  2010-08-14 20:3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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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모두들 저와 비슷한 상황이시군요.
둥둥님/ 오빠의 고자질...진짜 얄밉죠 ㅋㅋㅋ
여태솔로님 / 헉..추석이 코 앞이네요. 여행이나 가버릴까봐요.
나무같이 사랑하기님/ 베트남 총각이라도...
승냥이 님/ 저도 엄마가 얼마나 답답하면 저렇게 이야기를 할까 싶어 가슴이 아린답니다. 승냥이 님도 빨리 결혼하셔서 효도하시길~
김대리님 / 플포 제가 할까봐요..우리 사진이나 찍으러 다녀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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