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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항상 그랬다.
by 보쌈에동동주 (대한민국/남)  2011-05-13 23:57 공감(0) 반대(0)
이제 조금은 알 것 같다.
보고 싶다고 다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며
나의 사랑이 깊어도 이유없는 헤어짐은 있을 수 있고
받아들일 수 없어도 받아들여야만 하는 것이 있다는 것을,
사람의 마음이란 게 아무 노력 없이도 움직일 수 있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움직여지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기억속에 있었을 때 더 아름다운 사람도 있다는 것을,
가을이 가면 겨울이 오듯, 사람도 기억도 이렇게 흘러가는 것임을.


나이를 먹어 좋은 일이 많습니다.
조금 무뎌졌고 조금 더 너그러워질 수 있으며
조금 더 기다릴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저 자신에게 그렇습니다.
′이젠 사람이 그럴 수도 있지.′ 하고 말하려고 노력하게 됩니다.
고통이 와도 언젠가는 설사 조금 오래 걸려도
그것이 지나갈 것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내가 틀릴 수도 있다고 문득 문득 생각하게 됩니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학대가 일어날 수도 있고
비겁한 위인과 순결한 배반자가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사랑한다고 꼭 그대를 내 곁에 두고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잘못된 사랑은 사랑이 아닐까?
나이를 많이 먹은 지금 나는 고개를 저어봅니다.
잘못된 것이었다 해도 그것 역시 사랑일 수는 없을까요.
그것이 비참하고 쓸쓸하고 뒤돌아 보고 싶지 않은 현실만 남기고 끝났다 해도
나는 그것을 이제 사랑이었다고 이름 붙여주고 싶습니다.
나를 버리고,


되돌아보면 진정한 외로움은 언제나 최선을 다한 후에 찾아왔습니다.
그것은 자기 자신의 본질을 직시하지 않으려고
이리저리 거리를 기웃거리는 외로움과는 다른 것입니다.
자신에게 정직해지려고 애쓰다 보면 언제나 외롭다는 결론에 다다릅니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그럴 때 그 외로움은 나를 따뜻하게 감싸줍니다.
친구가 말했습니다.
당하면 외로움이고 선택하면 고독이라고,
우리는 외로우니까 글을 쓰고 외로우니까 좋은 책을 뒤적입니다.
외로우니까 그리워하고 외로우니까 다른 사람의 고통을 이해합니다.
어떤 시인의 말대로 외로우니까 사람입니다.
그래서 저는 늘 사람인 모양입니다.


내가 죽기 전에 해야 할 일이 있다면
그때의 그와 그때의 나를 이제 똑같이 용서해야 한다는 것이겠지요.
똑같이 말입니다.

기억 위로 세월이 덮이면 때로는 그것이 추억이 될 테지요.
삶은 우리에게 가끔 깨우쳐줍니다.
머리는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마음이 주인이라고,


한 친구는 어느날 술에 취해 제게 말하더군요.
세상에 태어나 그냥 어느날 밤 문득
누군가의 손을 꼭 붙들고 도망치고 싶어 해보지 않은 사람과는 친구하지 않겠다고,
그 애달픔을 모르는 자와는 인생을 이야기하지 않겠다고,
누군가는 인생의 어느 골목에서 그렇게 누군가의 손을 잡고 달음질을 치고
누군가는 그 길모퉁이에서 그 손을 잃어버리고
누군가는 끝내 그 손을 내밀어 보지도 못하겠죠.


잠시 가던 길을 잃었다고 무어 그리 조급할 게 있겠습니까.
잃은 길도 길입니다. 살다보면 눈 앞이 캄캄할 때가 있겠지요.
그럴 때는 그저 눈 앞이 캄캄하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 바로 그것이 길이 아니겠는지요.
사실 따지고 보면,
우리는 언제나 너무 일찍 도착했으나 꽃 한송이 피우지 못했습니다.


세상은 ′이토록′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랑을 해보지 않은 사람과
그런 것들을 기꺼이 버텨낸 사람으로
한번 더 나누어 질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아이든 이성이든 가여운 이들이든 혹은 강아지든,
사람은 사랑없이 살아가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지요.

사랑하지 않으면 죽어있는 것이라는 것도 알았습니다.



공지영 - 빗방울처럼 나는 혼자였다




ps. 먼저 자리 뜹니다.

별건 아니지만 그래도 시험이라고 시험공부 좀 해야쓰겄네요...

주말인데

모두들 맞선이던 소개팅이던

아님 데이트건 잼나게들 보내세요...

긍정적인 마음가짐이 긍정적인 결과를 낳을겁니다.

모두 행복한 주말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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