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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은 왜 해요? 남들이 다 하니깐.[8]
by 전철남 (대한민국)  2011-01-26 11:14 공감(0) 반대(0)
- 영어는 왜 해요?
영어가 하기 싫은 애들은 꼭, 이런 질문을 한다.
사실은 나도 가끔 의문이 든다. 왜 영어를 해야할까.
대학에 가야 한다느니, 국제화 시대에 필수라느니,
그 따위의 식상한 대답을 나는 하기 싫다.
그중 가장 식상한 대답은 역시,
- 남들이 다 하니깐.

교육자가 되면서 나는 우리 아이들이 삶을 즐기도록 해주고 싶었다.
마음껏 상상하고 마음껏 뛰어놀도록. 삐삐 롱스타킹 처럼.
삐삐는 어른이 되지 않는 약을 먹어서 더이상 크지 않는다.
삐삐의 학교에서는 수업 대신 캬라멜을 먹는다.
- 그럼 선생님은 뭐해?
- 선생님은 아이들이 캬라멜을 먹기좋게 껍질을 까줘.
- 너는 왜 뒤로 걸어?
- 여기는 자유로운 나라니깐. 뒤로 걸으면 안된다는 법 있니.
삐삐가 세상에 나왔을때 어른들은 모두 혀를 찼다.
우리 착한 아이들이 삐삐처럼 나쁜 아이가 되면 누가 책임질 건가.
삐삐의 작가는 이렇게 대답했다.
- 내 안에 있는 아이를 즐겁게 해주고 싶었어요. 그뿐이예요.

나도 그랬다.
내 안에 있는 아이뿐만 아니라,
내 품 안에 있는 아이들 모두를 뛰어놀도록 해주고 싶었다.
어느날 어떤 학부형이 찾아온다.
- 여긴 체벌이 없나요? 우리애가 그러는데 수업시간 쌤이 장난치고 숙제 안해와도 봐주고...
원장이 부른다. 명문대 출신의 한때 스타강사였다.
- 어떻게 된 일입니까? 여긴 사교육1번지예요. 숙제검사를 안하다니요.
나는 할말이 없었다. 그것이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솔직히 숙제를 내주는 것도, 검사하는 것도 싫었다.
아이들은 리스닝, 문법, 독해, 단어 등 매일 매일 엄청난 분량의 숙제를 해와야한다.
거기에 수학숙제를 더하면 이미 장난이 아니다.
그들에게 방학은 없다. 숙제없는 날이 곧 방학이 될터.
매일 영어만 5시간씩 수업을 듣고 수학을 똑같은 분량으로 수업을 듣는다.
이제 중학생인데. teps에 수능영단어라니.

재미가 없어졌다.
내 안에 있는 아이도 더이상 뛰어놀지 않는다.
당연히 교실에서도 아이들의 표정은 무겁다.
고민이 되었다. 그래. 어차피 내 수업은 5시간 중 일부에 불과하니깐.
나는 짤릴 각오로 예전처럼 하기로 했다.
대신 예전보다는 조금더 독해졌다고나 할까.
문법만 하다가 독해를 하니 독해질 수밖에.

애들이 좋아하는 캬라멜을 까주는 일은 즐겁다.
애들도 즐겁고 내 안의 아이도 즐겁다.
그러나 먹기 싫은 것을 억지로 먹이는 일은 힘들다.
애들도 그렇고 나도 그렇다.
- 니들이 좋아하는 것을 하렴.
몽둥이를 들면 성적은 오른다. 그러나 아이는 뛰어오르지 못한다.
현재 노벨상에 가장 근접해 있다는 어느 서울대 교수의 말이 떠오른다.
"창의력을 계발하는 방법 같은 것은 없어요. 그러나 가로막는 방법은 있죠.
모든게 꽉 짜인 삶을 살게 하는 것이 그것입니다."

나는 즐겁게 살 것이다.
내 안의 아이가 마음껏 뛰어놀도록 해 줄 것이다.
그리고 다른 아이들도 마찬가지.
나도 영어 하기 싫은 그 아이처럼 그렇게 쌩뚱하게 질문할 것이다.
- 결혼은 왜 해요?
그리고 그런 식상한 대답을 스스로 할 것이다.
- 남들이 다 하니깐.
남들이 다 하는 결혼. 남들이 다 하는 영어를 하는수없이 해야하듯이,
이왕이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사람과 하고 싶은 게 간절하다.
적어도 내 안의 아이가 마음껏 뛰어놀도록 허락해줄 수 있는 그 사람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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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질문 참..  2011-01-26 12: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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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시기 하지만... 문득 ...님이 너무 궁금해 프로필을 보았습니다.

어디도 흠잡을 데 없는 평균이상의 남성이시라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글을 잘 쓰시는데도.. 아직도 매칭창을 열고 계신걸 보니 문득 궁금한건데요.

프로필을 공개한 이후로 몇명의 이성이 나를 본 회원에 추가되고 큐피팅이나 프로포즈는 이전과 확연하게 들어오는지요. 숫자가 궁금합니다.

낭만  2011-01-26 13: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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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적인 교육관을 지니셨군요
정말 결혼은 왜하는지.. 여자는 남자 잘만나서 잘먹고 잘사려고한다지만 남자는 왜 하는거지 외로워서 그런가
치~이..  2011-01-26 14:0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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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닌데..여자가 잘먹고 잘살려고 결혼하는거..
나..지금도 충분히 먹고살만한데..집도있고, 차도있고, 전문직이라 연봉도 괴안고.. 결혼안해도 잘먹고 잘사는나..
그래도 결혼하고 싶은데..이건 머지??? 설명해볼사람..^^;;
그러면  2011-01-26 15:3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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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철남님은 왜 하려고 하시나요?
돌싱녀  2011-01-26 19: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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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가 정해놓은 틀에서 조금은 비켜나 살아도 전전긍긍하지 않을 나름의 사회·교육에 대한 가치관이 비슷한
분과 통하실거 같아요.
전철남  2011-01-26 21: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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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이상 아닙니다. 평균 이하죠. 키도 작고 못생겼고. 큐피팅, 플포 그런 거 없습니다. 프로필을 공개하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먼저 글에 대한 책임감을 스스로 느끼게 하죠. 그리고 혹시나 비슷한 가치관을 갖고 계신 분이 어딘가에 있어서 서로를 알아볼 수 있을까 하는 그런 기대감도 있습니다. 많은 큐피팅이나 플포 필요없죠. 한 사람만 있으면 되죠. 나와 같은 길을 걸을 사람. 아무튼 칭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독자  2011-01-29 04: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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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잘 읽었습니다.
전철남님 글을 마지막 문장까지 읽고나서 늘 느끼는 건, '아..깔끔한 논리다'
전혀 논설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잘 쓴 글에는 논리가 묻어있습니다. 그리고 기승전결이 있죠. 그런 글을 읽고나면 내 머리속 생각까지 정리되는 기분이에요. 잘 읽었습니다. 곧 서로를 알아볼 수 있는 좋은 짝을 만나시길 바래요.
전철남  2011-01-30 02:0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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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감사합니다. 논리랄 것도 없는데 좋게 봐주셔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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