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쵸콜렛 한 조각[2]
by 희망꽃 (대한민국/여)  2011-12-23 11:38 공감(0) 반대(0)
오늘은 일하는게 참 많이 힘들었어요. 마음이 아니라 그냥 일 자체가 너무 고되고 몸도 좀 다치고...
정말 쓰러질 것 같다.. 그만 두고 싶다.. 는 생각이 들 무렵 한 외국 할머니와 얘기를 나누게 됐어요.
원래 고객들과 사적인 대화 안하는데 왠지 한마디 더 걸고 싶더라구요.
어렸을 때 상상하던 동화 속 호호할머니같은 인상의, 할머니라기보다는 좀 나이든 아주머니 정도겠네요.
하얗고 굵은 컬의 펌헤어, 볼이 약간 발그레해서 온화하고 귀여운 인상이었죠. 얌전..하시고...

한국엔 처음이냐는 질문에만 해도 수줍게 웃으며 그렇다고 답하던 분이 무슨 일로 오셨냐니까 갑자기 우시는 거에요.
부모님께서 한국에 사신지 몇 년 되어가는데,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연락받고 오셨대요.
아버지가 계시지만 이제 자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우시는데
노부인의 첫 한국 나들이 정도의 대답을 예상했던 전 너무 당황스러웠고 미안했어요.
어쩌면 가벼운 small talk 하면서 고된 일로 인한 짜증과 잡생각이 떠오를 시간을 좀 때워보자는 심산도 있었거든요.
극심한 스트레스를 간신히 참고 있었을 텐데 괜히 물어봤다 싶어 저도 모르게 손을 잡았어요.

괜찮아요.. 지금쯤 그 분 영혼은 당신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함께 하고 있을 거에요..
부끄럽다면서 더 우시네요.
제 마음도 무너지는 것 같았어요. 저도 가족을 잃은 슬픔 알거든요.
사실은 저도 그 심정 알아요. 저도 그랬어요... 울어도 괜찮아요... 하는데 이번엔 제가 눈물이 나더라구요.

제 얘길 들은 노부인은 자기도 이렇게 힘든데 젊은 아가씨가 벌써 그런 일을 겪었냐며
자기 때문에 슬픈 기억 떠올리게 해서 너무 미안하다며 이번엔 제 손을 쓸어주시더라구요.
순간 저도 많이 울고 싶었는데 참았어요.
아버지가 계시긴 하지만 낯선 땅에 그런 일로 처음 오게 되어 뭐라 형용할 수 없는 두려움이 있었는데
처음 얘기를 나눈 한국사람이 아가씨여서 다행이라고, 돌아가서도 생각날 것 같다고...

떠나실 때 고마웠다며 쵸콜렛과 조그만 정표같은 걸 주셨는데
단 쵸콜렛 선물받아도 냉장고에 몇 년씩 그냥 있거나 남들 주는 제가
오늘은 보글보글 커피 내려서 그 분이 주신 쵸콜렛 맛보고 있어요.
손등을 쓸어주던 손의 감촉이 되살아나네요.
날도 참 추운데... 시신 수습해 가는 길 너무 무겁고 시리기만 한 마음은 아닌 상태로 귀국하시길...
한편으로는 ′그래, 가족을 잃고도 살아가는데 그깟 일이 뭐 대수라고~′ 하는 생각도 함께.
다른 이의 상처 덕에 위안을 얻는 것이 죄스럽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 분 참 고맙습니다.
누군가에게... 저도 이 쵸콜렛 같은 위안이 되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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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미리882  2011-12-23 22:4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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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추석 특집이였을 거예요. 섬에 사는 홀어머니를 만나러 간다는 초로의 할머니에게 피디가 질문을 햇어요.
"할머니,거기 보자기에 싸신 것은 머예요? 어머니 드리려고 머좀 사셨어요?"
짖꿎게도 카메라는 이미 보자기를 화면에 담고 있었고,
얼굴이 빨개진 할머니는 돈이 없어서 아무 것도 못샀다고 하시면서 얼릉 계란 한판이 싸인 보자기를 뒤로 감추셨어요.
부모자식간에는 정말 계란 한판으로도 이랗게 슬플 수가 있구나 싶더라고요.

슬플때는 슬픔으로 극복한다는 말이 잇어요. ^^
 2011-12-24 00: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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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꽃님에게 어떤 슬픈 일이 있었을까요? 어떤 일이든 ′이 또한 지나가리′라고 생각하시면서 현재는, 달디 단 초콜렛 맛만 생각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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