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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가 전화하는 이유[12]
by 대한민국남자 (대한민국/남)  2010-10-21 10:34 공감(6) 반대(0)
프로포즈는 묘한 마력이 있다.

일단 그것이 수락되고 나면,
잠시나마 그녀와 사랑에 빠질 거라는 착각에 빠지게 된다.
그것은 마치 한번도 만난 적 없는 사람에게 정말 '프로포즈'하는 심정이랄까.
사랑에 빠질 준비가 된 나는 이제,
그녀의 모습이 궁금하고, 그녀의 목소리가 궁금하고, 그녀의 향기가 궁금하고...
그녀가 미칠듯이 궁금해지는 것이 사실이다. 난 벌써 사랑하고 있는건가.

결과가 어찌되었건,
이제 빨리 그녀를 만나고 싶어하는 마음이 앞선다. 이성적인 생각보다 감성적인 마음이 앞선다.
그리고 전화를 한다. 전화를 하는 것은,
그녀의 목소리를 들으면 그녀와 좀더 가까워진 듯한 느낌을 받는 것은 물론,
만남 약속에 대한 약간의 안도감 같은 것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그렇게 전화를 하는 것은,
그녀가 궁금해서 미쳐버릴 지경이라는 이유가 제일 크다. 내일이라도 당장 만났으면 하는 마음이.

사십이 가까운 나이라고,
왜 열정이 없겠는가. 왜 또 그런 열정이 있으면 안되는가.
그 나이라고, 교육자라고, 전문직이라고,
왜 항상 이성적이고 냉철하고 점잖해야 하는가.
적어도 사랑할 때 만이라도 열정을, 이성보다는 감성을 보여주면 안되는 것인가.
그렇게 합리화한다. 자신의 성급한 사랑을.


그렇다.
사랑에 빠졌을 때,
철없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제아무리 나이가 많고 사회적지위가 있어도,
보다 철든 쪽이 잘 타이를수밖에는 도리가 없다.
그렇다고 해서 너무 나무라지 않았음 좋겠다.
어린애처럼 굴어도 너무 뭐라고 하지 않았음 좋겠다.
그냥 당신이 나를 거절해서,
상처받은 나는 이렇게라도 떼쓰고 투정부릴수밖에 없음을,
조금 이해해주었으면 좋겠다.

큐피팅에 거절당하고,
프로포즈에 거절당하고,
애프터에 거절당하고,
전화에 거절당하고,
문자에 거절당하고,
선물에 거절당하고,
그렇게 무수히 많은 거절 후에도,

누군가와 사랑에 빠지게 될 거라는 희망을 잃고 싶지 않은,
아직은 삼십대 후반이니깐.
내가 오늘 전화하는, 내가 오늘 문자를 날리는 당신에게서,
그냥 없는 말이라도 나도 얼른 보고싶다라는 말을 듣게 된다면,
나는 그것만으로도 오늘 하루를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


가을이다. 날씨는 점점 추워진다.
다들 외롭고 쓸쓸하다.
그러나 게시판에 올라오는 글들은 더욱더 차갑다.
오프라인에서 상처받은 이들이 위로받기 위해 찾아온 온라인에서도 똑같이 상처받는다.

서로 프로포즈를 수락하고 사랑에 빠질 준비가 되어있는 두 사람이,
시작도 전에 서로 상처받는다. 상처받은 여성분한테 괜히 미안하고,
상처를 준 남성한테도 실망을 너머 안쓰러운 마음이 더 크다.
매일 매일 숱한 '거절들' 속에 살아가면서 응어리진 것들이 얼마나 클까.
우리 모두 상처덩어리들이다.


누군가한테,
사랑한다는 말을 언제 마지막으로 했는지 모르겠다.
전화로, 문자로, 입술로, 가슴으로,
매일매일 하고 싶은 그 말들을,
언제까지 이렇게 참고 견뎌야하는지 모르겠다.

당신을 사랑하지만,
당신을 사랑할 수 있고 사랑하고 싶지만,
그 마음 외에는 아무 것도 해줄 수 없는,
고작해야 투정이나 부리고 어린애처럼 떼쓰는,
내 자신이 밉다.

다가올 겨울을 홀로나야 하는 그 이유가 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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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션  2010-10-21 10:3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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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손으로 턱받치고 스크롤 쭉 내린사람은 추천~
(이런말 하니까 싸이월드 베플되더만)
글 잘 쓰시네요.  2010-10-21 10:4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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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분들 그 까칠해지는 심사 이해해요.
여자들도 상대에게 구애하는 입장 되보면, 얼마나 마음 타고 속상한지 알겠지요.
마음 고생하는 남자분들에게 악어의 눈물같지만 위로 드리고 싶습니다.
우리 여자들도 헛똑똑이라 이렇게 선시장에서 뱅뱅 돌며 청춘 다 버리고 있네요...
선우녀  2010-10-21 11: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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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좋네요~
전화라도  2010-10-21 11: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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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라도 왔으면 좋겠네요
고감당  2010-10-21 11:2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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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을땐 잘 모르죠.. 신기하게도 없을때 그 자리의 크기를 느끼죠.. 저 지금 무지 느끼고 있습니다..
뭐.. 저도 곧 삼십후반이지만 느낄땐 느껴봐야죠.. 그리고 반성도 하고 있는 중입니다..^^
하지만.. 변함없는 생각은.. 사랑은 뜨겁게 하는거라는거..^^
글쓴이님도 좋은 인연 만나 불타는 사랑을 하세요..^^
이런 남자분  2010-10-21 12:2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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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감정을 돌아볼줄 알고, 다른 이들과 똑같은 상황에서도 긍정적인 생각을 하시는 분들이야 말로 여자들이 만나고 싶은 남자겠죠.
실망감을 타인에 대한 분노로 표출하는 다른 글들 속에서 유독 빛납니다.
조만간 님같이 성숙한 생각을 지닌 여성분 만나 사랑에 빠지시길~ ^^
지친 이혼녀  2010-10-21 12:4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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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십대 라면 어느 정도 환상도 가지고 있고 열정도 있겠지만, 사십 여섯의 나이에 그것도 전남편에게 지독하게 상처 입은 이혼녀에게 프로포즈 수락 했다고 바로 사랑에 빠진 느낌으로 밤 12시 되어 끊임 없이 전화질 해대면 원글님이 만일 여자의 입장이라면 어떨것 같습니까?..하루 종일 강의 하고, 밤 11시까지 세미나하고 난 후 집에 돌아와 지쳐 골아 떨어져 자다가 갑자기 울린 전화 소리 듣고 ...자다 깬 여자가 상대를 긍정적으로 여기고 불타는 사랑 을 하고 싶은 열망에 가득 찬 채 ...지쳐 쉰 목소리로 전화를 친절 하게 받아 줄 수 있을것 같나요? 분명히 낮에 문자로 수업중 통화가 불가능하고 집에 늦게 귀가 하오니 메일을 먼저 주셨음 좋겠다고 의사를 밝혔는데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저 여자  2010-10-21 13: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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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기전에 약속 잡기위해 전화하는 것은 당연하고 좋지만

그외에 만나기전에 계속 전화오고 문자오면 거부감 들음
여자  2010-10-21 13:3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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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전화가 좋아요. 문자는 좀 감정이 덜 전달되고 성의가 없어보이고..
..  2010-10-21 14:3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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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션님 재밌네..여기서 재간을 부리고 계시다니..ㅎ 어디서든 긴글은 스크롤압박을 주기 마련...그래도 저는 글쓴이님 글 다 읽었어요~진지한 남자 싫어하는 여자 없어요~~여기 게시판엔 가볍고 쉽게 지치고 배추나 셀 때 쓰는 포기라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니는 사람이 많아서...^^
상실녀  2010-10-21 16: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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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이 많이 되는 글이네요...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많다는...갓만에 희망이 보이네요~~^^
그러게요...  2010-10-21 22:5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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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감을 가지고, 누군가를 기다리는 것은 때론 행복이죠~ 하지만 그 뒤에 찾아올 실망을 너무 많이 겪다보니...
이제 제 자신을 못믿고 이런 마음도 아니다 아니다 할때가 더 많은것 같아요.
님 글을 보고나니...좀 더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기분이라도 있을때 즐기렵니다. ㅎㅎ
멋져부러~ 좋은 분 만나세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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