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말 오후였다. 잠깐 낮잠을 자다가 문자 오는 소리에 눈을 떴다.
“대표님. ○월 ○일에 결혼합니다. 사례비를 보내겠습니다.”
사례비를 준다니 반가웠다. 그런데 발신인을 보고 나니 더 반가웠다. 참 많이 기다리고, 많이 노력했던 여성 회원이었다.
그녀를 처음 만난 것은 3년 전이었다. 인상이 매력적이고 건강관리도 잘해서 활기찬 분위기가 느껴졌다. 수익이 많은 일을 하는 멋진 여성이었다. 결혼을 해도 열 번은 하고도 남을 사람인데, 30대 중반까지 결혼하지 않았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그런데 막상 소개를 시작하니 생각처럼 되지 않았다.
1년 동안 몇 번의 만남이 있었다. 좋은 인연은 아슬아슬하게 그녀를 비껴갔다. 회원 기간이 끝났는데도 이렇다 할 결과가 없었다. 처음 그녀를 보고 품었던 기대와는 다른 상황이었다.
“따님 결혼이 안 될 이유가 없습니다”
어머니가 만남을 청했다.
“우리 애 결혼만 시켜주시면 성의껏 사례를 하겠습니다.”
부족할 것 없는 딸이었다. 그런 딸의 결혼이 늦어지니 어머니 마음은 얼마나 급했을까. 그런데도 나를 재촉하지 않았다. 점잖은 분이었다.
“어머님. 따님분 결혼이 안 될 이유가 없습니다. 저를 믿고 좀 더 기다려주세요.”
그렇게 말씀드리고 다시 소개를 이어갔다.
하지만 그 후로도 1년이 더 지났다. 될 듯하다가 안 되고, 어느 한쪽이 싫어하기도 했다. 여러 가지 이유로 결과가 좋지 않았다.
기다려달라고 말한 나부터 속이 탔다.
그렇다고 시간이 지나기만 기다리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만남이 어떻게 진행됐는지, 상대 남성은 그녀를 어떻게 평가했는지, 그녀는 어떤 느낌을 받았는지를 살폈다. 그 내용을 다음 소개에 반영하면서 맞는 상대가 있는지 계속 확인했다.
돌이켜보면 그 3년은 그냥 기다리기만 한 시간이 아니었다. 만남이 끝날 때마다 다음에는 어떤 사람을 만나야 할지 다시 생각했다.
좋은 사람을 만났다고 결혼하는 것은 아니었다
3년째 접어들어 얼마 전에 가입한 세 살 터울의 남성을 소개했다. 결혼 상대로 손색없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조심스러웠다. 그동안 잘될 것 같던 만남이 어긋나는 것을 여러 번 봤기 때문이다. 괜찮은 남성을 소개했다는 것과 두 사람이 결혼한다는 것은 다른 문제였다.
잘 만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이제야 인연을 만났나 싶으면서도 마음을 놓을 수는 없었다. 서로 생각하는 것이 많아지면 고민하다 흐지부지되기도 한다. 또 어떤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
그래서 매니저에게 당부했다.
“절대 푸쉬하지 말고, 중간중간 격려만 해주라.”
오랫동안 기다린 만남이었다. 그렇다고 결혼을 서두르게 하지는 않았다. 소개가 이뤄지기까지는 우리가 애를 썼지만, 이제 잘 만나고 있는 두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재촉이 아니라 격려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6개월이 흘렀고, 그녀에게서 결혼 소식이 왔다.
3년을 기다린 끝에 온 결혼 소식
그 무렵 그녀는 우리 나이로 서른여섯이었다. 처음 만난 뒤 결혼에 이르기까지 3년이 걸렸다.
3년이라는 시간을 지나 결혼까지 갈 수 있었던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무엇보다 당사자와 어머니가 우리를 믿고 기다렸다. 결과가 좋지 않았던 시간이 길었는데도 소개를 이어갈 수 있었다.
우리도 그녀에 대한 호감을 잃지 않았다. 처음 봤을 때의 좋은 인상을 유지하면서 잘될 것이라는 생각으로 상대를 찾았다. 그동안의 만남에서 나온 평가와 그녀의 느낌도 다음 소개에 계속 반영했다.
그녀 역시 자기관리를 꾸준히 했다. 인연을 기다리는 동안 자신을 가꾸는 일을 놓지 않았다.
그녀는 만남을 이어갔고, 어머니는 기다려줬다. 우리도 맞는 사람을 계속 찾았다. 어렵게 시작된 교제는 서두르지 않고 지켜봤다.
주말 낮잠을 깨운 짧은 결혼 소식 뒤에는 그 3년이 있었다.
약속대로 사례비도 많이 받았다.
뒷모습이 좋은 걸 보면 앞으로도 잘 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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