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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 진지한 만남 · 배우자 선택

A는 B를, B는 C를… 남녀관계는 뫼비우스의 띠

by Couple.netHits : 0 | 2026.09.23


 

‘뫼비우스의 띠’라는 게 있다. 길쭉한 종이를 한 번 꼬아서 양끝을 연결하면 앞뒷면도, 좌우도 구별할 수 없이 계속 이어진다.


남녀관계야말로 뫼비우스의 띠 같다는 생각이 든다. A는 B를 좋아하고, B는 C를 좋아하고, C는 D를 좋아하고, D는 A를 좋아한다.


A는 B를 좋아하고 B는 A를 좋아하면 둘 다 행복할 텐데, 왜 B는 A가 아니라 C를 좋아할까. 그 이유가 바로 이상형 때문이다.


올해로 35년째 중매사업을 하면서 오래 고민하고 해답을 찾으려 해온 것이 바로 이상형이다.

수많은 사람들의 결혼과정을 지켜보며 내린 결론은 하나다. ‘이상형은 존재하지 않는다.’

누구를 만날 것인가를 놓고 기준을 세우고, 그 기준들을 뭉뚱그려 놓은 것이 이상형이다.


하지만 머릿속에서 그리는 막연한 이상형은 실제 결혼생활에서 서로 잘 맞는 배우자와는 다를 수밖에 없다.

그래서 회원 상담을 하거나 가입을 받을 때 나는 '이상형'이라는 말을 가급적 사용하지 않는다.

그러다 보면 경쟁에서 밀린다. 자기 이상형대로 소개해주지 않는다고 회원 불만이 생기고, 이상형에 갇혀 좋은 기회를 놓치기도 한다.


프랑스 동포 중 한 남성을 중매한 적이 있다. 프라이드가 강하고 눈이 높았다. 여러 명의 여성을 소개했는데 모두 거절했다.


다들 나름대로 장점이 많은 여성들이었는데, 그는 작은 단점을 너무 잘 찾아냈다. 나중에는 묻고 싶을 정도였다.

“당신은 단점 하나 없는 사람입니까?”


그러다 정말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세 명의 여성을 다시 추천했다. 이전 여성들보다 특별히 더 나은 조건이라고 장담할 수는 없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는 그중 한 여성을 지목했다. 그 여성은 그보다 9살이 많았다.

“이분을 한번 만나고 싶은데요.”


여성의 의사를 확인했더니 처음에는 거절했다.

“좋은 분이라는 건 아는데요. 나이가 너무 많아서요.”


나는 그 여성에게 다시 물었다.

“제가 추천한 분들 중에는 마음에 드는 분이 없나요?”

“네. 하버드 나온 그분이라면….”


그런데 하버드 출신의 그 남성은 이 여성이 아니라 시애틀에 있는 다른 동포 여성을 원했다. 시애틀 여성은 또 프랑스 동포 남성을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다.

그야말로 뫼비우스의 띠였다.


물론 사람마다 좋아하고 싫어하는 이유가 있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이 남녀들은 어떻게 만나도 잘 어울릴 사람들이었다.

한두 가지 조건에서 생각을 조금만 바꾸면 좋은 만남으로 이어질 수 있는데, 각자의 이상형이 그 가능성을 막고 있었다.


그런데 이 뫼비우스의 띠가 깨지는 경우가 하나 있다. 단체미팅 현장이다. 싱글 남녀 여러 명이 한자리에서 만나는 스피드데이트에서는 프로필을 먼저 보고 사람을 고르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먼저 만나고 프로필을 나중에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면 재미있는 일이 생긴다. 평소 자신이 말하던 이상형과는 전혀 다른 사람에게 마음이 간다. 나이도 다르고, 직업도 다르고, 학력도 다르고, 자기가 중요하다고 말했던 조건과 전혀 맞지 않는 사람을 선택하기도 한다.


직접 만나보니 말투가 좋고, 표정이 좋고, 분위기가 편하고, 왠지 마음이 가는 것이다.

이상형이라는 기준표를 먼저 들이대면 좋은 사람도 탈락한다. 하지만 사람을 먼저 만나면  내가 몰랐던 내 마음을 알게 된다.


어쩌면 배우자 찾기는 이상형을 더 정교하게 만드는 일이 아니라, 이상형이라는 모비우스의 띠에서 빠져나오는 일인지도 모른다.



커플매니저 소개
  • Matchmaker 추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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