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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화상 *
by 소나기 (대한민국/남)  2010-06-24 14:48 공감(1) 반대(0)
자 화 상
-윤 동 주-

산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을 홀로 찾아가선 가만히 들여다 봅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사나이가 있습니다.

어쩐지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가엾어집니다.
도로 가 들여다 보니 사나이는 그대로 있습니다.

다시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그리워집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고 추억처럼 사나이가 있습니다.


앳된 교생선생님의 눈길 한번에 얼굴이 붉어지고, 그 모습 들킬까 고개조차 제대로 들지 못했던 순수했던 사춘기. 돌이켜 보면 높게만 설정해 놓은 이상향과, 어설프고 불만만 가득했던 부족하기만 한 현실 속 내 모습과의 괴리감에, 정서적으로 큰 혼란에 빠져 허우적대던 사춘기, 그 시절! 지독하리만치 감정이입되게 만들었던 윤동주님의 ‘자화상’ 구절구절이 다시금 가슴에 와 박히는 요즘이네요.

선우에 가입한지 벌써 6개월이 다되어 갑니다. 인연은 자연스레 찾아오는 것이라 생각하며 지내온 30대 초반의 시간은, 마치 누군가에게 도둑맞은 듯 순식간에 사라져 버린 것만 같고, 연로하신 부모님의 걱정스런 눈빛과 하나 둘 인연을 만나 사라지는 주변 친구들의 빈자리에 뒤늦게야 정신차려 인위적으로라도 기회를 갖고자 이곳에 발을 들여놓았지만…

인연을 찾기 위해 정성들여 쏘았던 화살은 매번 부족한 절 탓하듯 무관심 속에 허공 속으로 사라지고 마네요.

정말 진심을 담아 프로포즈했지만, 그 알량한 몇 줄의 진심어린 프로포즈가 초라한 모습까지 숨길 순 없었나 봅니다. 가정환경 같은 불가항력의 조건 외에, 새삼 ‘왜 난 나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지난날 더 노력하지 못했던 것일까?’하고 후회하게 되는 순간이 많아지네요. 남들과 비교해 많이 떨어지는 것도, 그다지 잘난 것도 없이 그저 평범하기만 하지만, 그래도 나름 성실하고 진실되게 살아왔다 생각하는데, 이곳에선 여러면에서 절로 고개가 숙여지고 마네요.

가정환경, 학벌, 직업, 연봉 등 이곳에 오기 전엔 크게 의식하지 못했던 부분들을 자꾸 돌아보게 되고, 비교하게 되고..

제 앞에 마주할 님을 찾아 이곳에 왔지만 결국엔 씁쓸한 미소만 짓고 있는 의기소침해진 자신만 발견한 느낌이랄까요.

많이 위축된 게 사실이지만, 이곳이 아니더라도 있는 그대로의 나를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 줄 그녀가 어딘가에서 분명히 내가 다가서 주길 바라고 있을 것이라 되뇌이면서, 다시 한번 힘을 내보고 싶습니다.

혹시 위축된 자화상을 마주하고 있는 분들이 계시다면, 저한테 말하듯 힘내자고 말하고 싶습니다.
세상의 절반이 여자(남자)인데, 그 중에 제 짝이 없을까요? (솔직히 그럴수도 있단 생각이 들긴하지만^^;)

모두들 건승하셨음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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