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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혼을 받고 나서....
by 이숙영 (대한민국/여)  2002-12-03 12:33 공감(0) 반대(0)
클래식 음악이 흐르는 레스토랑에서 예쁘게 포장되어 있는 상자를 열고 반지를 꺼내 제 손에 끼어주었습니다.
제가 청혼은 정식으로 받고 싶다고 했었거든요.
늘 그렇듯 그 사람은 쑥스러워하면서도 웃으면서 절 바라보더니 평생 행복하게 해주고, 평생 고생 안 시키고, 공주님처럼 모시고 살테니 결혼해 달라고 하더군요.
원래 말 주변이 좀 없는 사람이라(처음엔 말을 잘 하는 줄 알았는데 만날수록 말 주변이 없더라구요.) 그 정도면 상당히 노력했네 싶어서 웃음이 나왔습니다.

반지를 끼고 집에 들어와서 울었습니다.
제 보석함을 열고 반지를 끼워놓고 옆에 껴 있는 커플링 한 쪽을 보고는 눈물이 나서.....
이젠 다른 사람 곁에 있는 그 사람이 추운 겨울날 알바해서 사 주었던 커플링 반지를 보고는 눈물이 나서.....
엄마가 제가 직장에 간 사이 집에 있던 그 사람이 해 주었던 선물이나 사진들 모두 버리셨는데, 보석함에 넣어두었던 반지는 미처 모르셨던 모양인지 그건 무사하더라구요.
제 키 반만한 곰인형을 버리셨다는 걸 알았을 때 그 서운함이란...지금도 피아노위에 곰인형이 있었던 자리를 볼 때마다 허전합니다. 궁합이 안 좋다고 그렇게 반대하던 저희 엄마였는데 막상 그 사람과 끝나니까 저대신 우시더라구요.
많이 많이 빌었던 거 같아요. 뭔가 그 사람 맘에 안 들때, 화가 났을 때 무릎꿇고 빌고, 손 모으고 빌고, 매달리고..울고...
그 사람이 싫어하는 행동은 하지 않으려고 4년이 넘게 제 자신을 그 사람에게 맞추며 살았는데....그런데...그런데....
어느 날 문득 그 사람옆에 다른 사람이 있더라구요.
키도 저보다 작고, 외모도 그냥 그런, 직업도 그냥 그런 사람이 곁에 있더라구요.
울며 매달리는 제게 그런 제 모습에 질렸대요.
남자들은 이상해요. 처음엔 죽을 듯 잘해주다가 여자가 넘어와서 자기 목숨보다 더 중히 여기면 그 땐 질린다고 하니....

선을 많이 본 거 같아요. 부잣집 아들에, 좋은 학벌에....선이란 게 다 그렇죠. 보통 여자는 자기보다 높은 집안과 선을 보게 되니까요.
봐도 봐도 내키지 않다가 선우에서 그래도 마음이 가는 사람을 만났고 그 사람과 있음 편하고....이 정도면 됐다 싶은데...

그런데 왜 눈물이 나는 건지 모르겠네요.
청혼을 받고 웃었으면서 우리 잘 살아보자고 약속했으면서 집에와서 눈물을 흘리는 절 이해할 수가 없어 서글퍼집니다.

분명히 지금의 사람을 사랑하는데....
전 사람과는 다른 색깔로 다른 느낌으로 사랑하는데...
만일 그 사람이 다시 온다고 해도 받아줄 마음도 없는데....
그런데 왜 제가 서글퍼지는지, 눈물이 글썽거리는지 알 수가 없네요. 마음이 참 허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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