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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나도록 바람불던 날...[10]
by 이정임 (대한민국/여)  2005-02-19 00:31 공감(0) 반대(0)
미안, 미안, 늦었어~~

갈아놓은 쥬스라도 마시고 나가라는 엄마의 목소리를 뒤로 한채, 말리지도 못하고 물방울이 두둑 떨어지는 머리를 질끈 동여매고 바람같이 달려나갔다.

울 회사는 토요일 격주휴무, 쉬는건 좋은데 출근하는 토요일이면 어김없이 이번주는 쉬는 날이지, 하는 어이없는 꿈을 꿔서 꼬옥 지각을 한다.

그날도 출근하고보니 쉬는 날이라서 허탈하게 돌아오는 꿈을 꾸는 바람에 늦잠을 자고 말았다.

시내한복판에 회사가 있어서 늦었다고 택시도 못타고 허둥지둥 지하철을 타고 출근을 했다. 간신 지하철에 몸을 싣고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고 차창에 비치는 내 모습을 보니 가관도 아니다. 머리는 산발에 화장도 못하고, 코트와 셔츠는 색상도 디자인도 따로따로...게다가 샤넬 라인 스커트에 앵클부츠를 신고 나왔으니 그러지 않아도 땅이 하늘보다 가까운 키가 더 작아 보인다...

휴~우... 그나마 주말에 약속이 없으니 다행이네...
씁쓸한 안도의 숨을 쉬면서..

아침부터 부산을 떤 날이면 느~을 그렇듯이 하루종일 허리한번 못펴보고 평일처럼 근무를 하고 파김치가 되서 퇴근을 했다.

터덜터덜 회사를 나와서 아무 생각없이 지하철역으로 걸어가고 있는데 저만치 화목해보이는 한 가족이 눈에 들어온다.

이제 마~악 걸음걸이를 시작한 듯한 아이는 아장아장 쓰러질듯 걸어가고 그 뒤에서 엄마는 유모차를 끌고 웃으며 따라오고, 아빠는 아이가 넘어질세라 오리걸음으로 아이의 뒤에서 어쩔줄을 몰라한다.

아이의 앙증스런 모습에 넋을 잃고 한참을 바라보고 있는데 따라오던 아이 아빠의 걸음이 주춤한다.
잘못본건가!

아이아빠는 3류드라마에나 나올법한 이유로 결혼직전에 헤어진 과거의 그 사람.
2년을 넘게 사귀고 부모님께 인사까지 드렸는데 어느날 그쪽 어머니께서 전화를 하셔서 만나자 하셨다. 회사앞 까페에서 분위기 잡고 하시는 말씀이 궁합이 안좋아 헤어지라고 했더니 아들이 맘이 약해서 말을 못하겠다 한단다.

그것으로 끝이었다.
어려서 그랬는지, 붙잡기에는 자존심이 너무 세서었는지 그 날 이후 그 사람에게서 걸려오는 전화는 한번도 받지 않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그마저도 끊겨서 그렇게 헤어졌었다.

그와 눈이 마주치고, 멈칫 한 순간....
아앙~~ 아이가 넘어졌다.
허둥지둥 아이를 일으키고 옷을 털어주는 부부를 보면서, 엉거주춤 서있던 나는 겨우
정신을 차리고 지나가는 택시를 잡아탔다.

'**로 가주세요'
행선지를 말하고 좌석에 앉아 창밖으로 보이는 가족에게 시선을 떼지 못하고 있는데 아무 이유도 없이 눈물이 뚜~욱뚝 떨어진다.

하필...
머리도 산발인 오늘같은 날...
코트도 맘에 안들고 구두도 맘에 안드는 오늘같은 날...
일도 많아서 파김치같이 지쳐있던 오늘 같은 날...
몇 년동안 어디서 뭘 하고 지내는지도 모르고 살았던 그 사람을 왜 하필 오늘 같은 날...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을 닦으려 가방에서 휴지를 꺼내려 하는데 기사아저씨께서 조심스럽게 말을 건네신다.
'아가씨, 오늘 나쁜 일 있었나봐요'

휴~~우...
'아니에요... 바람이 너무 불어서 눈물이 다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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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  2005-02-19 00:4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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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일도 있을수 있네요..슬프다..
ir***  2005-02-19 08:4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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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내시길...언젠가 꼭 인연을 만나실꺼예요..
ah***  2005-02-19 09:2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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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옛생각이 납니다. 가슴 아파요...
ha***  2005-02-19 09:4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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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인연 만나실 꺼예요
lo***  2005-02-19 10:5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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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의 드라마네요..ㅜ.ㅜ흐흐~
kd***  2005-02-19 11:5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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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하지만..여기 계신 회원님들중에서 aqualee님이 제일먼저 좋은분 만나셔야겠네요...힘내세요...즐거운 주말이잖아요^^
jo***  2005-02-19 13: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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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씁쓸함이 상끔한 미소로 바뀌는 날이 머지 않아 찾아올겁니다.^^
da***  2005-02-19 20: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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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요..전 여기 가입한지 일주일됐는데 한번 만났었거든요! 긍데
정말 여기서는 꼭 만날것만 같았는데 아닐것 같다라는 생각이 더 마니 드네요^^ 님~힘내세요..아마 결혼했으면 지금보다 더 힘들었을꺼라도 생각하세요..홧팅 ..여기의 모든 님들 반려자 만나실때까지 홧팅^^:
in***  2005-02-19 21:4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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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라도 마주칠까 화장을 하고 옷을 차려입었던 시간이 생각나서 눈물이 납니다... 확실한건 잊으려 애쓸수록 맘만 더 상하고, 사람은 다른 사람으로 잊혀지고, 님과 저는 행복해야 한다는 사실요~ 같이 힘내요..
지나간 사랑은 그저 아픔아닌, 사랑으로 기억되길 저와 함께 빌어요.. 화이팅^^
유츠***  2005-02-19 22:3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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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가슴속 깊은 곳에 담아두세요...꺼내보기 어려운 곳에 꼭꼭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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