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은 해도 후회 안 해도 후회'라는 말은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나이면 집사람의 눈치를 봐야 하고, 당신은 결혼정보업체 사장이니 당연히 결혼에 찬성이겠지요?
'혼자 살아도 멋이 있고 문제 없지 않으냐 하는데, 이는 대부분 젊고 힘이 넘치는 인생 황금기 때의 판단입니다. 늙어서도 '화려한' 싱글은 없습니다.'
아직은 결혼을 사랑의 '해피엔딩'으로 믿습니다. 영화와 고전적 소설 속에서 그랬습니다. 오늘도 청춘남녀들은 결혼할 짝을 구하기 위해 그렇게 노력하는 중입니다.
―하지만 결혼한 지 얼마 안 돼 너무 '싱겁게' 이혼하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그 열정과 투자한 시간이 너무 허무하지 않을까요?
'이성을 만나는 기회를 많이 갖는 대신 열정은 없어진 것 같아요. 만남의 감동이 사라진 거죠. 열정을 불사르는 방법은 못 배웠어요. 옛날에는 노력할 데까지 노력하고 헤어졌어요. 지금은 쉽게 만나니 상대에 대한 노력을 하지 않아요. '쿨하게' 헤어집니다. 이혼을 하는 이유를 통해 어떻게 결혼해야 하는지 답을 얻을 수 있지요.'
―당신은 어떻게 결혼했나요?
'어려운 시절 도서대여업을 할 때 만난 여성이었는데, 제가 결혼정보업체를 처음 차렸을 때는 여성 회원으로 맞선 자리에 나가곤 했어요. 그러다가 저와 결혼했어요.'
그는 찢어질 듯 가난한 집안의 출신이었다. 초등학교 2학년 때 육성회비 600원을 못 내 선생님께 여러 번 혼이 나자 처음 가출했고, 그 뒤로는 상습적인 가출 소년이었다. 돈을 벌어 어머니를 기쁘게 해드리겠다는 결심으로 극장에서 껌을 팔기도 했다.
중학교를 겨우 졸업한 뒤 정규 학력을 접고(재작년에 성균관대를 졸업), '아르바이트 학생'이라며 일용품을 팔러 다녔다. 나중에는 리어카를 끌고 다니며 화장지를 판매하기도 했다. 이어 사람을 찾아다니며 책을 빌려주고 회수해오는 도서대여업을 했다. 한창때는 회원 숫자만 5000여명에 달했지만 파산했다.
1991년 선배가 운영하는 학원 사무실의 한 귀퉁이에 고물 책상 두 개와 전화기 한 대를 놓고 지금의 회사를 차렸다. 당시 그는 한 예식장에서 하객으로 가장해 반년 동안 점심을 해결했다고 한다.
―결혼정보업체로는 당신 회사가 제일 먼저 시작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때 제 나이 24살이었어요. 도서대여업을 할 때 회원 관리를 위해 회원등반모임을 가졌어요. 횟수가 잦아지면서 남녀회원 간에 서로 눈이 맞아 커플이 생겼어요. 거기서 힌트를 얻었어요. 만나게 해주는 것이 돈벌이가 되겠다고. 버스나 지하철에 올라타 '새로운 결혼 문화를 책임질 이웅진입니다. 여러분 가족 중에 미혼이 있다면 연락 주세요'라며 전단을 뿌렸지요. 이런 기억 때문에 초창기에는 신입사원을 채용할 때 지하철 안에서 승객을 상대로 자기소개를 다섯 번씩 하도록 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 뒤로 결혼정보업체들이 많이 생겨났죠?
'400개쯤 됩니다. 대부분 쉽게 창업하지만 성공한 회사는 별로 없습니다. 국내 미혼남녀(24~30대 후반)를 700만명쯤으로 보면 결혼정보업체를 통하는 수는 15만명이 됩니다. 우리는 회원관리를 모두 전산화했어요. 10만명의 목록이 있습니다. 성사율은 약 20%입니다. 대부분 고객들은 잘 되면 본인이 잘 돼서, 안 되면 주선이 잘못돼서라고 여기지요.'
―결혼정보업체에서 짝지워 주는 상대에 대해 과연 얼마나 믿을 수 있지요?
'처음에는 '사이비 업체'라는 소리도 많이 들었습니다. 결혼한 사람이 신분을 속인다든지 상대를 성적 유린을 한다든지….'커플 매니저'라는 직업에도 시선이 안 좋았습니다. 한번은 면접을 보는데, 응시자가 창밖을 계속 봤습니다. 혹 무슨 일이 있을까 봐, 부모님이 따라온 겁니다. 이런 시선 때문에 김장미팅·효도미팅·헌혈미팅 등 이벤트를 많이 했습니다. 처음에는 여성 회원은 무료였어요. 남성 회원보다 여성 수가 모자랐지요. 지금은 여성의 비율이 더 높아 회비도 더 비쌉니다. 신뢰성이 확보됐다는 뜻입니다.'
4년 전에는 싱가포르 정부 관계자가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의 회사를 찾아왔다. '출산율을 높이려면 결혼을 많이 시켜야 한다'는 전략에서다. 이 때문에 그는 내년 초 싱가포르에 지사를 연다. 싱가포르 정부 차원의 지원이 있다고 했다. 그는 이미 미국에도 지사를 설립했고, 영어권 사이트와 중국어 사이트를 곧 개설한다. 그의 말로는 '결혼 사업으로 이 세상 끝까지 가보려고 한다'는 것이다. 국적 불문하고 대부분 나이가 되면 결혼을 위해 짝을 만나려고 할 것이다.
―당신이 결혼 안 했다면 어떻게 결혼하고 싶나요?
'결혼에 대해 너무 많이 아니까….고민을 많이 할 것 같아요.'
―고민만 하고 결혼을 안 할 건가요?
'어떻게 살아왔나를 알려면 가정환경을 볼 것이고, 숨겨진 성격이 어떤지 알려면 술도 마셔보고 여행도 같이 해볼 겁니다. 사랑 없이는 결혼할 수가 없지만, 결혼에는 사랑만으로 볼 수 없는 많은 문제들이 있어요. 사랑은 몰라도 결혼에는 책임이 따르니까요.'
그런 뒤 '물론 또 다시 결혼은 하지 않을 겁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