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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
by 정한현 (대한민국/남)  2004-03-25 11:55 공감(0) 반대(0)
신부

서정주


신부는 초록 저고리 다홍치마로 겨우 귀밑머리 풀리운 채
신랑하고 첫날밤을 아직 앉아 있었는데
신랑이 그만 오줌이 급해서 냉큼 일어나 달려 가는 바람에
옷자락이 문쩌귀에 걸렸습니다.
그것을 신랑은 생각이 급해서 제 신부가 음탕해서
그 새를 못 참아서 뒤에서 손으로 잡아 다리는 거라고
그렇게만 알곤 뒤도 안 돌아 보고 나가 버렸습니다.
문 돌쩌기에 걸린 옷자락이 찢어진 채로
오줌 누곤 못쓰겠다며 달아나 버렸습니다.

그리고 나서 사십년인가 오십 년이 지나간 뒤에
뜻밖에 딴 볼일이 생겨
이 신부네 집 옆을 지나가다가
그래도 잠시 궁금해서 신부 방 문을 열고 들어다 보니
신부는 귀밑머리만 풀린 첫날 모양 그대로
초록저고리 다홍치마로 아직도 고스란히 앉아 있었습니다.
안쓰러운 생각이 들어 그 어깨를 가서 어루 만지니
그때서야 매운 재가 되어 폭삭 내려 앉아 버렸습니다.
초록재와 다홍 재로 내려 앉아 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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