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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이여! 당신 자신을 고용하라
by 윤호원 (대한민국/남)  2002-10-22 09:29 공감(0) 반대(0)
세익스피어는 우리에게 자신의 희곡을 통해‘온 세상이 우리의 무대’라고 가르쳤다.

혹자는 세계는 넓고 할 일은 참으로 많다고 말했다.

여성들에게는 어떤가.해야 할 일이 무궁무진하다는 것은 알겠는데, 여성들에게 세상은 그리 넓은 무대도 아닌 것같고, 그렇다고 그 넓은 가슴으로 기꺼이 여성을 맞이하는 일이 그리 많지는 않아 보인다.

오히려 여성에게 세상은 여전히 두터운 장벽으로 다가올 뿐이다.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21세기는 여성의 시대며 이 세계의 절반인 여성인력의 활용에 미래가달려 있다고들 전 세계가 아우성이다.

세상의 아들들에겐 온갖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며 그저 평생을 열심히 일하기만을 종용해 온데 반해 아내나 딸들이 일하지 않는 데 대해선 전혀신경을 쓰지 않았던 그런 세상이었는데 말이다.

지난 16일 매일경제가 주최한‘제 3회 세계 지식포럼’에서 도널드 존스턴 OECD 사무총장은 “지식기반사회의 국가경쟁력은 전체 인구의 절반인 여성인력 활용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성공 신화의 주인공 오릿 가디쉬 베인 & 컴퍼니 회장 등 이날 세계 지식포럼에 참석한 세계 여성 CEO들 역시 지식정보화 시대의 주역은‘여성 경제인’임을 자신의 실사례를통해 과시한 바 있다.

정말 여성이 일을 해야 미래가 보장되는가.

여성이 그렇듯 부단히 시도하고자 하는‘일’을 찾아가는 과정, 그 고단한 현실을 통해 생각해 볼 일이다.

<편집자 주>“남편이 착실히 돈 벌어다 주는데 편안히 집에서 살림이나 하고 있지.

뭐하러 그 살벌한전쟁터에 나가.”시대가 변했다고는 하나 요즘도 간간히 주변에서 들려오는 이런 말들을 궁시렁거리는 사람들은 여전히‘간 큰 사람’인가.이같은 결론에 도달하기까지 이들에게도 분명 아픈 사연은 있었던 듯 싶다.

저마다 입장이다르고 처한 환경이 다르다고는 하지만 일부 전문직종의 종사자를 제외하고 많은 여성들이처한 근무환경은 실상 전장을 방불케 하는 까닭이다.

그렇다면 창업을 하면 될 것이 아닌가.

그 험난한 조직에서 벗어나 나만의 공간을 만들어가면 되는 것이 아닌가.

그러나 그게 어디 말처럼 쉬운 일인가.

돈도 없고 빽도 없고 가방끈짧은 사람들에게 길은 그리 순탄하지만은 않다.

묘하게도 남편을 잘 만나는 것이 여성의 삶을 질을 높이는 최상의 빠른 방편이라 여기는 일각의 생각들을 여전히 부추기고 있는 상황이 도처에 널려 있을 뿐이다.

그러나 그 만남이란것이 안타깝게도 극히 일부에게만 허용된 현실은 도리어 여성들로 하여금 부단히 일을 찾아외로운 길 삼만리를 떠나게 하는 원동력(?)이 될 수도 있어 보인다.

이는 마치 버트란트 러셀이 “안락하게 게으름을 피우고자 하는 사람들의 욕망이야말로 역사적으로 일해야 한다는 모든 신조가 생겨난 뿌리였다”고 강변하는 것처럼 보다 더 높은상층부에 대한 욕구는 여성들에게 어떤 형태로든 경제적 필요를 찾아 떠나게 하는 격이다.

이로인해 비정규직이라는 불완전한 고용상태의 일이라도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로 인해어쩔 수 없이 감수해야만 하는 현실에 놓여 있는 사람들이나 별다른 승진승급의 기회가 보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렇다할 전문기술을 보유하지 못하고 있다는 자괴감에 빠져 있는사람들이 느끼는 박탈감은 상대적으로 더 클 수 밖에 없다.

이같은 현상들은 그만큼 우리 사회 도처에 전통적인 성별분업이라는 낡은 관념이 상존하고있다는 반증이다.

이것은 다시 부메랑이 돼 노동시장에서 언제고 기회만 되면 여성을 축출하고 배제하는 주요한 기제로 작용해 왔다고 이대 조순경 교수는 말한다.

인간 실존의 조건 ‘노동’

버트란트 러셀은 산업사회가 낳은 인간의 노동으로부터의 소외를 통렬하게 비판하며 열심히 일해야 한다는 사회적 통념과 달리 인간의 진정한 자유와 주체성 확립을 위해서는 오히려 여가가 필요하다고 주장함으로써 논쟁적 쟁점을 제기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우리는 그렇듯 일에 매달리는가.

왜 남편을 잘 만난 사람들조차 일을 하기를 원하며 지금이 순간에도 나이와 학벌에 상관없이 수많은 여성들이 인력시장을 기웃거리고 있는가.

“한 개인의 다른 개인에 대한 경제적 의존은 그 개인의 일상적 생활과정에서 다양한 종류의 선택 가능성을 제한한다.

특히 자본주의 사회에서 한 개인이 자율적이고 독립적인 성인으로 인정받기 위해 가장 필요한 조건 가운데 하나는 자기 스스로의 경제적 필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능력이다.

”이대 조순경 교수가 말하는 일에 대한 정의다.

조 교수는 좀 더 본원적인 ‘노동’이 갖는의미를 “자연의 변화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의 본질을 변화시키는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

모든 사람들이 일생을 살아가면서 필연적으로 노동의 결과물을 일정량 소비하게 돼 있는 이상 노동은 인간 실존에 필요한 조건 가운데 하나라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노동은 자존감과사회적 정체성, 사회적 인정을 획득하는데 필요한 한 과정이다.

이렇게 본다면 여성과 남성모두에게 사회적 공간에서의 노동, 일은 경제적 필요를 넘어 실존적, 심리적 의미를 갖는다는 결론이다.

그러나 모두에게 이렇듯 신성한 의미의 노동의 기회가 균등하게 주어지느냐 하면 그렇지 않다는데서 문제는 도사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상당수의 여성들이 직업을 갖는 이유로 언급하는 ‘자아실현’은 언뜻 보기에 기본적인 생계가 유지된 이후의 ‘사치스러운’필요라는 생각마저 들게 하는 것이다.

더욱이 일하는 여성들이 겪는 가사와 육아라는 현실적인 이중고는 수많은 능력있는 여성들에게 정상적인 노동으로부터의 단절을 맛보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물론 우리 주변에 슈퍼우먼으로 가정과 직장을 양립하는 성공적인 사례가 없는 것은 아니나 젊은 세대일수록 자녀 양육 및 학업을 제대로 보살펴 주지 못하는 데 대한 심리적 갈등으로부터 놓여나고자 하는 자기 방어 논리는 더욱 깊어만 가고 있다.

우리가 출산기피율 세계 1위라는 무서운 현실을 맞게 된 것도 바로 이런 슈퍼우먼 콤플렉스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여성들의 안간힘인 것이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많은 이론가들은 이구동성으로 여성의 낮은 경제활동참가는 사회적으로 큰 문제를 낳고 있다고 강변하고 나섰다.

창원대학교 황석만 교수는 “우선 지속적인 교육수준의 향상에도 불구하고 여성들이 취업을 하지 않거나 짧은 취업 후 곧 퇴직하게 되면 교육을 위해 들인 사회적 비용에 대한 효과가 낮게 나타난다는 점과 경기 회복시 예상되는 심각한 인력 부족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여성인력활용이 이뤄질 수 없다”는 점을 들고 있다.

그렇다면 경기가 좋지 않았을 경우에만 여성인력은 활용할 대상인 것인가.비근한 예로 지난 97년 IMF는 많은 여성들로 하여금 생계형 창업을 하게 하는 기회를 마련해 주었다.

부분적으로 여성들이 창업에 일가를 이루기는 했으나 한편에선 경제적 위기상황은 수많은 비정규직 등 불완전한 고용형태를 감수케 하는 양상을 띠게 했다.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여성들의 창업 붐도 실상 경제적 위기가 배경이 된 경우다.

그러나 위기는 분명 기회로 작용하기도 한다.

출발은 위기감에서 비롯됐다지만 여성들의 다양한 분야에서의 약진은 분명 힘으로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www.women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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