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혼 중매 전문가 李䧺鎭(결혼정보회사 선우 대표)잘하면 술 석잔 못하면 뺨 석 대 남녀를 맺어주는 중매의 고전적룰이다. 그런데 만 서른두 살에 불과한 이웅진씨는 짝짓기로 연간 6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으니 이 분야에 관한 한 달인의 경지에 오른 것 같다. 그는 결혼정보회사 선우라는 남녀 미팅 전문 회사를 차려 지금껏 4백4쌍을 결혼으로 골인시켰다. 여전히 그의 수중에는 향후 서로 맺어지기를 기다리고 있는 대한민국의 미혼 남녀를 중 2천명의 파일이 있다.
결혼의 기술은 단순합니다. 우선 이성을 많이 만나면 만날수록 결혼할 수 있는 확률이 높아져요. 그런데 요즘 사회는 남녀가 제각기 직장에 매여 있거나 아파트 속에 갇혀 있습니다. 만날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는 거죠. 우리 회사에 신청한 회원들에게 저는 평균 열 번쯤 이성간의 만남을 주선해 줍니다.
그럴 경우 20%정도 결혼이 성사됩니다. 이 유쾌하게 생긴 젊은 친구로부터 결홍의 기술에 대해 말을 듣는 순간 기자는 임을 봐야 뽕을 딴다라는 고전적인 속담이 떠올라 속웃음을 지었다.
가령 1965년생 대학 졸업 대기업 근무 1백 75cm 의 남성이에 짝이 될 만한 최대공약수의 조건을 찾는 거죠. 여성은 1969년생 전문대 이상 졸업、대기업 사원이나 공무원이 됩니다. 이처럼 유사한 환경의 이성끼리 만나게 해주면 결합될 확률이 높은 거죠. 환경이 중요한 거죠. 한 번은 일란성 쌍둥이 형제가 회원으로 들어왔어요。쌍둥이 형은 내성적이고 동생은 외향적 성격이었어요. 한 여성과 쌍둥이 형을 만나도록 했어요. 그런데 그 여성은 형의 내성적 성격이 마음에 안든대요. 그래서 똑같은 용모에 성격은 정반대인 동생을 소개해줬더니 결혼이 성사됐어요.
기자가 어느 광고 카피를 본떠 『결혼은 과학이군요』라고 하자. 그는 『과학에다 실무 경험을 덧붙여, 서로 가장 어울릴 수 있는 근사치를 뽑아내게 됩니다』라고 말했다. 『결혼만큼 민감하게 사회적 현상을 반영하는 것도 드뭅니다. 반년 전만 해도 대기업 사원은 결혼 상대자로 높은 인기를 누렸어요.그런데 명예퇴직 조기퇴직 바람이 불고 연달아 기업이 부도가 나자 인기가 뚝 떨어졌습니다. 이건 에피소드인데, 명문대 나온 한보 그룹의 총각 과장이 있었습니다. 한보 사건 전만 해도 엄청나게 잘 나갔습니다. 한보사건이 터지자 여성 쪽에서 그를 만나려고 하는 이가 없었어요. 세상이 돌고 도는지…. 한때 열쇠 3개를 지참해야 한다는 의사들도 서서히 인기가 하락하는 추세입니다. 의사의 숫자가 많아지니까요. 반면 요즘은 공무원들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안정을 선호하는 거죠. 옛날에는 그게 고리타분하다는 인상을 줬는데 말입니다.
『남자 수준이 그것밖에 안되나』
그는 이런 미팅 사업을 벌이기 전에 직장인을 대상으로 책을 가져다주고 다시 회수해오는 책대여 서비스업을 했다. 회원 숫자만 1만명에 달했다고 한다. 당시 회원 관리를 위해 그는 휴일을 이용해 회원등반모임을 가졌다. 그런데 모임 횟수가 잦아지면서 이 남녀회원간에 커플들이 생기더라는 것이다. 미팅 사업으로 돈벌겠다는 발상이 여기서 나왔다고 한다. 책대여 서비스업은 자금관리력의 부족으로 파산했다. 1991년 말 그는 선배가 운영하는 학원 사무실의 한 귀퉁이에 고물 책상 두개와 전화기 한 대를 놓고 결혼정보회사 선우를 차린 것이다. 그의 말대로라면 당시 모예식장에서 하객으로 가장해 반년 동안 밥을 얻어 먹는 어려운 시절을 보냈다。그는 버스나 지하철에 올라타 「새로운 남녀 만남의 문화를 위해」라는 홍보전단을 돌렸다고 한다. 그렇게 해서 현재 2천명의 청춘 남녀 회원을 관리하게 됐다.
-회원에 대한 자격 조건이 있습니까. 『비판받을 소지가 있을지 모르는데... 회원 자격이 키 1m 70cm 이상의 남자 4년제 대학 졸업 그리고 전문적 대기업 공무원 국영기업제 교직 금융기관 중 하나에 속해야 합니다. 여자의 경우는 키 1m 58cm 이상에다 학력은 전문대졸 이상입니다. 여성이 직업이 없으면서 서울에 혼자 사는 경우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기자가 다른 조건은 제쳐두더라도 남자의 키가 1m 70cm가 돼야 한다는 것은 이해되지 않는다. 일년 전쯤 月刊朝鮮에서 '키작은 자들의 울분'이라는 기사가 실린 적도 있다고 하자 그는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잘 압니다. 하지만 요즘 여성들이 롱다리를 좋아합니다. 1m70cm 이하의 남성을 아예 안 만나려 합니다. 그러니 남녀를 연결시켜야 하는 우리 입장에서는 키를 제한할 수밖에 없어요.
회사의 자격 조건이 까다로운데 그런 자격을 갖춘 사람들은 이처럼 미팅 업체의 도움없이도 제 힘으로 결혼할 능력이 있는 사람들 아닌가요.
미혼 남녀들이 일년 회비 30만원을 내면서 회원에 가입하는 까닭은 자신보다 더 나은 상대를 원하거든요. 고학력에 전문직 여성이 가장 짝을 구하기 힘들어요. 자신보다 더 나은 상대를 원하니까 그 대상이 좁을 수 밖에 없거든요. 그래서 전문직 여성 중에 노처녀가 많아요.
미팅 주선을 해보면 어떤 때는 인간의 이기심과 그대로 마주치게 됩니다. 전문대 출신의 한 여성이 우리 회원에 가입했어요. 안정된 직장의 신랑감을 원한다면 괜찮아요. 그런데 의사나 박사를 소개해달라는 겁니다. 그런 조건의 남성을 소개하면 여성이 퇴짜를 맞아요. 그러면 그 여성은 남자 수준이 그것밖에 안되느냐라고 거꾸로 제게 화를 내요. 또 아들과 딸을 회원으로 접수시킨 어머니가 있었어요. 자기 아들은 참한 여자를 소개해달라고 해요. 자기 딸에 대해서는 장남은 안된다고 그럽니다.
[외모가 우선이죠]
미혼남녀들은 주로 어디서 데이트를 합니까. 커피숍에서 만나 노래방으로 가요. 데이트할 때 가장 많이 가는 곳에 대해 앙케이트 조사를 하면 아마 노래방이 나올겁니다.
미팅 자리에서 주로 무엇이 화제가 됩니까. 글쎄요. 분명한 것은 집주소 따위를 묻는 호구 조사는 하지 않습니다.또 정치 얘기도 하지 않습니다. 남녀가 배우자를 고를 때 어떤 점을 가장 중시합니까.
그래도 외모가 우선이죠. 다만 외모를 보는 시각은 변합니다. 지금은 탤런트 김혜수 스타일이 인기가 있어요. 남성은 분위기 있는 배용준 스타일이죠. 그럼에도 여성이 남성을 고를 때는 역시 직업 학력 가족관계를 따지죠.
그러면서 그는 다른 것은 몰라도 지역 문제는 안타까워요라고 말했다. 점점 더 심각해져요. 결혼할 때의 지역 차별을 말합니다. 혹시 영-호남 사람끼리 결혼을 꺼린다는 뜻입니까 라고 하자 바로 그렇습니다.
(결혼하는 마당에 그런 걸 다 따집니까?)라고 놀라움을 표시하자
서글픈 현실입니다. 제가 호남 사람을 변호하는게 아니라、그 지역사람들은 억울합니다. 회원 신청을 받을 때 면접을 합니다. 호남 출신 1백명에게 물으면, 5명은 상대방의 지역 출신은 상관없다고 답변합니다. 나머지 다섯명은「나는 괜찮은데 상대방이 나를 싫어할 것」이라고 자포자기식 답변을 합니다. 영남 출신 1백명에게 물으면, 5명이 호남 출신은 안된다고 답변합니다. 영남 출신만 아니라 비호남 출신이 이와 거의 비슷한 답변을 해요. 「젊은 사람의 사고가 왜 그러냐」라고 하면、「나는 괜찮은데 집에서 반대한다」라고 대답해요.
제가 단체 미팅 행사를 많이 열었는데, 실패한 경우가 딱 두 번 있었어요. 하나는 농촌 총각과 도시 처녀의 만남이었고 다른 하나가 바로 영·호남 젊은이들의 만남이었어요. 당시 광고도 많이 했는데, 참가 신청과 관련해 단 한 통화도 걸려오지 않았어요.
이게 우리 현실입니다. 지역 문제는 고학력에다 부유한 집안일수록 더 따져요. 우리 회원 중에 전라도에서 출생해 인천에서 쭉 학교를 다닌 군법무관이 있었어요. 대구 출신의 여성과 연결시켜주었어요 양쪽 모두 마음에 들어했어요. 어느날 그 여성의 부모와 통화를 하는데, 제가 그만 생각없이 「그 회원은 인천에서 쭉 살았는데 출생지만 전라도」라고 말했어요. 갑자기 전화가 딱 끊겼어요. 이럴 때면 속으로 울분이 치밀어 오릅니다.
[직장 여성이 결혼에 유리하다] 남녀간 미팅을 할 때, 직업적인 성향이 드러날 때도 있습니까? 『금융권에 있는 사람들은 역시 세밀해요. 데이트할 때도 미리 어디에 가서 얼마를 쓸 것인지 계산하고 나옵니다. 대신 이들은 여성들의 의사를 존중하는 쪽입니다. 전문직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데이트 비용을 호쾌하게 씁니다. 하지만 여성들의 의사를 별로 묻지 않는 경향이 있어요. 자기 주장이 강한 탓입니다 기왕 말이 나온 김에 어떤 직업이 결혼 상대로 인기가 있습니까? 『판-검사 공인회계사 의사 약사 등이 단연 인기가 좋지요』
우리 회원 중에 기자들도 들어 있습니까. 『회원 중에는 조선일보 기자도 있습니다. 기자들은 물론 청와대 직원도 있지요』 기자 직업의 인기는 어떤가요. “기자나 PD 직업에 대해 잘 모르는 쪽에서는 선호하지만, 그 직업의 내용을 아는 쪽에서는 안만나려고 하지요. 기자는 여유가 없잖아요. 그런데 기자들을 소개해보면 다른 직업군 보다 유독 이성의 미모를 많이 따져요. 왜 그런지 모르겠어요. 저는 여성들이 결혼하려면 직업을 가지라고 충고하고 싶어요. 맞벌이를 해야 하는 시대이거든요. 대다수 남성들은 결혼 할 여성이 어떤 직업을 갖고 있나를 중시해요』 집안의 규수(閨秀)가 아니라 직장 여성이어야 결혼할 자격이 갖춰진다는 뜻인가요.
반드시 그렇죠. 이 결혼전문가는 단호하게 말했다. 그래서 그보다 몇 살 더 먹은 기자가 옛날에는 남자가 내가 평생 먹여살리고 책임진다라는 식으로 구혼했는데 요즘 미혼 남성들은 기백이 약해진 게 아닌가 라고 하자 그는 합리적으로 바뀐 겁니다. 집안 경제를 생각하는 거죠 라고 정정했다.
옛날에는 결혼은 남녀 만남의 결론이고 목적이었지요. 남녀가 만남의 결론이고 목적이었지요. 남녀가 만나서 결혼하면 이야기는 끝나지 않습니까. 그런데 요즘 젊은이들은 결혼을 과정으로 받아들이는 겁니다. 사랑해 결혼하는 게 끝이 아니라 결혼한 뒤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더 길고 긴 후속편에 눈뜬 것이지요.
사랑에 더 이상 눈멀지 않는다는 뜻인가요. 하나의 사랑이 떠나면 또다른 사랑이 온다고 생각하는 거죠. 저는 이런 사고가 옳다고 봐요. 우리 회사에서 이혼한 남녀끼리의 만남도 주선하는데 이혼 남녀들은 한두 번 선을 보고 결혼했던 사람이 대부분입니다. 異件에 대해 모르는 상대에게 눈멀어 결혼했던 것입니다. 현실적으로 결혼 생활을 잘 영위하는 이들은 이성을 많이 만나봤던 쪽입니다.
바람 피운 여자가 잘 살더라 결혼 생활을 염두에 둔다면 오히려 계산적인 사랑이 더 유익하는 것인가요. 결혼하고 난 뒤 부부는 대략 40~50년을 함께 삽니다. 결혼 서점에서 보면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더 많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순간적인 (연애) 감정에 지배돼서 안되는 것입니다. 학생들이 대학 입시를 위해 열심히 공부하는 까닭은 더 행복한 인생을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결혼도 마찬가지입니다. 더 나은 인생을 염두에 둔다면 결혼에 있어서도 열심히 노력해야 합니다. 바람을 많이 피웠던 여성이 나중에 남편을 잘 만납니다. 이 대목에서 기자는 음전한 품행의 여자보다 날라리 같은 여자들이 더 시집을 잘 간다는 점은 분개하지 않을 수 없군요라고 말하리 자르자 그는 제가 보기에는 당연한 겁니다라고 변호했다.
결혼도 하나의 공부로 봐야합니다. 젊은이들은 결혼에 대비해 돈을 모아 저축을 합니다. 그렇게 저축하는 것처럼 이성을 만나는 과정에서도 투자가 필요한 겁니다. 사람을 많이 만나보고 그중에서 자신에게 필요한 사람을 택하도록 해야 합니다. 그리고 자기 마음에 드는 이성으로 하여금 자기와 결혼하게 만드는 것도 결국 이러한 연습으로 가능한 겁니다. 어떤 의미에서 날라리라고 하는 부류도 그들 나름대로 결혼에 대해 공부한 게 아닐까요.
그런 논리라면 결혼의 순결함이 무력해지는군요. 제 논리에 동의하지 않는 입장에서 보면 그렇지요. 그런데 미혼 전에 바람을 많이 피운 여성들이 결혼하면 오히려 살림을 잘하는 경우가 많아요. 이왕 이야기가 나온 김에 혼전순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합니까. 제가 막 그 이야기를 하려고 했습니다. 단체 미팅 행사를 할 경우 참석자들에게 「혼전 순결」이라는 주제를 주어 토론을 시키기도 합니다.
신세대의 사랑법은 혼전 순결보다 혼후 순결을 소중하게 여깁니다. 나를 만나기 전에는 상관없다. 나를 만난 뒤로는 나만 생각해달라는 거죠. 사랑 뭐길래, 이렇게 박대를 받는 가라며 기자는 입맛을 짭짭 다셨다. 그리고 이십대 초반 시절 좋아하는 여자의 마음을 얻지 못해 수면제를 사모으러 다니던 친구의 열정이 떠올랐다. 어느 연애소설에서 『어떻게 될 것을 두려워 말고 지금 서로의 감정에 충실하라』는 사랑에 빠진 남녀의 대화가 기억납니다.
그런 식의 사랑에 의해 맺어지면 결혼 생활에서는 실패할 공산이 높다는 뜻이지요. 『실제로 그렇습니다. 요즘 젊은이들은 연애 상대와 결혼 상대는 다르다는 걸 알고 있어요. 남녀가 서로 만나 연애하는 과정보다, 그 만남의 다음이 더 중요하다고 보는 겁니다. 연애할 경우 이성을 자기 사람으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쟁취하고 나면 그걸로 끝입니다. 결혼 하기 전에는 최선을 다하는데 결혼한 뒤에는 소홀해진다는 거죠” 결혼은 하나의 과정일 뿐 끝도 결과도 아닙니다.
소설이나 드라마를 보면 결혼으로 대단원이 됩니다. 하지만 그 남녀가 결혼한 뒤에는 어떻게 살게 될까요.현실에서는 결혼했다는 것보다 결혼한 뒤 어떻게 살았는가가 더 중요하죠. 그리고 드라마는 환상적인 사랑을 추구합니다 가난한 고학생이 재벌집 딸을 만나는 식이지요 신분상승적인 암시 효과를 주지요. 이성을 보는 눈만 허황하게 높입니다.
우리 주변을 보면, 비슷한 환경 속에 있는 남녀끼리의 결혼이 가능할 뿐입니다』 기자는 『그렇다면 요즘 결혼하는데 있어 사랑은 어느 정도의 비율을 차지 하는가』라고 묻지 않을 수 없었는데, 그는 “어떤 것이 사랑인지, 사랑에 대한 개념이 아직 정리가 안됐어요” 라고 답변했다. 『죽도록 사랑한다는 사람끼리 결혼했는데 어느날 보니까 이혼했어요. 그런가하면 처음에는 '소닭 보는 사이 였는데, 만나서 같이 살면서 사랑으로 발전해가는 경우도 있어요. 물론 요즘 남녀들의 사랑법이 덜 로맨틱한 것은 사실입니다. 대신 합리적이죠. 얼마 전 양가 부모 인사를 마치고 결혼 직전까지 간 남녀가 말다툼 한 번 있고서 갈라섰어요.
옛날식이면 서로 몹시 갈등하고 고민했을 것인데 둘다 아무렇지 않았어요. 당초 깊은 사랑의 감정이 없는 만남이었기에 헤어져도 감정 처리가 쉬웠던게 아닌가요. 사랑 자체에 대한 눈먼 정열은 덜 할지 몰라요. 하지만 그들이 사랑에 충실하지 않는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들 나름의 사랑법은 있는 거죠.
사랑은 비합리적인 감정이 아니겠습니까. 지금처럼 조건과 계산에 맞춘다면 과연 사랑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계산과 조건이라기보다 환경이라 고 하면 어떨까요. 환경이 유용한 사람끼리의 만남이라고 「사랑에는 국경도 없다」고들 하는데, 환경이 유사한 사람끼리만 사랑할 수 있는 것인가요. 이 부분은 제 영역이 아닌 것 같습니다.
다시 짝짓기의 영역으로 돌아갔다. 남녀 만남을 주선해보면, 「저 친구는 아무래도 결혼하기 어렵겠다」라고 분류되는 회원도 있겠지요. 외모에 집착하는 사람들은 결혼을 못해요. 단 실력이 갖춰진 사람이면 달라지겠지만. 그 자신도 썩 준수하지 않으면서 여자의 외모를 따지는 남성은 웃기는 거죠. 그리고 마마보이형도 결혼이 어려워요. 또 습관성 미팅 중독증도 있어요. 외견상 하자가 없는 남성이 노총각으로 남아 있는 경우 대부분 습관성 미팅에 빠져 있는 경우가 많아요. 저는 여성들에게 성형수술을 하지 말라고 공고합니다. 성형 수술한 업어은 아무리 예뻐도, 남자들이 세 번 나면 싫증을 느껴요. 제가 알고, 한 여성은 늘씬한데 약간 얼굴을 고어요. 첫 만남에는 대부분 남자들 빠져듭니다. 그렇지만 만남의 횟수는 네 번도 못가 그 여성은 번번이 다를 맞더군요.
대학에 강의 나가고 있는 한 여자가 있었어요. 이 여성의 어머니가 행시 출신(5급 공무원)의 신랑감을 소개해달고 했어요. 그런 만남을 주선하니 남성쪽에서 「너무 실망했다」며 회의 탈퇴하는 겁니다. 그 뒤 몇 차례 소개를 해주었는데 안됐어요, 「사시나 행시 출신에 한정하자 의사까지 범위를 넓히자고」 사정요. 그 어머니는 「내 딸이 아깝기 하지만 정 그렇다면 해보라」고요. 의사를 두 명 소개해줬는데도 안됐어요.
그러다가 외국에서 대학 나온 이를 소개해줬어요. 마침내 남성쪽에 마음에 든다고 알려왔습니다. 하지만 그 다음날 어머니로부터 외국 명문대인줄 알았는데 조사해보니 그렇지 않은 대학이더라. 기분나쁘다라고 항의해 왔어요.
『결혼하려면 쩨쩨해져라』 그는 고학력 전문직 여성에 대해 할 말이 많은 편이었다” '자신은 거울에 비쳐보지 않고 우리에게 원망을 돌리는 일이 하루에 너댓번씩 벌어져 속이 상합니다. 서로 성격이 안맞는 것 같다고 하면 저도 이해할 수 있어요. 그런데 「나를 어떻게 보고 그런 사람을 소개해」라고 합니다. 고학력 여성들은 미팅에서 상대방으로부터 퇴짜를 맞으면, 자기가 마치 그 남성을 퇴짜놓은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더 결혼이 어려워져요. 「초라한 더블보다 화려한 싱글이 낫다」는 제목의 책도 있었기만 결혼이 의무 조항도 아닌 시절에 살고 있습니다. “그건 잘못된 말입니다. 우리 사회에서는 여성이 혼자서 살기에는 너무 힘듭니다. 고학력 전문직 여성들은 결혼 적령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여성일수록 적령기를 지나면 결흔하기가 어려워져요. 좋은 상대를 다 놓치는거죠. 그러다가 나중에 혼자서 사는게 얼마나 힘겹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얼마 전 마흔여덟살된 모 대학의 여교수가 배우자를 구해달라며 신청해왔어요. 이혼 남녀끼리 이뤄지는 단체 미팅 행사를 할 경우 여성 신 청자의 숫자가 남성의 두 배가 돼요.
우리 사회에서 여성 혼자 산다는 게 얼마나 힘든가를 반증하는 예가 될겁니다. 결혼이 어려운 또 다른 예는 없습니까. 데이트할 때 남성에게만 돈내게 하는 여성도 결혼하기 어렵습니다. 더치페이 기피형이지요. 그런 여자를 만나면 요즘 남자들은 열받죠. 기자가 과거의 경험을 되살려 자신의 반려자를 얻기 위한 투자인데 데이트 비용에 열받다니 남자들이 째째해진게 아닌가 라고 하자. 그는 자본주의가 그렇게 만들었죠.라고 했다.
남성들이 째째해질 수 밖에 없어요. 그렇지 않는 남성이야말로 향후 결혼 생활에 대한 책임감이 없다고 볼 수 있죠. 자기가 받는 월급이 한정돼는데 호기나 기백을 내보인다면, 남자와 어떻게 생활해나갈 수 있어요. 사실 이런 남성이야말로 결혼하는 부류에 속합니다. 총각 시절 모아논 돈이 없는데 어떻게 결혼하겠습니까 그런데 회원들이 결혼에 골인하게 되면 인사하러 옵니까. 많은 사람들이 미팅전문업체를 해 만난 사실 자체를 감추려고 합니다. 1991년 초창기에 처음으로 회원끼리 결혼이 이뤄져 축하하려는데 신랑의 얼굴이 빨개져요.
그 얼굴을 잊지 못합니다. 그후로 저는 회원들의 결혼식에 참석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