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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by 조순식 (대한민국/남)  2002-08-27 15:34 공감(0) 반대(0)

아침에 자구 일어나니 비가 많이 내리더군요.
창문틀을 두드리는 굵은 빗방울 소리가 왠지
장난이 아니게 느껴지지는게... 참 출근하기
싫었거든요.

사회에 발을 내디디면서, 경제적으로
독립된 개체가 되면서부터... 짜증스런 기분을
무시한채 시계처럼 출근을 하고 있는 내 자신이
가끔은 참 서글프단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햐튼... 오늘 아침엔...
다 젖어버린 바지가랭이와 추적대는 구두가
정말 땡땡이 치고픈 맘이 꿀떡같게 만드는
그런 날이었답니다.. *^^*

이렇게 빗방울이 굵은 날엔... 그저..
따스한 아랫목에 엉덩이 깔고 앉아 친구들끼리
감자를 삶아 먹거나 부침개를 구워 먹으며,
만화책을 뒤적거리거나 비됴한편 틀어놓고
딩굴딩굴하기 딱 좋은 날입니다.

삼삼오오 둘러앉아 손에 손을 잡고
전깃줄 놀이를 해도 좋겠고, 엄지 손가락을 가지런히
모으고 목청껏 삼육구를 외치는 손가락 놀이를 해도 좋겠지만,
역시 이런 날 제격인 것은 고스톱이지요. ㅎㅎㅎ....

유년시절 저는 가난한 산골에 살았습니다.
버스가 시간당 한대, 하루에 딱 12번 들어오는
두메산골이었답니다.^^ 그것도 첫차는 7시쯤에나 있어서
읍내에 있는 인문계 고등학교에 다니던 동네 형들과
상업계 고등학교를 다니던 누나들은 이른 시간부터
부지런히 걸어 큰 도로로 나가야 하는 짜증스런 일을
3년간 감수해야 했습니다. 큰도로로 나가는 단거리
코스는 논두렁을 가로질러 가는 길인데, 아침마다
가득 내려앉은 이슬때문에 양말과 신발이 다 젖어버리곤
하였지요. 상상해보세요. 다 젖어버린 양말과 신발을
신고 등교를 해야하는 아이들의 기분을.. 으~ 찝찝해..^^

그런 날.. 어설프게 비라도 내리면,
그 질퍽한 길을 걸어야 했는데, 그게 참 못할 짓이어서,
아이들은 자주 꾀를 내곤 했답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연합해서 학교를 가지 않는 것이었는데.., 비가 조금 많이
오는 날이면 삼삼오오 모여, 학교로 전화를 걸게 됩니다.

"선생님 비가 너무 많이와서,
다리에 물이 넘쳤어요. 어떡해요?..ㅠ.ㅠ"

여자애들이 조금은 울먹거리며 그렇게 전화를 하면,
선생님은 어김없이 가정학습을 명하셨지요. 그럼 여상에
다니던 누나들과 남고에 다니던 또래 몇명은 우루루 한
집으로 몰려가 가정학습(?)을 하게 됩니다.

따뜻하게 데워진 아랫목에 이불을 뒤집어 쓰고 앉아
사춘기의 고민을 나누기도 하고, 손바닥이 부르트도록 때려도
직성이 풀리지 않는 게임을 하기도 하고, 고구마며 감자,
부추에 밀가루 반죽을 두른 부추부침게 등을 만들어 먹기도
하면서 말입니다...^^.

시골은 그런 면에서 참 자유롭습니다.
말같은 처자와 장정같은 총각들이 한 방에 모여 앉아
그렇게 몇 시간을 함께 옷고 떠들어도 어른들은 별 다른
말을 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런 공동체의식이 함께 긴긴 밤을
지세우게 되더라도 아무런 일이 없도록 만들었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문득... 짜증스럽게 내리는 출근길의 빗방울 바라보면서
잠시 그 시절을 생각해보았습니다. 다시 고등학생으로
돌아간다면 우리는 또 어느 친구의 자취방 구석에 옹기종기
모여 감자를 삶아 먹으며 옛날 이야기를 하겠지요.
하지만, 지금 그런다고 해서 그때의 그런 감흥들이 되살아
날 수 있을까요? 그냥 추억을 한번 되살려 보는 것
뿐이겠지요.후후..^

문득...
그리워집니다. 짧은 스포츠 머리에
화장실에 숨어앉아 88라이트를 나눠피던 시절이..ㅋㅋㅋ
저 농땡이였어여.. ^_____________________^

나.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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