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구와 모래성 위에 세워진 한국 결혼정보회사
-좋은 배우자를 만날 수 있다는 약속, 실제 결혼으로 증명할 수 있는가
한국의 결혼정보회사 산업은 언젠가 학계와 경영학계에서 연구 대상이 될지도 모른다.
35년 동안 이 업계에 몸담으며 나는 이해하기 어려운 장면들을 수없이 보았다.
허위와 기만에 가까운 영업 방식이 검증 없이 오랫동안 유통되는 일. 회원 수와 매출, 고급 사무실과 광고 이미지가 실제 성혼 성과보다 앞서는 일. 좋은 배우자를 만나고 싶은 사람들의 욕망을 자극해 고액 회비로 연결하는 일.
한국 결혼정보회사 시장은 그렇게 성장했다.
사람들은 좋은 배우자를 만나고 싶어 한다. 부모는 자녀가 좋은 사람을 만나 결혼하기를 바란다. 그 마음은 당연하고 자연스럽다.
문제는 그 마음에 불을 붙이는 업계의 상술이다.
결혼을 상품처럼 팔아온 시장
“좋은 배우자를 만나게 해주겠다.”
“특별한 회원을 소개해주겠다.”
“비싼 회비를 내면 더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있다.”
이런 말들이 오랫동안 결혼정보회사 시장을 움직여왔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질문은 따로 있다.
결혼정보회사는 정말 결혼을 얼마나 성사시키고 있는가.
회원이 많다고 말한다. 매출이 크다고 말한다. 회비도 비싸게 받는다.
그렇다면 실제 결혼 성사율은 얼마인가. 발표되는 성혼 커플 수는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가. 그 데이터는 검증 가능한가.
내가 오랜 시간 현장에서 경험한 바로는, 이 부분이야말로 가장 불투명했다.
겉은 화려하지만 안은 비어 있는 경우가 많았다. 허구와 위선, 거짓 위에 세워진 모래성 같은 구조가 있었다.
‘커플매니저’라는 이름도 그렇다
커플매니저는 선우가 1997년 11월 15일 처음 만든 이름이다. 처음에는 결혼 상대를 추천하고, 만남을 조율하고, 사람과 사람 사이를 책임 있게 연결하는 전문 직업의 의미가 있었다.
하지만 이 이름이 업계 전체로 퍼지면서 실제 업무의 전문성과는 다른 방식으로 소비자에게 포장되었다.
결혼정보회사 내부를 보면 상담 매니저와 소개 담당 커플매니저가 분리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상담 매니저는 회원 가입을 받는다. 소개 담당 커플매니저는 실제 만남을 연결해야 한다.
진짜 중요한 역할은 소개 담당 커플매니저에게 있다.
배우자 매칭은 사람을 읽는 눈, 경험, 노하우, 책임감이 필요한 일이다.
그런데 정작 소개 담당 커플매니저가 평균 3개월도 버티지 못하고 바뀌는 경우가 많다.
경험 없는 사람이 커플매니저라는 이름에 들어왔다가 실제 업무의 어려움과 부작용을 감당하지 못하고 떠난다. 그러면 다시 새 사람을 뽑고, 또 떠난다.
이런 구조에서 어떻게 안정적인 매칭 서비스가 가능하겠는가.
외형은 결혼정보회사다.
광고도 한다. 상담실도 있다. 커플매니저라는 이름도 있다. 고액 회비도 받는다.
하지만 실제 내부 운영은 과거의 원시적인 결혼상담소를 확대한 수준에 머무는 경우가 적지 않다.
체계적인 매칭 시스템보다 상담 영업이 앞서고, 전문적인 추천보다 회원 가입이 앞서고, 성혼 성과보다 매출이 앞선다.
이런 구조가 오랜 시간 유지되어 왔다는 사실 자체가 기가 막힌 일이다.
물론 나도 이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다
선우는 한국 결혼정보회사를 처음 만들었고, 커플매니저라는 이름도 처음 만들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업계가 지금처럼 흘러온 데 대해 책임 의식을 가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오래전부터 온라인화와 시스템화를 추진했다.
28년 전부터 온라인 매칭과 데이터 기반 시스템을 준비했다. 그 과정에서 큰 고통도 겪었다. 경영 위기도 있었다. 손해도 많았다.
그럼에도 기존 결혼정보회사들의 마케팅 방식과 홍보 방식을 그대로 따라가지 않는 이유가 있다.
그 방식의 문제와 부작용을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결혼정보회사는 사람의 인생을 다루는 업종이다. 단순히 상품을 파는 일이 아니다.
회비를 많이 받는다고 좋은 배우자를 만들어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좋은 배우자를 만나고 싶다는 사람들의 욕망 위에 세워진 산업이라면, 그 욕망을 이용하는 순간 위험해진다.
회원 수보다 중요한 것은 실제 결혼이다
회원 수가 많다는 말보다 중요한 것은 실제 만남이다. 매출이 크다는 말보다 중요한 것은 성혼 성과다. 강남 사무실보다 중요한 것은 시스템이다. 광고보다 중요한 것은 검증 가능한 결과다.
결혼정보회사는 정말 결혼을 시키는 회사인가.
아니면 좋은 배우자를 만나고 싶은 사람들의 기대 위에 세워진 모래성인가.
이 질문을 이제는 해야 한다.
나는 아직도 지켜보고 있다.
정의라는 것이 존재하는지. 결국 진짜가 이기는지. 이 작은 업종 안에서도 그 답을 보고 싶다.
한국 결혼정보회사 시장은 이제 허구의 장막을 걷어야 한다.
결혼을 말하는 회사라면, 회원 수와 회비가 아니라 실제 결혼으로 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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