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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골라봐, 이 중에 어느남자?[6]
by 삶은사랑 (대한민국)  2011-02-17 00:59 공감(0) 반대(0)
[프로필 공개는 제 글에 대한 책임감과 조건 앞에서 저 스스로 당당해 지려는 애씀입니다.
그와 관련한 개인적 견해는 자제 부탁드립니다^^
'결혼하기에 나쁜 조건의 상대' 이전에 저도 상처받고 눈물흘릴 수 있는 가슴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제 있었던 일입니다.
올해 30세... 선시장에서는 선망하는 여교사입니다.
그 분이 갑자기 '누가 나아요?' 라며 조언을 구합니다.
A4 한 장의 용지에는 세 명의 인적사항이 담긴, 사진까지 첨부된 남성들이 있습니다.
다 30대 초반분들.. 번듯한 대학 나오셔서 선시상에서 또 선망의 대상이라는 우직한 직업군..
전문 분야에서 종사하는 공무원들입니다.
같은 직장 사람들이라 모두 하나씩 소개시켜줄 수는 없으니
그 중에 가장 마음에 드는 한 사람을 고르라는 주선자의 주문이었습니다.

우왕~ 이거 이렇게 보니까 상품이 따로 없더군요.
얘기를 들어보자면, 워낙에 또 주어진 일을 책임갖고 철저히 하려는 경향이 있는 분(주선자)이라 그런지
소개받을 분이 망설이니까 아예 일목요약하게 정리해서 선택을 수월하게 해주셨던거더군요.

30평생을 넘게 살아온 한 사람의 인생이 A4 한 장도 아닌 1/3만을 채우는 것으로 요약이 될 수 있더군요.
다른 여직원들 함께 모여서 이러쿵저러쿵 합니다.
저야 워낙 회사에서 '섬(island)'으로 통해서... 좀처럼 공유하지 못하는 부분도 많은데..
이직을 굳혀서 그런지 조금더 직원들 신경쓰면서 그 대화가 귀에 들어왔습니다.

여튼 각자 자신의 견해를 담아 이런저런 조언과 사진+프로필에서 받는 느낌을 이야기 합니다.
저도 한동안 거기에 속해서 이런저런 마치 임상적 경험을 토대로 과학적인양 몇 줄의 조건을 보고
그사람을 품평합니다.
그러다 문득 느낀 것...
이곳의 내 프로필로 누군가는 또 자신의 삶의경험에만 비춰서 나를 평가하고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었습니다.ㅎ
순간 그 세 남성분들에게 죄송해지는 시간이었지요.
허나 그 여교사 입장에서는 3명을 동시에 취할 수 없기에 어쨌든 그 몇줄로서 그들 중 한사람을 선택해야 합니다.
여교사에게도 힘든 선택의 시간이었습니다.
가끔 이곳 게시판에서 앞뒤없이 비난받는 분들도 그런 기로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들이었으리라는 생각도 듭니다.

간간히 올라오는
'내가 어장관리 당했나봅니다'
'제가 프로필 차단당했습니다'
'제 연락을 씹습니다'
'프로포즈 거절당했습니다. 황당합니다'

등등등... 많은 울분들이 쏟아져 나오는데...
후~ 예전에 도덕 교과서에 봤던 황희 정승의 일화도 생각납니다.
정확히 기억나진 않으나 두 하인이 싸우길래 한 사람 얘기듣고는 그래 너 참 열받겠구나 했다가
다른 사람 얘기 듣고는 너도 열받겠구나 하자 두 하인이 대체 누가 옳은거냐고 따졌다는..
그때 황희정승이 어떻게 현명히 넘어갔는지는 기억나지 않으나(이 episode아시는 분 댓글로 좀 갈켜주삼!^^)
양쪽 사람 다 자신의 입장이 있음을 제게 일깨워줬던 이야기입니다.
또한 저는 기본적으로 그냥 사람은 절대적으로 악한 사람은 없다고 보는 견해인지라...
아무리 객관적으로 나쁜짓을 했어도 그사람 나름에서는 그것이 최선이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어서
무조건적인 비난은 잘 하지 않게 됩니다.

그렇다보니 저는 최대한 남에게 상처주지 않으려 애쓰지만
저도 모르게 어쩔 수없이 상처를 주게 되는 경우가 있는지라...
제게 상처주었던 사람을 또한 싸잡아서 '나쁜눔'으로 매도하게 되지는 않더군요.

아~ 늦은 밤이라 그런지 자꾸 얘기가 주제를 벗어나려고 하는데...
오늘 그 A4 한장에 담긴 세명의 남성의 삶은 제게 좀 충격적이면서도
대체 '결혼'에서 '배우자'를 바라보는 입장, 가치관을 돌아보게 했습니다.
평생 함께 할 사람을 진지하게 만나고싶은 마음이 간절한 분들이
정작 A4 한장도 안되게 요약된 것으로 한 인격체를 판단하고 평가하고
그 안에서 평생 배우자를 고르려고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아주아주 큰 오류가 아닌지..
내 삶은 한 권의 책으로도 모자란다고, 밤새 얘기해도 다 말할 수 없다 여기면서
앞으로 더 많은 날을 함께 보내고자 하는 배우자의 과거 삶은 정작 몇 줄로도 충분하다고
당연히 여기고 있던 것은 아닌지...
그래서 아직도 이곳에 많은 분들이 혼자이며...
나는 참 괜찮은데, 맘에 드는 상대가 없다는 등 외부 귀인을 하며 자기 회의와 연민에
빠지려 하는 건 아닌지 생각해 봅니다.
물론 심리학에서 본다면 많은 분들이 '경제성의 원리'에 따른 판단과 결정인 것은 맞습니다.
그러나 그 원리만을 따르다가 범하는 오류도 정말 무시 할 수 없다는 것 또한 우리는 알고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심리평가를 하면서 종종 쓰게 되는 글귀가 있는데...
'피검자는 갈등이나 마찰을 타인이나 세상의 탓으로 돌리며 원망하고 분노를 느끼지만 정작 그 결과에 영향을 미친
자신의 태도나 반응은 돌이켜보지 못해 문제를 심화시키거나 내적 고통감을 가중시키는 경향이 있어 보인다'
이게 사회에 적응적으로 기능하지 못하는 일부만을 일컫는게 아니라
그들을 평가한답시고 앉아 있는
제 자신에게 조차도 적용될 수 있는 말들이었다는 것을...
저는 그 A4에 실린 세 분의 번듯한 남성들을 통해 깨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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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02-17 02:0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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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판검사?;;
선시장에서 주어지는 데이터는 모두 객관적인 데이터입니다. 누가봐도 이해할수있는 데이터이죠. (학벌,연봉,재산등)
나머지 주관적데이터는 직접 그 사람을 만나고 난후 당사자가 만들어가는 겁니다. 이렇게 해서 주관적데이터-즉 성품,인격,성격이 잘맞으면 서로 성혼에 이르게되는 것이죠. 즉 선시장에서 주어지는 객관적데이터는 주관적데이터를 만들기위한 겉포장지에 불과합니다. 마치 영화의 시놉시스와 직접영화보고 느낀점 과 비슷하다고 봅니다. 우선 시놉시스가 좋아야 영화를 정말 선택하게되는 것처럼 저는 그렇게 생각이드네요. 지구가 생겨난 이래로 결혼은 항상 이렇게 계급간의 집안간의 직업간에 연결로써 이루어졌고 지금와서 결정사라는 기업체를 통해 구체화된것뿐입니다. 지금 드러난것이지만 항상 있어왔었던것이죠.
 2011-02-17 09:0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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랭킹에 꼭 오르세요 이곳 문화에 대한 반기의 의미로
위에윗님  2011-02-17 09: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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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에게 들어온게 아닌거 같은데요.
주변에 30세 여교사에게 들어온걸 옆에서 봤다는 얘기죠.
행복남  2011-02-17 09:3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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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사랑 누님 글 잘 읽었습니다. 대체 이런 필력은 어디서 나오시나요? 하루 아침이 이루어진게 아니겠죠. 디지털시대에 카피를 하듯 카피할 수 있다면 참 좋겠습니다. ㅎㅎ 글 쓰는 분의 취지만 이해하면 이런 답글은 안 올라올텐데. 글귀 조목조목 따지면 흠잡지 못할 글이 어디있겠습니까. 다들 마음이 많이 삭막해지신거 같아서 안타깝고 한편으로는 나도 모르게 같이 흘러가고 있을지도 모르는 제 자신을 다잡을 수 있겠네요.
아무쪼록 누님 좋은 글 계속 좀 올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ㅋ
원글자  2011-02-17 10:2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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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남님.. 저는 글쓰면서 행복하군요.. 이런 열혈 애독자가 계신것 같아서..ㅎㅎㅎㅎ
그냥 책을 많이 읽진 않으나 정독하는 편이고 베스트셀러보다는 고전, 명작을 더 좋아하고요..
일주일이면 몇 개씩 사람을 품평하는 보고서를 쓰고 있고요..(이것 은근 창의적인 일입니다^^)
전문 심리학 서적 읽는 것을 좋아하고요..
무엇보다 틈만나면 내가 왜살지, 어떻게 사는 것이 가치로울까를 생각합니다.
허접한 글이나 그런 제 삶이 글쓰기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듯 합니다.
아차차차 또한 30대 중반을 넘어가고 있는 인생 경험도 많은 영향을 주고 있겠지요...
그래서 저는 제 나이를 좋아합니다. 지금을 지나면 다시 돌아오지 못할 나이니까요.
행복남  2011-02-17 10:3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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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부끄럽게도 책을 많이 읽지 않았네요. ㅠㅠ 그래도 그나마 심리학에는 관심이 있어서 수업도 좀 들었고 군복무시절 김정일씨 책 몇권 읽었네요. 부대에서 딱히 할일이 없어 책을 읽었겠지만 재미있게 읽었어요 물론 전역하고서는 논다고 못봤지만 ㅎㅎ 어찌보면 정의할수 없고 설명하기 힘든 남녀관계를 그나마 가장 근접하게 풀어낼 수 있는게 심리학이 아닌가 합니다. 근데 누님 전 공부를 못해봤지만 왠지 모르게 있자나요. .머랄까.. 어릴때부터 그쪽으로 끼(?)가 있다고 해야하나.. 다른 사람 의도를 읽어내거나 감정을 파악한다거나.. 하는데 있어서 빠르고 스스로도 그런 느낌 또 주위로부터 그런 말들을 종종 들었는데 아무래도 직업을 잘못택한거 같아요 ㅋㅋ 맨날 욕이나 먹으니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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