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피플 밀레니엄'테마'로 결혼 출산 이혼 등이 떠올라...
새로운 밀레니엄(Millennium)이 다가오고 있다. 새로운 '천년'이 시작되는 기점에서 자신도 변화 하고싶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상당수, 사람들은 "2000년까지는 반드시 ⋯⋯을 이룰 것이다" 라든가, "2000년엔 ・・・ 을 꼭 할 것이다"라는 등의 계획을 털어놓는다. 천년에 한번 오는 '특별한 기회'를 획기적인 변화의 기회로 삼고자 하는 것이다. 결혼 출산 이혼 등은 그 주요 '테마'이다. 지금까지 미뤄왔던 일을 2000년전까지 꼭 이루겠다고 결심하는 사람들이 있다. 새 천년을 새로운 마음으로 맞겠다는 것이다. 결혼은 가장 대표적인 '목표' 가운데 하나이다.
외국계 은행에서 일하는 정모씨(31)는 이달 말, 10년 넘게 사귀어온 김모씨(32 회사원)와 결혼한다. 대학시절부터 교제를 했지만 김씨의 유학, 부모의 반대 등으로 결혼을 미뤄왔다. 지난해양 가부모의 결혼 승낙을 받았지만 구체적인 얘기는 진전되지 않았다. 서른을 넘긴 나이도 정씨의 '결심'을 부추긴 대목이다.
정씨는 올해초 "무슨 일이 있어도 2000년까지는 결혼하자"는 결심을 했다. 1999년에서 2000년으로 옮겨가는, 천년에 한번 밖에 없는 그 순간을 자신의 '피앙세'와 함께 보내고 싶다는 생각이 앞섰다 이벤트성 결혼식 위해 예식장에 '2000년 주문'
정씨가 '밀레니엄 결혼을 생각한 또 하나의 이유가 있다. 정씨는 2000년이 자신의 인생에 하나의 획을 그을 것이라고 생각해왔다. 정씨가 현재의 직장인 외국계 은행에서 근무한지는 벌써 7년. 정 씨는 변화를 원했다. '결혼'도 그런 변화의 하나이다. 정씨는 '서기 2000년 이 스스로 변화하는 하나의 계기가 될 것으로 믿고 있다. 전국예식업협회(회장 황경환) 관계자에 따르면 2000년을 맞이하여 이벤트성 결혼을 요구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한다. '2000년' 주문을 하는 것이다.
"2000년 1월 1일 0시에 결혼식을 올리고 싶다" "올림픽 기간(2000년 9월 15일~10월 1일) 동안 호주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시드니 올림픽을 보고 싶다" "2000년 2월 29일이라는 기념할 만한 해의 특별한 날에 결혼식을 올리고 싶다고 생각하는 커플들이 적지 않다는 얘기다.
이러한 사람들의 심리를 이용, '밀레니엄 마케팅'에 이용하는 업체들도 있다. 밀레니엄 결혼을 생각하는 커플들을 타깃으로 한 결혼정보회사 선우가 가장 대표적이다. 결혼정보회사 선우는 '밀레니엄 199웨딩'을 내세우고 '밀레니엄 결혼'을 원하는 커플을 유혹하고 있다.
이 이벤트에 따르면 밀레니엄 결혼을 원하는 남녀 199쌍이 1999년 12월 31일 함께 결혼식을 올리고 신혼여행으로 새로운 천년을 시작하는 2000년의 태양을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동해의 경포대에 가게 된다. 이 행사에 참가한 정모씨(30 컴퓨터프로그래머)는 "이색적이고 평생 기억에 남는 결혼을 하고 싶어 참가하게 됐다"고 밝혔다.
결혼정보회사 선우의 민성인(25)씨는 "밀레니엄 결혼식에 관심을 갖고 문의해 오는 손님들이 많다"며 "대부분 특별한 결혼식을 원하는 사람들" 이라고 말했다.
부부가 함께 임신 목표로 온갖 정성 기울여
2000년을 한 획으로 하는 것은 결혼만은 아니다. 국내 한 방송국에 근무하고 있는 신모씨(33)는 지난 94년 사내결혼을 했다. 신씨 부부는 이른바 '딩크(Double Income No Kids)족'이다. 일 위주의 생활을 하다보니 아이를 낳지 않았다. 남편의 지방근무로 결혼후 3년간 떨어져 사는 '주말부부' 생활을 한 뒤 지난 해 1월에야 합쳤다. 다행스럽게 남편이 서울로 옮겨왔기 때문이다. 부부사이에 '출산'을 심각하게 고려한 것도 이 때문이다. '올해나 내년쯤 아이를 낳자'는 구체적인 대화가 오갔다. 신씨는 "2000년에 아이를 낳고 싶다"고 남편을 설득했다. 신씨의 다음 설명이 더 독특하다. "99년보다 2000년 쪽이 나이 알기도 쉽다"
신씨는 현재의 일을 마친 뒤 4월부터 본격적으로 출산을 계획하자고 남편과 약속했다. "아기를 낳을 특별한 생각이 없었는데 2000년은 우리 부부에게 아이를 가질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줬다고 얘기한다.
신씨는 2000년에 출산을 성사시키기 위해 올 1월부터 철저하게 준비했다. '몸'을 임신하기 적합한 상태로 유지한 것이다. 남편도 몸의 영향을 생각해서 감기약 술 담배 등을 피했다. 신씨는 "절호의 기회'는 한달에 한번 밖에 오지 않기 때문에 오랜 시간 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결혼 18년 교수, 부인에 미뤄왔던 이혼 제의
'밀레니엄 출산'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최적의 조건을 제공하고자 하는 업체도 나타났다. 서울 서초동의 레저업체 L사는 당초 2월 20일, 27일, 3월 6일 3차례에 걸쳐 강원도 속초 낙산해수욕장에서 1박2일 코스의 '21 밀레니엄 출산 캠프'를 열 예정이었다. 이 업체는 2000 년 1월 1일 아이를 낳을경우, 주택구입 자금으로 1억원을 준다는 경품도 걸어 놓았다. 그러나 커플당 50~60만원이라는 다소 비싼 참가비 등으로 그다지 큰 호응을 얻지 못하고 중단됐다
2000년을 인생의 전기로 삼으려는 사람들도 있다. 서울대학교수인 박모씨(48)는 올 4월 이혼할 계획이다. 결혼 18년째에 접어든 박씨는 최근 부인에게 이혼을 요구했다. "아이도 있고 사회적 체면도 있지만 더 이상 같이 산다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라는 것이 박교수가 이혼을 결심한 사유이다. 박교수는 "21세기부터는 새롭게 살고자 하는 욕심이 있었기 때문에 어려웠지만 결단을 내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사람들이 2000년을 맞는 의미는 각별하다. 매년 새해를 맞는 마음은 어느 한해 모자랄 것 없이 뜻깊지만 앞으로 9개월 뒤에 다가올 '새해'는 새로운 천년의 시작이라는 의미 때문에 더욱 큰 의미를 두는 사람들이 많다. 새로운 '밀레니엄'은 많은 사람들에게 획기적인 변화의 계기를 가져다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