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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손금[2]
by dalloway (대한민국/남)  2007-01-24 00:32 공감(0) 반대(0)
손 좀 내봐.


언젠가 그의 손금을 본 적이 있었다.
가늘고 힘없는 지선들이 드문드문 뻗어나간 오솔길 너머에 두갈래난 길을 연상시키듯
하는 손금이었다.

가만있자...이건 두뇌선이고 ....이중 두뇌선이 하향하고 있으니 넌 공부할 팔자인가보다.
근데 돈 되는건 아니야. 이 선이 하향할수록 물질과는 멀어지는거야.
공부만 죽도록 할 팔짜인가봐.

글쎄..내가 그때 이렇게 얘기했던가.


그의 감정선 위로 검지와 중지를 오가는 금성대를 보았다.
금성대 너머로 가느다란 지선들이 나와 포물선을 그리듯 하고있었다.


이게 뭐지..이 선들이 뭘 암시하는거였는데 잊어버렸다.

그땐 네게 그렇게 둘러댔던거 같다.
아니..잠시 나는 네 손금을 보다가 딴생각에 빠져버려 지선들이 복잡한 너의 금성대를
미처 해석해줄 여력이 없었나보다.




어떤 남자가 있었다. 그 남자는 아이스크림을 퍽이나 좋아하는 남자였지.
새로운 사랑을 시작할때도 즐기는 아이스크림을 고르 듯 단박에 여잘 만났다.
그리고 여자와 헤어질때도 결코 남자는 슬프지않았어

왜? 이 세상엔 그가 맛볼 아이스크림은 널려있으니까....
바닐라 초코, 쿠키앤크림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라즈베리 치즈루이스까지
골라먹는 재미가 있다는 아이스크림 광고처럼 아이스크림은 골라먹는 재미가 있으니까...



한탄할 필요도 없었지.
매일 매일이 남잘 붙잡아 두는 다채로운 아이스크림들의 향연이었으니까...


그렇지만 가끔씩 맘이 횡하긴 했지.

어느 날 습관적으로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만나던 여자와 편의점 앞에서 아이스크림을
먹던중이었을거야. 여자가 말했지.

장마가 시작되려나..바람이 왜이리 끈적대지.....

그녀는 아무렇지도 않게 날씨 얘길했었지 그리고 남자와 입맞추던 그 사랑스런 입술에
아이스크림을 듬뿍 묻혀가며 맛나게 아이스크림을 먹다가 입김에 날리는
찬바람 처럼 훅하고 내뱉듯 말했다.


우리 그만 만나....

그때 남자는 힐끗여자를 봤어. 여자는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아이스크림을 여전히 맛나게 먹고있었지.남자도 여자가보는 풍경을 보았어.

그래...장마가 시작되려나보다...


왜냐고 물을 필요도 없었지. 그저 여자는 새로운 아이스크림이 맛보고 싶었을 테니까.
그런 여자에게 왜? 하고 물어봤자 대답도 얻을 수 없겠지.
걸어도 받지않을 전화....그녀의 핸폰에 찍힐 구차한 남자의 번호들....
같은 일을 반복하는 건 바보짓이지.
그래 이쯤에서 끝내자.



아...아이스크림....
며칠간 이별의 아픔에 공허해진 남자의 게슴츠레한 눈을 다시 빛내준 것은 늘 그렇듯 언제나 골라먹을 수 있는 그 다양한 아이스크림을 맛보는 기쁨이었다.
그래..세상은 넓고 내가 맛볼 아이스크림은 널려있어.
다시 남자는 기운이 솟기 시작했지. 새로 맛볼 아이스크림의 맛이 정말 궁금했으니까...


무수히 많은 아이스크림을 종류별로 맛본 남자는 이제 아이스크림에 대해 도사가
되었을지도 몰라. 느끼한 음식을 먹고나서는 절대 쿠키앤크림을 먹으면 안돼.
샤벳정도나 슬러쉬정도가 좋겠다. 남들에게 권해주기까지 했지.
아이스크림에 대해 도사가 된 그는 더이상 맘이 공허해지지않았어.
예전에 맛본 아이스크림이든 다시 맛보게될 아이스크림이든 이름만 다를 뿐
모두 아이스크림일뿐...어떤 아이스크림이냐는 중요하지가 않았지.



문젠 바로 그거야..
아이러니하게도 남자는 늘 새로운 아이스크림을 찾아나섰지만 어떤 아이스크림도
그 진정한 맛을 알지못했다.
늘 새로운 아이스크림을 찾아나섰지만 그는 그 아이스크림을 다 맛본 후에도
그 아이스크림의 이름 조차 몰랐으니깐..
하도 많은 아이스크림을 맛보느라 기억도 없었지.
그래.그게 뭐가 중요하겠어. 그에게 소비되는 아이스크림을 기억할 필요는 없을테니...


하긴... 아이스크림이면 그뿐이지...그게 뭐고 어떠했고 내가
그걸 맛보던 순간이 어떠했는지 다 무슨 소용이야. 그건 그냥 아이스크림인데...


그래..맞아...남자의 생각이 옳았을지도 몰라..
그게 우스운 이별도 견디는 특효약일테니까....


그러나 그남자의 태도가 그를 진정 외롭게 하는걸 그 조차도 몰랐어.
아니..결코 남자는 자신이 외로운지도 모를거야. 고독한 자신의 모습과 마주한 적이
한번도 없을테니...그의 곁엔 늘 새로운 아이스크림이 있어줄테니...



많은 시간이 흘렀지.여전히 네가 헤매이는 것을 보면 나는 너의 그 잔금많은 금성대를
잊을 수 없구나.

그건 아이스크림을 즐기던 그남자의 운명과도 같은거였어.
미래를 예언하는 거북이 등가죽의 문양처럼 너의 그 복잡하게 갈라진 금성대는 오랜 시간
널 헤매이게 할 슬픈 시련을 암시했을지도 몰라.
새로운 아이스크림을 찾아 헤맸지만 어떤 아이스크림도 진정 맛보지 못했던 남자의
운명 같은거 말이야...


그리고 나는 그 역마살처럼 너를 괴롭힐 그 금성대에 얽힌 비밀을 차마 네게 발설할 수
없었어.... 그 순간에 말야.

하지만 여전히...니가 아프지 않길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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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2007-01-24 00:4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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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도 긴 항해를 언젠가는 마치겠죠. 그의 진정한 필요를 만족시키는 사람을 찾거나 현실에 타협을 마치고 나면.
조**  2007-01-24 01:4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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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항해가 수요에대한 충족이나 현실의 타협으로 끝나는 엔딩은 바라지않아요. 손쉬운 사랑이 판치는 세상이지만 그가 타성에 빠져서 그런 세상의 흐름과 같지않길 바래요. 욕구를 충족시키는 수요 차원의 사랑이 아니라 진심으로 사람에 대해 아파하고 온전히 서로를 사랑하며 책임을 배우는 그런 사랑을 찾아 행복하길 바랄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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