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유불급’이라고 넘치면 모자란 만 못하지만, 그렇다고 너무 모자라는 것도 좋은 건 아니다. 특히 연애 경험에서는 더 그렇다.
그것도 나이가 꽉 찬 만혼의 싱글이라면 더더욱.
30대 중반 여성과 30대 후반 남성을 소개하게 되었다. 공교롭게도 두 사람 다 연애 경험이 거의 없었다.
대개 이런 경우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
“한쪽이 연애 초짜면 다른 한쪽이라도 연애 경험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그래서 남녀관계가 오묘한 것이다. 서로 마음이 통하면 그런 균형은 굳이 안 맞혀도 된다. 그리고 내 경험상 연애 경험도, 성 경험도 비슷한 사람들끼리 만나야 별 탈이 없다.
두 사람은 첫눈에 서로에게 호감을 느꼈다. 매일 전화통에 불이 날 정도로 장시간 통화하고, 하루 걸러 만난다고 했다.
그런데 한 가지 문제가 생겼다. 어렵게 만난 인연이 행여 잘못될까 노심초사한 나머지, 매사 너무 신중하다는 것이다. 조심하고 신중해서 나쁠 건 없지만 그 여파가 고스란히 나에게 오니까 문제일 수밖에.
두 사람을 소개한 후 나는 거의 연애상담가가 되었다. 툭하면 전화를 하기 때문이다. 그것도 양쪽에서.
외모가 평범한 남성의 고민은 온통 그 외모다.
“여자들은 남자 외모 많이 안 본다는데, 정말인가요?”
“외모는 개인의 취향이라 단정할 수 없죠. 그래도 가꿀 수 있는 부분은 노력하셔야죠.”
여성도 고민이 많다. 남자의 말 한마디도 다 신경이 쓰인다고 한다.
“처음에는 결혼 얘기도 많이 하더니, 며칠 전에는 갑자기 서두를 필요가 없는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왜 마음이 바뀐 걸까요?”
“늦게 만난 만큼 연애를 충분히 하고 싶은 걸 수도 있죠. 혼자 걱정하지 말고 다음에 만나서 한번 물어보세요.”
“또 원래는 그 사람이 먼저 연락하고 장소도 정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제가 먼저 전화하고 있더라고요. 여자가 너무 적극적이면 매력이 없다던데?”
“튕기다가 남자가 돌아서서 후회하는 분도 여럿 봤어요. 마음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죠.”
며칠 만에 이번에는 남성이 전화를 했다.
“계속 주말마다 만났는데, 최근에는바쁘다고 못 만났어요. 혹시 다른 사람 만나는 건 아니겠죠?”
“교제 중에는 다른 소개를 하지 않습니다. 왜 바쁘다고 하던가요?”
“사촌 결혼식도 있었고, 회사 워크숍도 있었고, 지난주는 아버지 칠순 가족여행을 갔다고 하더라고요.”
“공교롭게 3주 연속 일이 있었던 거네요. 믿으셔야죠. 못 믿으시면 어떻게 연애를 하겠어요?”
이렇게 나를 징검다리 삼아서 울었다, 웃었다 하던 두 사람은 어느덧 연애 6개월 차에 접어들었다. 두 사람의 미래가 어떨지는 나도 모른다.
만혼의 연애는 나이가 있어서 더 조심스럽기도 하고, 경험과 연륜으로 인해 생긴 편견과 고정관념을 쉽게 깨지 못하기도 한다. 그래서 어떤 경우는 자기가 잘못인 줄 알면서도 끝끝내 인정하지 않고 고집을 피우다가 잘되던 연애가 끝나기도 한다.
사람마다 스토리는 다르다. 하지만 남녀관계의 원칙은 같다. 진실하라는 것, 그리고 솔직하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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