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0대 중반의 한 남성이 얼마 전 재혼팀에 상담을 의뢰했다. 이혼인지 사별인지를 물었더니 황당한 답변이 돌아왔다. 아내와 별거 중이라고 하는 것이다.
호적정리가 안되면 가입이 불가능하다고 했더니 그는 이혼 후 재혼 가능성을 알고 싶다고 했다. 한술 더 떠서 자신의 조건이 괜찮으면 이혼서류에 도장을 찍겠다고까지 했다.
이혼이 최선이 아니니 조금 더 노력하라는 말로 상담을 끝냈지만, 문제는 이런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입니다.
부부 갈등이 쌓여 결혼생활이 막바지에 이르면 어떻게든 가정을 유지하려고 노력하기보다는 새로운 상대와의 재혼을 꿈꾸는 것이다. 그런 가정은 결국 위기에 좌초되고 만다.
커플닷넷 선우가 설립된 지 35년, 그동안 사회의 큰 변화만큼이나 한국의 결혼문화도 많이 바뀌고 있다. 이혼한 사람들이 빨리 재혼을 한다는 것도 그 중 하나이다.
80년대만 해도 한국에서는 이혼 후 7~8년을 혼자 사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90년대에 들어와서는 독신 시간이 4~5년으로 짧아지고 재혼 비율도 높아지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지금은 아예 재혼 상대를 알아보고 이혼하는 경우까지 생기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담 전화를 받았다는 커플매니저들이 적지 않다.
그 이유는 이혼자 스스로의 인식이 달라지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커플닷넷에서 20년 이상 일해온 한 커플매니저는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재혼 회원들에게서 그늘진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다”고 기억했다.
그러나 요즘은 이혼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재혼도 비교적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자녀가 1명 있는 40대 초반의 미국 교포 남성은 3개월 동안 여성 14명을 추천받아 그 중 2명을 만났다.
미국이라는 점, 자녀양육, 한국계 만남 등을 고려하면 추천을 많이 받은 편인데도 남성은 왜 빨리 못만나느냐, 기대에 못 미친다며 불평을 했다. 물론 결혼정보회사에 대한 기대도 있었겠지만, 재혼을 쉽게 할 수 있다는 생각도 컸을 것이다.
주변에 이혼이 아무리 많아도 본인에게는 이혼이 처음이고, 그래서 생각과는 많이 다를 수 있다. 이혼이 인생의 끝은 아니다. 그렇다고 희망적인 새 출발이 보장되는 건 더더욱 아니다.
이혼은 물론 재혼도 신중하게 생각해서 결정했으면 하는 게 결혼 현장에서 오래 일해온 사람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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