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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소개글 넘 힘들다..
by ejikang  2003-07-21 21:00 공감(0) 반대(0)
19일날 가입했어요.
말주변, 글주변 없는 저로선 저를 알리는 글쓰기가 쉽지 않네요.
그래도 정성들여 넘어야할 관문이겠죠?
더도 덜도말고 아랫글처럼 살아가고 싶어 가입했는데..
인터넷서 퍼온글입니다.


아직 신혼 기분에 젖어 있는지 아내는,
지하철역에서 전화를 걸고 집으로 향하다보면 베란다 불을 켜 놓은 채 그 긴 목을 더 길게 빼고 기다리곤 합니다.
어둑어둑한 보도를 걷고 있는 모습이 보이기라도 하면 우아하게 손도 흔들고, 엘리베이터 소리가 들리면 현관문도 열어둡니다.

며칠 째 아내는 그 퇴근 세레머니에 동참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늦게 시작한 공부를 남보다 유난스럽게 한 탓인지 허리에 병이 생겼다는군요.
입대 전, 삼개월 동안 고통스럽게 디스크 치료를 했야 했던 지라 아내가 얼마나 힘들 것인지 익히 알고 있습니다.
으르고 달래서 겨우 병원을 보냈더니 다행히 디스크나 뼈엔 이상이 없으니 좀 쉬면 나을 거라는군요.

그 악착같던 공부도 잠시 접어두고 며칠째 쉬고 있는 아내를 보면 맘이 아파서 전보다 더 자주 안아주곤 합니다.
뭐 그렇다고 아내가 하던 일들을 대신 해놓는 정성을 보이는 것도 아니건만 고마워서인지 아님 맘이 약해져서인지 요즘따라 아내는 가끔 묻곤 합니다.
아직도 아내만 예뻐죽겠냐고 말입니다.

품에 안겨 빼곰이 올려다보며 그런 소리를 서슴없이 하는 아내를 보노라면 한편 이뻐 죽겠는 마음이지만, 다른 한편 미안한 마음이 스르륵 자리합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을 약 1년 여의 야행에서 이제 곧 돌아온 처지에 어떻게 뻔뻔스럽게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아무 말이나 하기가 어렵지요.

다만, 그럭저럭 삼십대 중반을 향해가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저런 투로 말하는 아내를 보며 천상 여자는 여자인 모양이라고 생각합니다.
좀더 젊었을 때는 표현에 많이 인색하고, 사랑이라는 감정에 몰입되는 것에 시니컬하던 사람이었는데 말입니다.
결혼이라는 것에 대해 얽매이지 말자고 말을 하면서도 만 3년을 넘어서는 시점에서 남들이 경고한 권태기같은 것에 은근히 신경이 쓰이는 모양입니다.

아내에게 말해주고 싶었습니다.
당신과 살아가면서 당신을 사랑하지 않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만의 하나, 훗날 당신과 다른 길을 가야 하더라도 아마 당신을 사랑하지 않아서일리는 없을 것이다.
심지어 다른 사람을 사랑하게 되는 일이 벌어져도 당신을 사랑하지 않아서일리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 말을 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런 말이 입 밖으로 뛰쳐나와 공기를 타고 부유하는 게 두려웠습니다.
그냥 지금까지 함께 살아온 것처럼 그렇게 살아가면 되리라고 생각했습니다.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봐야겠습니다.
허리가 좀 나았는지 모처럼 새벽 공부를 하던 아내가 새벽 늦게 잠자리에 드는 걸 봤는데 지금은 일어나도 좋을 시각이니까...
허리는 정말로 나은 건지 확인을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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