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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아픈 후회[4]
by 황지우 (대한민국/여)  2010-09-22 22:14 공감(0) 반대(0)
슬프다

내가 사랑했던 자리마다

모두 폐허다

완전히 망가지면서
완전히 망가뜨려놓고 가는 것; 그 징표 없이는
진실로 사랑했다 말할 수 없는 건지
나에게 왔던 사람들,
어딘가 몇 군데는 부서진 채
모두 떠났다

내 가슴속엔 언제나 부우옇게 이동하는 사막 신전;
바람의 기둥이 세운 내실에까지 모래가 몰려와 있고
뿌리째 굴러가고 있는 갈퀴나무, 그리고
말라가는 죽은 짐승 귀에 모래 서걱거린다

어떤 연애로도 어떤 광기로도

이 무시무시한 곳에까지 함께 들어오지는
못했다, 내 꿈틀거리는 사막이,
끝내 자아를 버리지 못하는 그 고열의
신상이 벌겋게 달아올라 신음했으므로
내 사랑의 자리는 모두 폐허가 되어 있다

아무도 사랑해본 적이 없다는 거;
언제 다시 올지 모를 이 세상을 지나가면서
내 뼈아픈 후회는 바로 그거다
그 누구를 위해 그 누구를
한번도 사랑하지 않았다는 거

젊은 시절, 내가 자청한 고난도
그 누구를 위한 헌신은 아녔다
나를 위한 헌신, 한낱 도덕이 시킨 경쟁심;
그것도 파워랄까, 그것마저 없는 자들에겐
희생은 또 얼마나 화려한 것이었겠는가

그러므로 나는 아무도 사랑하지 않았다

그 누구도 걸어 들어온 적 없는 나의 폐허;
다만 죽은 짐승 귀에 모래의 말을 넣어주는 바람이
떠돌다 지나갈 뿐
나는 이제 아무도 기다리지 않는다
그 누구도 나를 믿지 않으며 기대하지 않는다

-------------------------------------
황지우시인의 "뼈아픈 후회"라는 시 입니다. 미리 출처를 밝히지 않아 죄송합니다...
어려서 어리석게 연애하던 시절이 생각나 옮겼는데 좀 생뚱맞게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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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내세여  2010-09-22 22: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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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디~~
레테의 강~  2010-09-22 22: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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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어려워..
/뼈아픈 후회/는  2010-09-22 22:3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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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자기애(나는 다른 사람들과는 다르다는 우월감, 혹은 필요이상의 헛된 신념에 대한 집착)에 대한 고통스러운 성찰에 관한 시입니다.
/나는 다른 사람보다 우월한 특별한 사람이야./라는 교만함 때문에 젊은 시절 진정한 사랑을 하지 못했다는 회한이요.
학창시절, 남보다 잘나기만을 강요받고, 다른 사람들의 위에 서야만 성공한 사람이라는 '잔인한 성공지향 교육'을 받은 우리 세대들에겐 필요하고, 공감가는 시라고 생각합니다.
잊고 있었는데, 좋은 시 적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글쓴이  2010-09-22 22:4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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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님 설명 감사합니다.
막연하게 공감하던 시였는데 윗님 설명읽고나니 더욱 가슴에 와 닿네요.
이런 씁쓸한 자기성찰도 성숙해가는 과정이겠지요. 가슴 앓으면서 나이먹는 사람의 훈장이네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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