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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이 어려운 이유[4]
by 딸깍발이 (대한민국/남)  2010-09-19 11:13 공감(1) 반대(0)
국가적으로 저출산 문제가 심각하다고 한다.

작년 이맘때쯤 30대 미혼여성 증가가 저출산의 가장 큰 원인이라는 기사가 있었다.
(http://economy.hankooki.com/lpage/economy/200910/e2009101117201669890.htm)

며칠 전에 한 심리학 교수는 사람들이 아이를 낳지 않는 것은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미래가 불안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0/09/17/2010091701905.html)

어쩌면 30대 미혼여성의 증가는 자신의 미래가 불안해지는 것을 근본적으로 막아보려는
자기방어인지도 모른다.

외모나 성격, 관계에 대한 충실함만으로 결혼을 말하기는 어렵다. 결혼을 하기 위해
남녀 모두가 준비해야 하는 많은 조건들이 있다. 그나마 이런 게시판에서 자기 이야기를
늘어 놓는 사람들은 내심 내세울 수 있는 무언가가 있기 마련이다. 생각 외로 세상에는
나이는 30대 후반에 연봉은 4천만원이 채 되지 않고 모아 놓은 돈도 없으며
하루하루 살아가는 남자들이 숱하게 많다. 부모님의 생활비를 덜어 드리기 위해
월 200만원도 되지 않는 직장을 달달이 다녀야 하는 여자들도 많다. 그런 사람들은
이런 곳에서 하소연을 할 엄두도 내지 못한다.

왜 결혼에 이렇게 많은 준비와 조건들이 필요하게 되었을까. 한 때는 '없이 살아도
마음만 맞으면 무엇인들 못하겠나'라던 시절도 있었다. 지금은 '없으면 마음이 안 생기는'
시절이 되었다. 없는 사람은 마음을 맞출 기회도 없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모 교수의 말처럼 미래가 불안하기 때문인 것도 같다. 불안하니까, 흔들릴 것 같으니까
보장이 필요하고 물증이 필요하다. 그래도 재산이 있으면 설령 문제가 생겨도
이혼하고 재산이라도 나눌 수 있지 않나. 사람보다 돈이 믿음직하다.
그러니 가진 사람들은 더더욱 없는 사람들과 만나고 싶어하지 않는다.

어쩌면 소위 신자유주의라는 것 때문인지도 모른다. 또 어쩌면 대통령이나 정부 여당,
아니면 대기업, 자본가, 재벌들 때문인지도 모른다. 조중동 때문인지도 모르고,
매일같이 처녀, 총각들을 착취하고 부려먹는 사장님들 때문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식민지에서도, 전쟁 중에도, 공황이나 불경기가 닥쳐도 이랬던 적은 없다.
오히려 지금의 30대 남성들은 예전보다 더 많은 수입을 일으키고, 지금의 30대 여성들은
예전보다 더 생활력이 강하다. 그런데도 미래는 훨씬 더 불안하기만 하다. 왜 그럴까.

모 결혼정보회사에서 추석을 맞아 경제력을 갖춘 30대 후반, 전문직 미혼여성의
부모들을 상대로 '자녀의 늦어지는 결혼'에 대해 조사한 결과 '굳이 강요할 생각이
없다'는 답변이 60%에 달했다는 기사가 눈길을 끈다.
(http://www.wed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0966)

결혼은 가정을 꾸리는 것이고, 부모는 앞선 가정의 선배들이다. 동서고금을 통털어
어느 부모 세대들도 자식들에게 그들 세대의 가정을 꾸릴 수 있도록 가르치고 독려하고
물이든 심이든 도와주려고 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 오직 21세기 초입의 대한민국
부모들만이 '굳이 할 필요없다'고 한다. 그 분들이 누구인가.

그 분들은 1940~50년대의 대한민국에서 태어났고, 1950~60년대에 자라났으며,
1970~80년대에 지금의 처녀, 총각들을 낳아서 키워 온 분들이다. 이 분들의 사회관,
경제관, 인생관이 오늘의 토대가 되었다. 이 분들을 겨냥한 상품들이 즐비하며,
이 분들을 만족시키려는 드라마가 매일같이 제조되고 온 세상에 전파된다.
이 분들이 자식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다른 자식들에게 내 거는 조건들이 곧
오늘날 우리가 준비해야 하는 결혼의 조건들이 되었다. 이 조건들은 정말 필요한가.

집이 필요할까. 어느 정도의 집이 필요할까. 월 수입은 얼마가 필요할까.
어떤 직장을 다니면 안정적일까. 어떤 직업이 여성들의 인생을 제법 자유롭게 해줄까.

살아가는 자세를 가르치는 부모, 어떤 현실을 만나도 잃지 말아야 할 태도를
가르치는 부모들보다 삶의 형태와 소유한 물건들의 가치가 더 중요하다고 몸소
솔선수범하는 부모들이 훨씬 더 많은 이 세상에서 부모들의 축복과 응원을 받으며
결혼하기란, 그래서 정말 어려운 일인지도 모른다.

미래가 불안한 것은 어쩌면 우리가 가진 미래관이 잘못되어서인지도 모른다.
동산과 부동산에 대해, 재테크와 금리의 세계에 대해, 감가상각과 이자율에 대해
알면 알수록 집이 왜 필요한지, 직업이 어떤 의미인지, 월 수입은 어느 만큼의
가치가 있는지 알 수 없다. 분명한 것은 우리 부모 세대들은 저런 복잡한 것들을,
수학적이고 분석적인 저런 이야기들을 잘 이해할 만큼 충분히 교육받지도, 익숙해본 적도
거의 없는, 그저 "20년 동안 한 길을 걸어 왔어요" 라던지, "이 악물고 열심히 살았어요"
라는 이야기에 모든 자존심을 걸 수 밖에 없는 그런 분들이 생각외로 매우 많다는 점이다.

결혼할 여자만 찾아 보라고 해도 복잡하고 어렵다. 그런데 그 부모들까지, 사실은
나와 결혼할 여자의 부모들부터 찾아봐야 하는 이런 세상에서 정말 중요한 질문은
'결혼할 수 있을까'가 아닐지도 모른다.

우리는 과연 어떤 결혼을 해서 어떤 가정을 꾸리며 다음 세상을 만들어가게 될까.

갖은 조건과 상황과 '느낌'이 딱 맞는 사람이 아니라면 그냥 혼자 사는게 편하다는
30대 전문직 미혼여성들이 55세 정년(대기업 기준)이 되었을 때, 과연 어떤 모습일지
정확히 20년만 기다렸다가 둘러봐야겠다. 2030년, 노년의 우리들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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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질적 이유만일까요?  2010-09-19 11:4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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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듯한 직장다니는 딸 가진 부모들이 딸이 결혼안하겠다는 걸 굳이 말리지 않는 이유가 뭘까요?
직장에서 힘들게 일하고, 집에 오면 육아에 살림을 해야하는 이중고.
시댁 조부님 제사를 준비하기 위해, 멀리 계신 부모님의 생신날에 가보지도 못하는 시댁 우선 문화.
...주변에 같이 일하는 결혼하신 여성분들께 한 마디만 여쭤보면 답 나옵니다.
(그나저나 딸깍발이님 오랫만입니다. 그간 얼굴 보기 힘들어서 궁금했어요.)
딸깍발이  2010-09-19 11:5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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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시죠? 제 얼굴은... 보인 적이 없는데요;;)

직장에서 힘들게 일해야 하는 이유는 뭘까요?
제사 준비나 심지어 집안 살림 자체가 요즘은 많이 편리해졌죠. 신기한 살림용품들도 많아졌고.
그래도 예전에 비해 더더욱 그걸 힘들어하게 된 이유가 혹시 어릴 때부터 전 사회적으로 동시에
이루어진 어떤 가치관 형성 때문은 아닐까 생각해 봤습니다.

'일하는' 결혼하신 여성분들은 '어떤' 일을 '왜' 하고 있는 걸까요?
그 분들 말이 곧 답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20년 후에도 같은 답을 할지 두고 보겠다는게
제가 찾은 답이라면 답입니다.
김대리  2010-09-19 13:0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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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깍발이님 반갑습니다.^^
저출산이 심각하다고는 알고 있었는데..이정도일 줄이야..ㅠㅠ
그래도..힘내세요!!
연애초보  2010-09-19 14:5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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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긴 읽었는데 머리 남는게 없다..아 너무 길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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