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플매니저 경력 20년을 넘기는 동안 결혼시킨 커플이 1000쌍이 넘는다. 결혼이 안 된 사람들까지 합치면 수천 쌍의 만남을 지켜봤다.
결혼 만큼 인간의 기쁨과 슬픔, 성공과 실패를 바꾸는 이벤트는 없는 것 같다. 누구는 결혼을 통해 건강해지고 자손도 많이 두고 집안을 일으키는가 하면 누구는 결혼을 해서 나락으로 떨어지기도 한다.
최근 60대 남성 분을 보면서 더욱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는 최근 세 번째 이혼을 했는데 갈 곳이 없다고 한다. 그의 과거를 아는 사람이 보면 아마 깜짝 놀랄 것이다.
삼혼을 할 당시만 해도 작은 아파트와 재산이 약간 있었는데, 그마저도 생활하느라 하나씩 처분을 하다가 월세로 옮겼다고 한다. 그렇게 생활이 점점 궁핍해지더니 부부 싸움이 잦아지고, 결국 결혼생활이 끝나버렸다.
그는 평생 돈을 벌어본 적이 없다. 몇 십 년 전으로 거슬러가면 그의 아버지는 종로에 건물 몇 채를 가진 지역의 유지였다. 그는 부잣집 막내아들로 사랑을 독차지하며 자랐다.
부티가 잘잘 흐르는 외모에 매너도 좋고, 지갑에 현금 다발을 갖고 다니는 그의 주변에는 늘 여자가 많았다. 늘 갑의 입장에서 여자를 만났다. 얼굴 예쁘고 나이 어린 여자들만 만났고, 그렇게 결혼도 했다.
그의 전 부인들은 한결같이 씀씀이가 컸고, 살림에는 관심이 없었다. 그 역시도 방탕한 생활을 하느라 아내에게 배우자의 덕목을 따질 상황이 아니었다.
첫 번째 이혼을 할 때는 재산이 반토박이 났다. 그간 사치스럽게 살았고, 전 부인에게 호기롭게 재산을 나눠줬기 때문이다. 그래도 아직은 여유가 있었다.
두 번째 결혼상대 역시도 예쁘고 10살 이상 어린 여성이었다. 재혼생활도 비슷하게 전개됐다. 결국 집 한 채와 약간의 현금을 남긴 채 이혼을 했다.
그리고 세 번째 이혼을 하면서는 거의 빈털터리가 된 것이다. 첫 결혼 당시만 해도 젊고 잘생겼고, 돈도 많은 인기남이었던 그가 인생 후반기에는 역변을 했다.
그를 추락시킨 것은 방탕하고 무절제한 생활 탓도 있지만, 외모 위주로 여성을 보는 이성상도 문제였다고 생각한다.
그가 살림을 잘하는 여성을 만났더라면, 알뜰한 여성을 만났더라면, 세 번 이혼을 하는 불행도 없었을 것이고, 노후를 안정적으로 보낼 수도 있었을 것이다.
무에서 유를 일구는 사람들도 있는데, 100억대 유산을 물려받은 자산가로서 결혼도, 인생도 모두 실패한 그를 보면서 안타까움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