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많은 남녀를 만나고 결혼을 주선했다. 그중에는 상식을 뛰어넘는 만남도 있었다.
나이 차이가 30살 가까이 나는 남녀를 결혼시킨 적이 있다. 지금도 가끔 생각한다. 내가 그 결혼을 주선한 것은 잘한 일이었을까?
미국에 사는 60세 남성이었다. 사업으로 크게 성공했고 경제력도 상당했다. 결혼해서 아들들을 두었는데 불의의 교통사고로 아들을 잃었고, 이후 부인과도 이혼했다.
혼자 살던 그는 다시 가정을 이루고 싶어했다.
“대표님, 다시 결혼하고 싶습니다.”
“어떤 분을 원하십니까?”
“아이를 낳을 수 있는 여성이면 좋겠습니다.”
“그러려면 나이 차이가 많이 날 텐데요.”
“알고 있습니다.”
“20살 차이도 넘을 수 있습니다.”
“그래도 괜찮습니다.”
30대 여성을 찾아야 했다. 나도 고민했다. 60세 남성과 30대 여성의 만남을 주선해도 될까?
그러다가 몇 년 전 제주도에서 만났던 한 여성이 생각났다. 그녀는 당시 가정 형편도 어렵고 다니던 직장도 그만둔 상태였다.
가끔 통화를 하면서 미래에 대한 고민을 들었다.
“저도 결혼해서 제 삶의 돌파구를 만들고 싶어요.”
미국 남성이 떠올랐다.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꺼냈다.
“미국에 계신 분인데 나이 차이가 많이 납니다.”
“얼마나요?”
“30살 가까이 납니다.”
잠시 말이 없었다.
“그래도 한번 만나보고 싶어요.”
사실 이런 경우는 나에 대한 신뢰다. 여성은 나를 믿고 의지한 것이다.
두 사람을 소개했다. 남성은 정말 여성에게 최선을 다했다. 미국과 한국에서 전화와 메일을 주고받으며 교제했다. 뒤에서 나도 미국에 가도 좋은 이유 등을 얘기하며 적극적으로 화답했다.
마침내 여성이 미국으로 가서 남성을 만나게 됐다. 남성은 미국 입국심사에서 이런 경우 까다롭게 볼 수 있다며 조바심을 냈다. 비행기 티켓, 1만 달러 현금, 주소지 등 입국에 필요한 준비물을 여성에게 챙겨주고 사전에 준비시켰다.
미국 방문 후 한국으로 돌아온 여성은 한 달이 지나지 않아 미국으로 완전히 이주했다.
두 사람은 서로 원하는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관계였다. 남성은 다시 가정을 이루고 아이를 원했다. 여성은 새로운 삶을 시작하고 싶었다. 나이 차이를 알고도 두 사람이 선택한 결혼이었다.
남성은 나에게 약속한 사례금도 지급해왔다. 적지 않은 비용이라 분할해서 지급했다. 두 사람이 결혼한 후 마지막 잔금을 받기 위해 남성이 지정한 호텔로 갔다.
약속시간을 기다리고 있는데 남성과 여성이 함께 왔다. 커피를 주문했다. 남성은 여성 앞에서 사례금 잔금이 든 봉투를 내놓았다.
순간 내 얼굴이 빨개졌다. 여성은 아무 말 없이 나를 물끄러미 쳐다봤다. 그게 여성과의 마지막 인사였다.
호텔을 나오는데도 내 얼굴은 계속 화끈거렸다. 지금도 가끔, 어떤 때는 꿈속에서 그녀를 본다.
내가 잘한 걸까? 두 사람은 지금도 잘 살고 있을까? 30살 차이의 두 사람을 결혼시킨 것이 정말 잘한 일이었을까?
결혼은 성사되는 순간 끝나는 일이 아니다. 그 뒤에는 두 사람이 함께 살아가는 긴 세월이 있다. 아직도 내게 정답이 없는 결혼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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