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성에 대해 세 번째 글을 쓴다. 2000년대 초에 한 번. 2018년에 한 번. 그리고 오늘.
이제 다시는 이 여성에 대해 글을 쓸 일이 없을 듯싶다.
90년대 선우 회원이었다. 1960년대 후반 출생으로, 그때는 한창 결혼 적령기였다.
단체 미팅에서 만났는지, 커플매니저 소개로 만났는지, 선우에서 만난 상대와 결혼했다는 것 외에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2000년대 초 그녀를 다시 만났다. 그때는 재혼 상담이었다.
선우에서 만난 남성과 결혼했지만 처음 봤던 모습과 달리 상대에게 폭력적인 성향이 있었고, 생활 능력도 없었다고 했다. 한마디로 질려서 이혼했고, 추스르다 다시 재혼을 결심한 경우였다.
그녀는 대학을 졸업했고, 외모는 평범했지만 야무진 분위기였다. 개인 비즈니스를 하는 여성이었다. 돈을 버는 수완은 있었나 보다.
재혼 회원으로 가입해 몇 번 소개를 했다. 하지만 잘되지 않았다. 소개한 남성들과 좋지 않은 에피소드가 연속으로 발생했다.
결국 그녀는 선언하듯 말했다.
“다시는 결혼하지 않겠다. 다시는 남자를 만나지 않겠다.”
그렇게 탈퇴했다.
그때 ‘결혼 결심을 포기한 여성’이라는 주제로 그녀의 사례를 SNS에 남겼다.
세월이 흘렀다. 2018년쯤 그녀를 다시 만나게 되었다. 그때쯤 그녀는 서울 모 지역에 5층 건물을 소유한 건물주가 되어 있었다.
재물운이 따랐나 보다. 사업에 집중했고, 돈 버는 재미로 세월 가는 줄 몰랐다고 했다. 마침내 5층 건물을 갖게 되었다.
하지만 다시 만난 그녀는 건강이 안 좋아 보였다. 안색도 어두웠다. 그녀에게 자녀는 없었다. 여전히 혼자였다.
남성은 경제적 여유가 생기면 곁에 누군가 있기를 바라는 경우가 많다. 여성은 조금 다르다. 경제적 여유가 있으면 혼자 있어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다 건강에 이상이 생기거나, 경제적으로 안 좋은 상황이 생기면, 그때 이성을 그리워한다.
그녀도 그랬던 것 같다. 그때 아직 나이가 젊으니 이성 친구 정도로 남자를 만나보라고 했다.한편으로는 경제력이 있으니 조심하라는 당부도 했다. 그리고 몇 명의 남자를 소개한 적이 있다. 그녀에게는 남자복이 없었나 보다.
공교롭게도 이번에도 소개된 남자 중 그녀가 마음에 들어 했던 상대가 문제가 있는 경우였다.
다시 세월이 조금 지나 통화됐을 때, 그녀는 더 이상 소개를 받을 처지가 아니었다. 암이 깊어진 것이었다. 그때 나눴던 대화가 기억난다. 달관한 듯한, 공허한 목소리였다.
“인생과 건물을 바꾼 것 같아요.”
이제 그녀를 다시는 소개할 수 없다. 결혼을 미루거나 하지 않으려는 싱글들에게 사례로 남긴다.

▲ Next : 젊은 날 너무 많은 여자를 만난 남자, 마지막에 후회한 것
▲ Prev : 연애초보 두 남녀의 인연 만들기