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혼율 상승 주요인은 여성의 경제적 자립도 증대・・・ "이혼 이후 생활 불만" 대부분독신' 하면 우선 '자유'와 '자아실현'의 두 단어를 떠올리며 반드시 그렇게 되리라 꿈을 꾼다. 즉 "결혼만 안했더라면, 아이만 낳지 않았더라면" 하며 넋두리하는 주부들의 모습과 같다. 하지만 독신이 정말 '자유'이"그래 도장 찍자구!" 며칠 전 아침 출근길에 핸드폰으로 아내에게 전화로 소리를 질렀다. 전날 밤 늦게 들어왔다고 아내가 아침밥을 해주지 않았던 것이다. 나는 나대로 80명의 직원을 책임져야 하는 고충을 이해 못하는 아내가 원망스러웠다. 그러면서 아내의 결점을 생각했다. 아이 핑계대고 맨날 집안을 어질러 놓잖아. 밤늦게까지 일하고 새벽같이 출근하는 남편한테 아침밥도 안 준다는거야? 내가 대체 누굴 위해 이 고생을 하는데….
사소한 문제로 감정이 격해지면 이혼하자는 얘기를 하게 되고, 그런 일은 대개 한 달에 한번쯤 생기는 것 같다. 당장 이혼해 버릴 것처럼 화를 내면서도 나는 왜 이혼하지 않는 걸까. 첫째 아이 문제가 걸리고, 두번째로 사회적인 체면도 도외시 할 수 없다.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이혼한 사람들도 별 수 없더라'는 사실을 잘 알기 때문이다.
우리 회사 재혼 담당 커플 매니저들이 한결같이 하는 소리가 있다. '절대로 이혼해서는 안된다'는 것과 '건강해서 오래 살아야겠다'는 것이다. 배우자보다 먼저 죽어 상대를 외롭게 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혼 후에 찾아오는 정신적 상처는 실로 엄청나다. 이혼하면 얼마간은 자유를 느끼겠지만 그 자유라는 것도 금방 식상하게 된다. 자녀를 양육하는 문제, 경제적인 어려움, 외로움 등 현실적인 문제들이 밀려오기 때문이다. 결국 이혼한 사람들은 정신적인 상처 때문에 부정적인 생각을 하게 되고 생활의 어려움 때문에 어굴에 그늘이 드리워진다.
하지만 요즘 이혼이 필수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보편화된 추세이다. 예전에는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이혼하는 경우가 많았다. 남자가 폭력을 휘두른다든지, 경제 무능력자라든지, 고부갈등이라든지 확실한 이유가 있었다. 그런데 요즘은 사소한 문제로 갈라서는 부부가 많다. 성적인 불만과 사위가 느끼는 '역고부갈등'도 중대한 이혼 사유가 되고 있다.
이혼은 하면 반드시 후회
가장 큰 이혼사유는 우리 사회의 여성은 변했는데 남자들이 요지부동이기 때문이다. 여성들은 의식과 교육수준이 높아지고 경제적인 독립이 가능해졌는데 남성은 여전히 가부장적인 사고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독신문화가 확산되면서 여성들은 마음에 드는 남자가 아니면 혼자 살겠다고 결심하는데 남성들은 아직 이를 깨닫지 못하고 있다.
이혼하지 않으려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온갖 공을 다 들여서 결혼에 골인하고 난 뒤 마치 다 끝났다는 듯 노력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결혼은 과정이지 목적이 아니다. 결혼하기 전에 20%의 노력을 기울였다면 결혼 후 80%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남편들은 아내가 좀 더 자신을 이해해주고 배려해주길 바라고, 아내들은 남편이 사랑 표현을 자주 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이혼한 사람 300명을 조사해봤더니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혼은 잘했지만 이혼 이후의 생활은 만족스럽지 않다고 대답했다. 가장 힘든 부분이 자녀교육과 외로움, 경제적인 문제라고 답했다.
'결혼은 해도 후회, 안해도 후회'라는 말이 있지만 이혼은 하면 후회하게 된다. 결혼 전에 신중하게 선택한 다음 서로 노력해 이혼을 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혼은 해결책도, 궁극적인 수단도 아니다. 이혼하는 순간부터 골치 아픈 문제들이 줄을 서있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이렇게 말하는 나도 역시 이혼을 하고 싶을 때가 많다. 하지만 한발 뒤로 물러서서 생각하면 이혼할 이유가 없어진다. 95년 부도가 났을 때 다른 사람들은 내 곁을 떠났지만 아내는 나에게 청혼을 했다. 아내는 착하고 온순하며 오로지 가정밖에 모른다. 무엇보다도 함께 어려운 시절을 견디면서 쌓은 정은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것이다.
나는 그날 저녁 다른 때보다 훨씬 빠른 시각인 밤 10시에 꽃 한다발을 사들고 초인종을 눌렀다. 아내는 두 시간이나 일찍 들어온 나를 보고 감격했고, 나는 그 얼굴을 보면서 내일도 일찍 들어와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이래서 나는 이혼할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