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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에 대한 또 하나 이야기, 자녀의 정신건강[5]
by 삶은사랑 (대한민국/여)  2011-04-14 15:04 공감(1) 반대(0)
이전 글에 동의해 주신 분들 계시기에 좀 더 이야기 이어나가 봅니다.

이쪽 계통에서 일하는 우리들은 흔히 이런 말을 곧잘 합니다.

"문제아는 없다. 문제 부모가 있을 뿐"
"부모 자격증 시대가 왔으면 좋겠다. 부모 자격 시험에 통과한 사람만 아이를 낳게 했으면 좋겠다"

물론 좀 더 이쪽에 종사하다보면 꼭 그렇지는 않고 부모는 원만하고 정상적이라도
문제아도 있다는 걸 알게되긴 하지만.
(특히 자폐 등의 발달장애나 기질적 문제로 인한 ADHD 아동의 경우는 부모의 잘못이 아니죠)

보면 여자보다 2세에 대한 집착은 어떤 면에선 남자들이 더 강하다는 느낌이 드는데요.
그건 자신의 유전자를 물려주고 싶은 생물학적 본능이 여자보다는 남자가 더 강하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근데 우선 우리는 동물이 아닌 인간이라 단지 나의 유전자만 많이 퍼트리면 끝나는 게 아니라
내 유전자를 물려받은 나의 자녀가 적어도 건강하게 잘 자라서 사회의 일원으로 잘 적응하길 바랄 겁니다.
그 이상의 포부를 가지신 분들도 계시겠고요.
그런데 이게 갖고 있는 유전자도 중요하지만 양육 또한 무척 중요합니다.

우울한 양육자에게서 자란 자녀들은 많은 다양한 정신건강에 적신호를 보내옵니다.
집중을 못하거나 우울하거나 불안하거나 사회적 관계를 잘 못맺거나 등등...

신체 건강하게 낳아주고 비싼 귀저귀에 순면 옷을 사주고 즉각즉각 배를 채워주고
좀 자라선 비싼 교구와 학습지로 놀이를 가장한 교육을 시켜주고(말을 잘 못해서 그렇지 나중에 아이들은
이 부분에 대해 배신감 엄청 느끼면서 부모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기도 하죠) 똑똑해지라고 비디오 보여주고
선행학습 시킨다며 조기 영어 유치원 보내고.. 이런게 자식 잘 키우는게 절대 아닙니다.

이런 물질적인 것 다 제공해줘도 다양한 부적응 문제들을 많이 보여줍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집에 돈이 많고 적음이 문제가 아니고
자녀에 대한 사랑의 많고 적음이 문제가 아닙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양육자의 정신건강이 제일 큰 영향을 주고 그 다음은 올바른 양육에 대한 무지이더군요.

우선 저는 아이들 평가를 할 때, 부모들 자주 울립니다.
자녀에 대해 이야기하다보면 자신들이 스스로 잘못을 깨닫고 눈물을 흘리세요.
저는 단지 질문만 합니다. 한 생명이 태어나 지금까지 어떠한 스토리로 살았는지를 그려볼 수 있는 질문들을.
그러다보면 ′지금 생각해보니 제 잘못이네요. 그땐 저도 너무 힘들었어요′ 이런 식의 말을 많이 하세요.
삶이 불행하고 불만족스럽다고 느끼는 부부들이 너무 많아요. 저는 그런 부모들에게 마지막에 꼭 해주는 말이 있습니다.
′자녀 문제는 우선 뒤로 미루고 본인 스스로 행복할 수 있는 것들을 꼭 찾으세요.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합니다. 내 아이의 행복을 위해 내 자신의 행복을 찾으세요′라고.

일례로 행복하지 못한 양육자는 작은 스트레스도 크게 느끼며 힘들어하고 그것이 양육에 고스란히 영향을 미칩니다.
그래서 자녀가 원하는 적절한 환경 자극(물질이 아닌 다양한 경험과 시도, 모험 등)을 제공해주지 못하고
자녀의 감정 읽기를 해 주지 못해 자신의 감정을 자각하고 인식하는 능력을 길러주지 못합니다.
근데 그게 또 보상심리로 작용해서 물질적인 풍요는 누리게 하는데 그건 아이에게 참을성을 길러주지 못하죠.
결국엔 참고 견뎌서 결실을 보아야하는 분야에서 자꾸 실패하게 되며 이것은 자존감을 낮추고
결국은 사회 적응력을 떨어뜨립니다. 결국은 아이도 불행감을 느끼고 우울해지기 쉽죠.
그러면 학습 의욕도 떨어지고, 집중도 못하고 친구 관계도 잘 못맺고. 심지어 위축되고 철회되기까지도 해요.
그렇게 성인이 되면 이 아이가 사회 구성원으로 뭘 할 수 있겠어요?
이 아이가 자기 자녀는 잘 키울 수 있을까요?

또 하나 정말 사랑하고 엄마, 아빠도 정신건강한데도 불구하고 아이가 적응 문제를 보일 경우..
들여다보면 양육법이 잘못된 경우가 많아요.
우리는 그게 아이에게 사랑을 주는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남에게 예의차리느라 아이를 잡는 부모들이 있어요. 예의바르고 모범적인 아이로 키운다는 미명 하에
아이다움을 묵살해버려 결국 아이는 거듭된 욕구 좌절로 우울해져버리는 경우.
아니면 극히 의존적으로 자신의 의견은 없고 작은 것 하나하나 모두 어른들의 허락하에 행동하는 판단력 상실한 아이들.
이럴 경우 부모는 자신들은 잘 키웠는데도 아이가 왜 저러는지 모르겠다 하시는데
그러면 저는 이렇게 얘기해 줍니다.
′아이가 그동안 참 너무 힘들었겠어요. 부모가 요구하는 것 다 들어주느라.
아이가 부모 말을 잘 들으면, 부모는 아이에게 무엇을 해주었나요?′
그러면 좀 할 말을 잃어하죠... 때론 시중에 나온 육아 서적을 읽어보도록 권유해드리기도 합니다..

제가 병원이나 상담 기관에서 일하다보면
정말 가여운 아이들은 가난한 부모 밑에서 물질적 풍요를 못 누리는 아이보다
그 아이의 감정과 욕구를 읽어주고 아이가 원하는 사랑을 줄 수 있는
아이 중심의 시각을 가진 부모를 만나지 못한 아이들입니다.


그래서 여기 계신 예비 엄마, 아빠 되실 분들에게 당부드리고 싶은 건..
스스로 행복해 질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건강함과
올바른 양육법에 대한 지식을 겸비해 주길 바랍니다.
그래서 저 같은 사람들의 일이 좀 줄어들 수 있도록....^^


하지만 만혼임에도 아직도 여자 외모 따지는 남자 글이나
남자 경제적 능력만 따지는 여자 글을 읽으면 마음이 좀 아파옵니다.
그들은 과연 자녀를 잘 키울까? 돈으로 모든 해결하려고 하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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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육보다는 출산  2011-04-14 15: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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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육보다는 출산이라도 했으면 좋겠네요.
장모님 나이에 아직도 신랑감을 찾고 있으니.
역시 좋은글..  2011-04-14 15: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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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많은 생각을 하게 하네요...

제 생각엔, 삶은사랑님은 이런 생각과 경험들을 책으로 엮어 내셔도 참 좋을 듯합니다.
갑갑하네  2011-04-14 15: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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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랑이 있어야지 애도 낳고, 애도 있어야지 양육이라도 해보지.
삶은사랑  2011-04-14 15: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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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갑해 하시는 분들께.. 물론 닭이 먼저겠죠. 그래야 달걀이 생기고 병아리가 나오죠. 하지만 그래서 배우자 찾는데만 혈안이 되어
준비되지 않은 결혼생활을 시작하면 나중에 어떻게 될까요? 이혼하려 결혼하는 사람 없고, 자식 망치려고 애 낳는 사람 없죠.
그저 배우자도 찾으면서 미리미리 부모로서의 자격도 갖추길 바라는 마음에서 쓴 글입니다.
임신해서 몇 개월 육아서적 뒤적인다고 좋은 부모 되는 게 아닙니다. 기본적으로 건강한 정신을 소유하셔야 하고 바른 인성을 갖추셔야
좋은 부모로서 자녀를 잘 양육할 수 있습니다. 근데 이런 자격을 갖춘 부모가 제 눈에는 사실 돈 많은 부모보다 적어 보여 안타깝습니다.
비상  2011-04-14 16:0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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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님 글 항상 잘 보고 있습니다.
한번 경험이 있으니 건강이 그 어떤 것보다 중요하다는 걸 뼈저리게 느끼네요.
육체적인 건강뿐만아니라 정신적인 건강또한
전 다시 시작한다면 눈에 보이는 그 어떤 것보다
사람의 됨됨이만 볼려고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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